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단어가 여러 곳에서 보이는 요즘입니다. ESG는 기업이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는지를 나타내는 비재무적 요소를 말하는데요. 이 단어가 익숙해지는 건, 이상 기후 등 환경 변화를 몸소 체감한 전 세계인들이 ESG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기 때문일 겁니다.
많은 기업들은 이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성실히 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글로벌 평가기관들의 기준을 맞추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고객들은 기업이 진정으로 ESG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LG전자가 ESG를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충분히 소개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입니다. 이는 LG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좋은 기업의 제품을 찾는 고객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ESG 활동을 알리는 것이 기업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의 중요 임무가 되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 임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 LG전자 법인의 PR 담당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6월 8~ 9일 열린 ‘글로벌 ESG 워크샵’에서는 LG전자의 ESG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열띤 논의가 이어졌는데요. 이틀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2021년 6월 8일 밤 9시(KST) – 한 화면, 다른 시간
서울 밤 9시, 호주 밤 11시, 뉴욕 오전 8시, 런던 오후 1시, 중동은 오후 4시…… 서울에서는 졸음이 시작되는 시간이지만, 지구 반대편은 기지개를 켤 아침이고, 유럽과 중동의 동료들은 바쁜 업무를 잠시 멈추고 싶을 오후 시간이었습니다. 화상회의 솔루션 ‘웹엑스(Webex)‘를 통해 제각각 다른 시간대에 놓인 150여 명이 한 화면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며 ‘글로벌 ESG 워크샵‘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틀 일정 중 첫 날은 ① ESG란 무엇인가, ②LG전자의 ESG 방향성은 무엇인가 등 2개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매일 기자들에게 자사 제품의 장점을 물 흐르듯 유려하게 설명해온 홍보 담당자들에게도 ESG란 알쏭달쏭한 개념이었죠. 알고는 있지만 정확히 설명하기엔 다소 어려운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위해 LG전자 CSR 팀 홍혜현 선임이 ESG의 시작점, 추구하는 바,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사례를 차례대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전문가의 설명에 모두들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발표 내내 150여 명의 시선은 흔들리지 않고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답니다.
저는 발표 자료를 사전에 받아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ESG담당자에게 직접 듣는 설명은 훨씬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현업에서 실제 ESG관련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는 홍혜현 선임의 발표는 확실히 힘이 있었습니다.
현재 ESG실천의 모범으로 꼽히는 기업 사례를 꼼꼼히 메모하는 담당자도 있었고, ESG만 추구하다가 경영이 악화된 기업의 사례를 보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는 이도 있었습니다. ESG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이해하는 동시에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고민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중남미는 현재 사회적인 이슈가 산재한 지역입니다. ESG에 대해 어떻게 논의를 시작하면 좋을까요?”
“유럽에서 ESG는 이미 흔한 개념입니다. 이 곳에서의 ESG는 달라야 합니다.”
“ESG는 CSR과 어떻게 다르죠?”
그리고 발표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기는 각국의 홍보 담당자들 덕분에 실시간 채팅창은 끊임없이 반짝였습니다. 다양한 의견과 질문이 오고 갔고, 각기 다른 고민을 갖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ESG를 통해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 타당한 가치를 실천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모두가 하나같이 공감했습니다.
2021년 6월 8일 밤 10시(KST) – LG전자의 ESG
LG전자 ESG의 주요 방향성은 LG의 행동 강령인 ‘정도 경영’을 그 근간으로 합니다. 경영 이념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를 바탕으로 경영 활동을 하면서, ‘바른 길을 걷는다’는 의미의 정도 경영을 통해 환경과 사회, 그리고 지배 구조 전반에서 올바르게 실천해 나가겠다는 것이죠. LG전자는 이 뱡향성에 맞춰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포장 및 유통 과정에 이르기까지 지구를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구성원들, 장애 유무, 출신 지역 및 언어, 성별 등을 모두 아우르며 서로를 포용하는 근무 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LG전자가 추구하는 ESG 지향점은 환경과 사회에 이익을 줌으로써 ‘모든 구성원들이 더 나은 삶(Better Life)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연구하는 기술, 창출해 내는 일자리, 개발하고 유통하는 제품과 서비스 모두 환경과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의 체질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죠. 추가로 기업의 존재 이유인 이윤 추구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단순히 ESG 평가 기준을 맞추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ESG 경영의 목표 – 실행 과정 – 결과까지, 어느 것 하나 타협 없이 ESG이념에 맞게 실천한다는 목표를 세운 겁니다. 이를 비유적으로 ‘엄·친·아’ 기업이 되겠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기업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만큼이나 인류를 위한 노력에 동참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LG전자 역시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기업 시민으로서 세계를 이끌어나갈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모두 한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2021년 6월 9일 밤 10시(KST) – ESG를 어떻게 이야기할까?
워크숍 1일차는 ESG에 대한 이해와 LG전자의 방향성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면, 2일차는 LG전자의 ESG 활동을 고객들과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SG개념을 먼저 도입한 유럽에서는 ESG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가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LG전자의 오랜 파트너인 영국 PR대행사 힐앤놀튼(Hill & Knowlton)도 이러한 연구를 장기간 진행해온 곳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워크숍 두번째 날에는 힐앤놀튼의 ESG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를 초청해, ESG커뮤니케이션의 트렌드와 향후 전 세계 고객 대상 ESG 커뮤니케이션 방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효과적인 ESG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각국의 정책입안 및 국제 정세의 흐름, 그리고 전 세계 고객들의 정서 등을 이해하고 그 맥락에 맞춰 LG전자가 ESG 경영을 통해 추구하는 바를 설명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요점이었습니다.
홍보 담당자로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었습니다. 규제를 피하기 위한 행동을 자발적인 친환경 캠페인으로 과대 포장하는 ‘그린 워싱(Green Washing)’, 자선활동 등을 내세워 기업의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소셜 워싱(Social Washing)’ 등 ESG 본연의 목적보다 포장에 급급한 홍보 활동이 바로 그것입니다. ‘설마……?’라는 생각도 들지만, 욕심이 앞선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라는 점에서 모두들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날도 90분 넘게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채팅창을 통해 동료들에게, 또 발표자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한국 또는 유럽과 상황이 다른 지역 법인에서는 어떤 ESG 전략을 취하면 좋을까요?” “2021년 ESG 테마 관련 하나의 키워드를 꼽자면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
그리고 “ESG와 지속가능경영은 LG전자와 인류를 위해 오랫동안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하는 주제“ “워크숍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ESG를 다 함께 고민하고 싶다“ 등등 차기 ‘글로벌 ESG 워크숍‘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았답니다. 제 1회(!) 글로벌 ESG 워크숍을 준비하는 동안 ‘막상 관심이 없으면 어떡하나’, ‘다 아는 내용이라고 하면 어떡하나’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고, 한 자리에 모여 고민을 나눈 워크숍은 비록 온라인이었지만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글로벌 LG전자의 집단 지성이 발현되는 순간이었죠.
2021년, 그리고 그 이후
사업만 잘하면 ‘좋은 기업’, CSR까지 하면 ‘착한 기업’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고객들은 이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내가 지불하는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꼼꼼히 신경쓰고 있죠. 고객뿐만이 아닙니다. 기업에 투자하는 자본도 이 기업이 어떤 철학을 갖고 경영 활동을 하는지 지켜봅니다. 기업의 철학, 직원과 지역 사회를 대하는 자세, 물건과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 기업을 운영하는 체계까지 모두 ‘바른 길’을 걸어야 고객과 투자자가 선택하는 ‘좋은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글로벌 ESG 워크숍‘은 글로벌 ‘엄친아’ 기업이 되기 위한 LG전자의 노력들을 고객에게 알리기 위해, 전 세계 LG전자 홍보 담당자들이 내딛은 첫걸음입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써 LG전자의 ESG 활동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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