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우리는 무엇을 제일 중요시할까요? 목적에 맞는 기능이나 가격도 중요하지만, 나의 취향, 분위기에 맞는 디자인도 고려해야 하죠. 제품이 어떤 색상이나 재질인지에 따라 내가 생활하는 곳에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가전제품 중에서도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눈길과 손길을 끄는 제품이 있습니다. 바로 ‘LG 오브제컬렉션’인데요. LG 오브제컬렉션은 편안하고 차분한 색상, 고급스러운 소재로 공간 인테리어 가전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고 사양의 기능은 물론, 어디에나 잘 어우러지는 제품의 컬러는 집 안 어느 곳에 놓아도 수준 높은 인테리어를 완성시키죠.
LG 오브제컬렉션에서 느낄 수 있는 컬러감은 그냥 탄생하진 않았습니다. 다양한 인테리어에 어울릴 프리미엄 가전제품 디자인에 있어 최선의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수시로 논의하고, 국내외 유명 가구전시회나 트렌디한 디자인 편집매장 등을 돌아다니며 밤낮으로 고민한 결과물입니다. 바로 LG 오브제컬렉션 컬러∙소재 디자인 주역들인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CMF파트 디자이너들인데요. 이들의 손에서 탄생한 LG 오브제컬렉션 컬러솔루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CMF라는 용어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생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히 어떤 업무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승현 파트장
CMF는 컬러(Color), 소재(Material), 후가공(Finish)을 모두 포함한 제품 표면처리 디자인 작업을 의미합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당시, 선호할만한 트렌디한 컬러나 소재가 무엇일지 스터디하고, 거기서 나온 결과물을 바탕으로 제품의 표면처리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죠. LG 오브제컬렉션의 모든 CMF 디자인도 저희 내부에서 자체 진행한 CMF 디자인 트렌드 분석과 예측을 통해 작업한 결과물들입니다.
Q. 프리미엄 제품으로서 갖추어야 할 시각적인 디자인 외에도, 촉각적인 부분의 완성도를 위해 많이 고민하셨을 것 같습니다.
A. 이승현 파트장
2019년 10월부터 LG 오브제컬렉션 CMF 디자인을 준비하였습니다. 2020년 10월에 LG 오브제컬렉션이 첫 출시되었으니, 현재의 CMF 솔루션이 반영된 제품이 나오기까지 약 1년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CMF파트는 제품의 표면처리 디자인을 작업하기 때문에, 제품이 놓이는 장소를 고려한 다양한 인테리어 소재들과 트렌디하거나 프리미엄한 소재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요. LG 오브제컬렉션의 대표 소재인 페닉스(FENIX) 역시, 새로운 프리미엄 소재를 찾던 과정 중에 발굴할 수 있었습니다. 페닉스는 미세 생활 스크래치에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을 가진 가구/인테리어 소재로, 주로 유럽시장의 프리미엄 주방가구에서 사용하였는데요. 전자제품에서는 자사가 최초로 적용한 신소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기존 제품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소재들과 달리, 인테리어 재질 특성상 두꺼운 편인 페닉스를 적용하기 위해 제품 디자인을 일부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었고, 이전까지 가전에 적용된 적이 없던 인테리어 신규 소재였기 때문에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로 난관에 부딪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가치를 구현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컬러감을 보여주고 싶어, 페닉스 소재를 끝까지 고집했고 결국엔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일반 소비자들의 디자인 안목 역시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에 LG 오브제컬렉션에서만 볼 수 있는 소재에 따른 컬러감의 디테일한 차이와 프리미엄한 가치를 제대로 느끼고 알아봐 주실 거라 확신했습니다.
Q. 최종적으로 LG 오브제컬렉션 제품에 반영되는 컬러들은 어떤 식으로 선정되나요?
A. 이승현 파트장
한 명의 디자이너로서 내 눈에 예쁜 컬러인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소비자라면’ 해당 컬러를 내 집의 공간에 두고 오래도록 사용할 것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가정하고 고민합니다.
내부적으로는 트렌드 요소를 분석해 컬러를 선정하고, 가전제품의 CMF를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해 적용할지에 대한 기본 방향성을 수립합니다. 작업하는 과정에서,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여러 전시회나 셀렉샵 등을 직접 돌아다니며 새로운 소재와 컬러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죠. 단순히 하나의 컬러를 놓고 선정하기보다는, 컬러들 간의 조화와 주변 인테리어 공간과의 조화를 더욱 중요시합니다. 어떤 컬러를 갖다 놓아도 서로 조화가 되게끔 톤을 잡는 것에 가장 심혈을 기울입니다.
특히 LG 오브제컬렉션은 빌트인 제품처럼 완전 맞춤형은 아니기 때문에 가구와 색이 똑같아야 된다는 것과는 반대로, 인테리어와의 조화로움을 우선할 수 있는 컬러여야 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보통 집 안 거실이나 주방의 벽 컬러를 화이트 톤으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데, 사실 집집마다 화이트톤은 서로 다릅니다. 따라서 어떤 화이트에도 잘 매칭될 수 있는 베이지 톤을 제품의 메인 컬러로 선정하고, 동시에 조화를 이루며 포인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컬러 톤들을 개발하는데 매진하였습니다. 어떤 컬러든 집안 인테리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동시에, 오래 두고 쓸 제품의 컬러가 너무 튀어서 질리는 부분 역시 최소화하고자 한 것입니다.
Q.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인 팬톤 컬러연구소(Pantone Color Institute)와 협업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협업의 배경과 진행과정이 궁금합니다.
A. 남기완 책임연구원
가전 업계의 컬러나 소재에 대한 정보 등 디자인 노하우는 LG전자 내부적으로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팬톤 컬러연구소와의 협업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다양한 글로벌 산업 영역 전반의 컬러 트렌드 정보와 이를 뒷받침하는 공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색상을 정할 때는 협업 기간 중 수시로 모여 컬러에 대한 토론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의견의 접점을 찾는 인뎁스(In-depth)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이와 같은 프로세스로 매년 LG X 팬톤 컬러컬렉션을 선정하여, 제품에 보다 최적화되고 타 브랜드와 차별화될 수 있는 트렌드 컬러들을 다양한 신규 가전제품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색다른 가구의 느낌이 나는 LG 오브제컬렉션도, 이와 같이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져 완성된 컬러솔루션을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제품 차별화를 이룬 것 같습니다.
Q. LG 오브제컬렉션의 색상, 소재에 대한 옵션들은 지금보다 더욱 확대될 수 있나요?
A. 남기완 책임연구원
현재도 CMF파트에선 고객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컬러와 소재를 찾아 최상의 CMF디자인을 제안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한정으로 색상이나 소재를 확대하지는 않습니다. CMF파트가 지향하는 LG 오브제컬렉션의 컬러솔루션 핵심은, 전문가들의 눈과 손을 거친 차별화된 큐레이션 패키지에 따라 누구나 손쉽게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떤 색상의 제품을 고르더라도 내 집 인테리어와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죠.
에어컨,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 LG 오브제컬렉션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고, 이와 함께 올해 5월 레드 우드와 클레이 브라운 색상도 추가되었는데요. 이로써 현재 LG 오브제컬렉션은 총 15가지 컬러 라인업을 갖추었습니다. MZ세대의 취향을 고려한 보다 경쾌하고 화사한 컬러 역시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LG 오브제컬렉션의 CMF 디자인 작업 시 고려했던 특정 타깃 소비자층이 있었나요?
A. 표상아 책임연구원
사실 처음 시작은 MZ세대 타겟이었습니다. LG 오브제컬렉션 CMF 디자인 업무의 시작도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냉장고 제품이었거든요. 다만 LG 오브제컬렉션의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가전 분야의 강력한 구매고객층인 베이비부머와 X세대 또한 놓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다양한 소비자층이 두루 만족할 수 있도록 더욱 확장된 컬러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실제로도 CMF 디자인 목업 평가를 진행하면서, 베이비부머와 X세대 패널들의 의견과 이제 막 독립했거나 신혼을 시작한 젊은 연령대의 패널들의 의견을 구분하여 분석하는 단계를 거쳐, 최종 CMF 디자인 작업에 최대한 반영하여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A. 남기완 책임연구원
LG 오브제컬렉션의 CMF는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단종된 컬러가 없습니다. 즉 LG 오브제컬렉션의 컬러들은 어느 컬러와 조합하더라도 서로 잘 어우러지게끔 만들어졌고, 신규 컬러를 새롭게 출시해도 기존의 다른 색깔과 어색함 없이 잘 조화되어 오히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죠. 특정 세대를 타깃으로 CMF 작업을 고려하더라도 그 세대가 영원히 같은 나이대에 머물러 있진 않습니다. 그렇기에 첫 구매 이후 5년, 10년, 혹은 그 이상의 세월과 함께 또 다른 컬러, 소재의 가전제품을 집 안에 하나씩 더 새롭게 배치하고 ‘자신만의 컬렉션’을 완성해가는 소비자의 모습을 바라며 CMF 디자인 작업에 임했습니다.
Q. CMF파트 구성원들이 디자인 관점에서 보는 가전 시장의 미래는?
A. 차민주 선임연구원
제품이 공간에 들어감으로써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더욱 효과적으로 높여줄 수 있는 기능을 해주는 것이 바로 미래의 가전제품인 것 같습니다. 제품 자체의 디자인만으로도 예쁠 수 있지만, 공간에 녹아 들어갈 때 주변 분위기에 시너지를 부여해주는 가전제품들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출시마다 열광해주는 팬덤을 확보하는 것이 이러한 시장의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A. 표상아 책임연구원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와 취향이 가전제품에 녹아 들어 집 안에서 사용할 때 만족감이 클 수 있는 ‘개인 취향 존중형’ 가전제품이 점차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제품들이 차곡차곡 모였을 때 큰 어우러짐이 있는 ‘빅픽처(Big Picture)’가 중요합니다.
A. 남기완 책임연구원
공간의 분위기나 형편에 맞춰 고객이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취향에 맞게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가전제품의 미래이고, 그것을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시장의 리딩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제품이 공간에 들어가냐에 따라 달라지는 공간의 가치나 분위기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도 점차 커질 텐데요, 제품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을 통한 개인화나 정밀한 세분화 프로세스 역시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Q. LG 오브제컬렉션 담당 디자이너로서 인상 깊었던 주변 전문가, 소비자들의 반응이 있다면?
A. 표상아 책임연구원
LG 오브제컬렉션 핑크 컬러 제품을 구매하신 고객을 찾아 해당 컬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문의를 드렸었어요. 해당 소비자께서 아들 2명을 자녀로 두고 계셔서 “가전제품이 아니고서야 핑크 컬러를 살 일이 없다며 핑크빛 냉장고를 만들어 줘서 너무너무 고맙다”는 말씀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
A. 차민주 선임연구원
LG 오브제컬렉션 그린 컬러 제품을 구매한 고객께서 처음에는 집안에서 그린이라는 컬러의 낯섦에 어색해했지만, “실제 제품을 보고, 구매하고, 사용하면 할수록 은은한 고급스러움이 느껴지고, 자꾸 보게 되는, 매력이 커져가는 마법 같은 컬러”라고 하신 것이 기억나요.
A. 남기완 책임연구원
이번에 처음으로 단일 컬러나 소재가 아닌 LG 오브제컬렉션 디자인 전체가 하나의 CMF 솔루션으로서 레드닷 디자인을 수상했습니다. 심사위원 중 한 분께서 “사용자 편의의 개인화를 위한 이 이상의 솔루션은 없으며, 공간 지향성에 있어서 충분하게 고객만족을 줄 수 있는 CMF 솔루션이다”라는 심사평을 하셨어요. 여러 좋은 의견과 댓글들이 있었지만 심사위원의 그 한마디에 굉장히 함축적인 뜻이 담겨있어 고무적이었습니다.
A. 이승현 파트장
LG 오브제컬렉션을 출시하고 몇 달 후에 국내 유수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들과 컬러 전문가들을 따로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했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컬러에 대해 칭찬을 해 주셨는데요. 그중 국내 몇 안 되는 컬러 권위자 중 한 분은 저희 소속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번 LG 오브제컬렉션에서 컬러 톤을 매우 잘 뽑았다. 그 어떤 가전 브랜드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퀄리티다”라고 의견을 주셨어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디자인 전문가들에게도 인정받아 더욱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오늘은 LG 오브제컬렉션의 아이덴티티와도 같은 ‘컬러’와 ‘소재’ 디자인을 담당하는 CMF파트 구성원분들을 만나 LG 오브제컬렉션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백색가전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개인 취향과 공간지향성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컬러의 가전들이 등장하는 요즘, 완성도 높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LG 오브제컬렉션의 CMF 디자인을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