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에 IT기기계의 논산훈련소가 있다는 이야기, 혹시 들어보셨나요?
50m 높이의 다리에서 떨어져도 멀쩡한 휴대폰의 탄생은 절대 우연이 아닙니다. LG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LG 그램 모두 ‘밀스펙(밀리터리 스탠다드)’ 테스트를 거친다는 건 이미 알고 계시죠?
그 뒤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강도 높은 내구성 테스트를 거쳐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는 사실!
그 혹독한 테스트를 바로 이곳 ‘평택 LG 디지털파크’에서 진행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내구성 테스트는 도대체 무엇을 시험하는 걸까요? 우선 ‘밀리터리 스탠다드(Military Standard)’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밀리터리 스탠다드는 미국방성이 군부대에 납품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을 말합니다. 이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은 밀리터리 스펙을 갖췄다고 해서 소위 ‘밀스펙’이라고 칭하게 되었죠.
진정한 밀스펙 제품은 어떻게 탄생할까요? 그 비결을 파헤치기 위해 군필 IT 크리에이터 ‘깨봉채널’과 IT기기계의 논산훈련소 ‘평택 LG 디지털파크’를 찾았습니다.
깐깐한 내구성 테스트로 악명(?)높은 LG 내구성 실험실로 함께 가보시죠!
‘밀리터리 스탠다드’ 왜 필요할까?
LG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2015년 LG V10을 시작으로 밀리터리 스탠다드 테스트를 통과한 소위 ‘밀스펙’ 스마트폰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은 평범한 일상 속에 늘 함께하는 제품인데, 왜 군대 납품 기준인 밀리터리 스탠다드 테스트를 치르게 되었을까요?
LG전자는 기대 이상의 내구성을 갖추기 위해 자체 내구성 실험의 강도를 더욱 높여갔지만, 설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테스트 항목과 난이도를 하나하나 알리기에는 그 수도 많고 내용도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한 단어로 우수한 내구성을 설명할 방법이 필요한 순간! 미국 국방성의의 품질 테스트 규격인 밀리터리 스탠다드를 발견했고 전문 기관에 의뢰해 이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밀리터리 스탠다드’는 내구성 최정예 제품에 걸맞은 멋진 이름표가 되어주었죠.
그렇다면 LG전자가 밀리터리 스탠다드 외에도 자체적으로 극한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일상 속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돌발 상황에서도 잘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인데요. 어떤 상황에서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개발자들의 노력이 느껴지시나요?
LG 디지털파크: 스마트폰 내구성 실험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기기입니다. 그만큼 스마트폰이 겪을 고충(?)도 많겠죠? 튼튼한 내구성이 필요한 건 당연지사!
LG V50S ThinQ 역시 14개의 밀리터리 스탠다드 항목을 통과해 짱짱한 내구성으로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 중심에는 LG 스마트폰 내구성 실험실의 역할이 상당했습니다. 방수, 낙추(충격), 비틀림, 인체하중 등 휴대폰이 겪을 수 있는 극한 상황을 만들어 철저히 단련시키기 때문이죠.
해변이나 계곡에서 사진을 찍다가 휴대폰을 놓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죠? LG전자는 동영상을 재생 중인 휴대폰을 1.5m 수심에 일정 시간 동안 잠수시키는 방수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물기를 닦아낸 후에도 터치, 동영상 재생 등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꼼꼼하게 살펴본답니다.
LG 스마트폰 실험실의 방진 테스트는 밀리터리 스탠다드보다 훨씬 강도 높게 진행됩니다. 밀가루보다 고운 분진과 쇳가루가 들어있는 상자에 스마트폰을 넣고 마치 공을 굴리듯 세차게 회전시키죠. 먼지로 인한 외부 손상과 정상 작동 여부를 검사하고, 기기를 분해해 혹시나 미세한 먼지가 제품 내부로 새어 들어가진 않는지도 꼼꼼하게 점검합니다.
호주머니나 가방 속에서 다른 물건과 부딪칠 수 있는 상황도 기기로 재현해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낙추 테스트, 비틀림 테스트, 자유낙하 테스트, 연속낙하 테스트 등 다양한 시험이 이뤄지죠.
거침없이 쇠구슬을 떨어트리고, 비틀고, 떨어트려도 멀쩡하게 정상 작동하는 LG 스마트폰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LG 내구성 실험실에서 이 정도 테스트는 기본 중의 기본!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의 6개 모든 면에 동시에 가해지는 잔 충격을 견디는 내구성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를 혹독한 환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고강도의 자체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죠.
쓸고퀄 엉덩이 모형은 왜 이곳에 있는 걸까요? 이 모형은 LG 스마트폰 내구성 실험실에서 직접 성인 남성의 엉덩이와 가장 유사하게 개발한 인체하중 테스트 기기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짓누르고 앉는 등 일상 환경을 그대로 재현해 내구성을 테스트합니다. 알고 보면 쓸 데 있는 고퀄리티 엉덩이죠?
LG 디지털파크: LG 그램 내구성 실험실
그램은 총 7개 항목의 밀리터리 스탠다드 기준을 통과했습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사용 환경이 달라서 테스트 항목도 조금 다릅니다. 아무리 가볍고 휴대성이 좋다고 해도 손바닥 크기만 한 스마트폰처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요. 17인치 대화면 노트북을 실수로 변기에 빠트리는 건 더욱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렇다고 해서 노트북을 얌전하고 점잖게 사용하는 환경만 염두에 두고 테스트를 진행한다면 IT기기계의 논산훈련소가 아니겠죠?
LG 그램 내구성 실험실에서는 고온 환경부터 얼음이 꽁꽁 어는 극저온 환경까지 자비 없는 온도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온도변화와 극한 온도에서 제품에 변형은 없는지, 작동이 잘 되는지 내구성을 확인하죠.
이곳에서는 충격낙하 테스트도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상자에 포장된 상태에서 나무 합판에 떨어트리는 밀리터리 스탠다드 테스트와 달리 강철 바닥에 제품을 떨어트려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심지어 아무것도 씌우지 않은 단품 상태에서 노트북을 열어 놓은 채로 낙하시키기도 합니다. 초경량 노트북이지만 밀스펙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진동 테스트도 밀리터리 스탠다드 기준과 달리 패키지를 씌우지 않은 상태에서 더 강도 있게 진행됩니다.
방진 테스트 환경은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만큼 어떻게 시험하는지 궁금한 분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뿌옇게 먼지가 쌓인 그램 보이시나요? 여러분이 알고 있는 새하얀 그램 17이 맞습니다.
분진이 가득 쌓여도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는 화면은 물론 키보드까지 멀쩡해야 밀스펙 그램이죠!
이외에도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자주 반복될 수 있는 동작과 관련해 다양한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잭을 꽂아둔 상태에서 앞뒤, 좌우 일정 압력을 가하는 ‘오버로드 테스트’, 키보드에 반복적으로 강한 압력을 주는 ‘정압 테스트’가 대표적이죠.
LG 그램 내구성 실험실에서는 염수를 분무해 부품의 부식이나 녹슨 상태를 확인하는 ‘염수분무 테스트’, LCD 화면에 외부 압력이 가해졌을 때 얼마나 버티는지 시험하는 ‘LCD 스트레스 테스트’도 필수 항목입니다.
가혹한 LG 내구성 실험실을 둘러보고 나니, 이제는 담당자의 뒷모습만 봐도 독사 조교의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과연 IT기기계의 논산훈련소라고 불릴만한 것 같죠? LG 스마트폰과 그램 내구성 실험실은 믿고 쓰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자비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