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itor’s talk GenZ만의 관점과 시각으로 ‘좋은 경험’을 찾아 나선 16명의 대학생, LG크루. 5개월간의 여정을 마치고 지난 23일, 서울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열린 ‘좋은 경험 콘서트’에서 이들이 찾은 인사이트를 발표했습니다. 일하고(Work) · 쉬고(Rest) · 놀고(Play) · 먹는(Eat) 삶의 4개 영역에서 GenZ들이 발굴한 ‘좋은 경험’들을 공개합니다.
- Z멋대로 일하기: 일은 자아 실현의 여정!
‘Z세대 신입사원’하면 어떤 모습이 생각나나요? 많은 분들이 칼출근, 칼퇴근이 일상이고, 이기적이고 책임감이 부족하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이직해버리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이 모습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데요, LG크루들이 발표 현장에서 Z세대 직원의 진짜 모습을 밝혔습니다.
“저는 과외는 즐기면서 하진 못했고,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했던 것 같아요. 반면 화장품 회사 인턴 생활 땐 SNS 콘텐츠 성과를 내기 위해 릴스에 제가 직접 출연하기도 하고, 광고 툴을 독학하고, 자격증도 따면서 3천 명의 신규 팔로워를 모으기도 했죠.“ (주한이)
“저는 건축 사무소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는데 처음 보는 디자인 툴로 작업해야 했고 마감도 촉박해 스트레스가 높았어요. 하지만 새로운 일을 배우는데 재미를 느끼며, 책임감을 갖고 밤을 새워서라도 열심히 일했죠. 그 결과물이 책으로 출판됐습니다. 성장은 물론 자신감도 얻은 좋은 경험이었죠.“ (박서영)
Z세대에게 일은 단순히 직업을 갖거나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Z세대 직원은 이 일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없거나 성장할 수 없다고 느껴지고 단순한 ‘생업’으로 느껴진다면,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갖지 않고, 수단으로만 여기게 될 거예요. 반대로 ‘일’을 통해 지금보다 발전한 나를 마주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면, 어떻게든 책임과 소명을 다해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저는 북한학에 관심이 생겨 여러 친구와 선생님까지 모셔와 동아리를 결성했는데요, 이들과 협업하면서 지리와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탐구할 수 있었죠. 소통 중에도 충분한 논리가 뒷받침된다면 자기의 오류를 깨닫고 깔끔하게 잘못을 인정하곤 했어요.“ (권기경)
“작년 해커톤 대회에 출전했는데요, 대회 마감까지 2주밖에 남지 않은 때 팀원 8명 중 7명이 코로나로 격리되는 초유의 상황이 터졌어요. 하지만 팀원들이 언제든지 연결될 수 있게 회의방을 켜놓았고, 결국 한 번도 직접 모이지 못했음에도 대상을 수상했죠.“ (신지애)
Z세대는 자신의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타인과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것 역시 지향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언제 어디서든 타인과 연결되어 일하는 것에도 익숙하죠. 그동안의 오해와 달리 Z세대는 소명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추어진다면 집단 내 소속감을 중시하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세대입니다.
- 잘 쉬는 Z : Z세대의 ‘쉼’에 숨은 공통점?
Z세대 하면 흔히 ‘갓생’이라는 말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LG크루들은 이와 상반되는 ‘잘 쉬는 것’, ‘좋은 쉼의 경험’에 대해 연구했는데요, 이들이 찾은 다양한 ‘좋은 쉼의 경험’ 사례엔 뜻밖의 공통점이 하나 있었죠. 바로 ‘단절’이었습니다.
“LG크루의 한 친구는 업무 메일과 메신저로부터 벗어나는 ‘비행기 모드’를 좋은 휴식 방법으로 이야기했어요. 또 한 친구는 댄스 동아리에서 춤이 역동적인 명상 같다며 좋아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좋은 쉼이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박수빈)
“한 친구는 일 년에 한번 모교 방문이 쉼 루틴이라고 해요. 알고 보면 현재로부터 잠시 단절하기 위한 루틴이었던 거죠.“ (곽세미)
또한 요즘 Z세대의 쉬는 문화 관련해 주목할 만한 두 가지 글자가 있습니다. 하나는 혼밥, 혼코노(혼자 코인노래방에 가는 것), 혼생네컷(혼자 인생네컷 사진을 촬영하는 것) 등 ‘혼-‘으로 시작하는 단어, 또 하나는 ‘멍’입니다. 멍 때리는 영상 ASMR 등 각종 멍-콘텐츠가 생산되고, 멍 때리기 대회에도 많은 참가자가 몰리고 있죠. 혼은 내가 다른 사람과 직접적으로 멀어지는 물리적 단절이라면, 멍은 스스로 잡다한 생각으로부터 멀어지는 정신적 단절이죠. Z세대는 바로 물리적, 정신적 단절을 찾고 있던 것이죠.
“예전엔 혼밥 등 혼자 하는 모든 것을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혼-이라는 단어를 어디에나 붙이고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활동을 즐기며 이것이 숨겨야 하는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진 것 같아요.“ (박영호)
이렇게 단절을 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지금은 SNS, 메신저, 협업 툴 등으로 서로 간의 연결이 너무나도 쉬워진 ‘초연결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결이 늘어날수록 피로와 압박은 가중되죠. 그렇게 Z세대의 쉼은 자연스럽게 단절이라는 형태가 된 것입니다. 이 단절은 단순 충전을 넘어서 취미 등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 행위로 이어지기도 해요. Z세대는 여기서 서로에게 연결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습니다.
“Z세대는 항상 소통을 좋아하고 연결을 추구하는 ‘인싸’같은 모습만 갖고 있지 않아요. 저희들의 단절과 쉼의 모습까지 함께 기억해 주세요!“ (류산)
- 우린 이렇게 놀Z : SNS는 우리 놀이터
Z세대는 다양한 SNS를 놀이터로 삼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으로 놀거나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며 채팅을 나누기도 하죠. 대면으로 만나도 되는 것을 왜 SNS로 만나는 것일까요? LG크루원들은 기성세대가 비대면을 대면의 대체재로 이해한다면, Z세대는 어릴 때부터 대면과 비대면 만남을 동시에 활용해왔기에 대면과 비대면을 서로의 보완재로 이해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비대면은 대면 만남을 완전히 대체 못하지만, 대면에서 누릴 수 없는 고유한 경험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죠.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댓글을 달고 소통하며 놀기도 합니다. 또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기능을 활용해 질문을 올려두면 친구들의 여러 재미있는 질문에 답변하며 놀기도 하죠.“ (박기웅)
“OTT 파티는 특정 친구들과 채팅 하면서 영화를 보는 비대면 만남 서비스인데요. 영화관에선 대화하는 것이 눈치 보이지만, OTT 파티에서는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죠.“ (방한슬)
비대면 만남을 대면의 보완재로 생각하는 Z세대들은 ‘확장된 관계’를 경험하고 즐깁니다. 모바일앱을 통해 연예인과 소통하기도 하고, OOTD(Outfit of the Day)를 통해 그날 나의 패션 아이템을 공유하기도 하죠.
“‘먹시태그’를 아시나요? 맛집에서 식사할 때 좋아하는 연예인의 포토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팬덤 문화가 있는데요. 이때 맛집 정보와 해시태그를 함께 올리죠. 연예인 별로 해시태그가 정해져 있어 맛집을 찾을 때 유용하답니다.“ (강민채)
Z세대 비대면 놀이문화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멀티 페르소나’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SNS 계정을 통해 공개 범위를 조절하면서 각자의 다양한 면을 유쾌하게 표현하고 서로를 자연스럽게 있죠. 똑같은 일에 대해 공개 계정과 비공개 계정에서 각각 정제된 모습과 과하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일 년 동안 열심히 뛰었던 동아리에서의 마지막 활동을 마치고, 제 공개 SNS 계정엔 멋진 사진과 함께 쿨한 인사를 남겼지만, 비공개 계정에는 그간의 수많은 감정과 생각들을 장문의 글로 남기게 되더라고요.“ (양정미)
- 우Z l는 찍먹파 : 먹는 경험은 곧 콘텐츠
옛날엔 식사가 생존을 위한 행위에 불과했지만, 어느새 인류는 맛을 추구하기 시작하더니 현대에 이르러서는 식문화가 과시의 영역까지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Z세대의 식문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죠. 처음 보는 외국 음식을 먹는 것에 과감히 도전하고, 전통 다과에 갑자기 푹 빠지는 등 예측 불가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이죠.
“제가 추억의 프랜차이즈 카페 캔O아를 찾아 2박 3일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면 믿어지실까요? 그리고 호빵에 팥 대신 소다를 넣고, 라면에 라임을 넣는 등 특이한 음식도 호기심에 먹어본 적이 있는데요, 새로운 맛을 경험한다는 측면에서 재미있었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하재현)
크게 흥미성, 정보성, 기록성 경험으로 나누어 정의했는데요. 이들 경험의 공통점은 바로 Z세대에게 모든 먹는 경험은 곧 ‘콘텐츠’라는 거예요. Z세대는 먹는 행위를 단순히 소비의 행위로 보지 않습니다. 먹기 전 SNS를 통해 정보를 찾아보고, 식사를 하면 이를 기록하거나 흥미로운 경험을 공유하죠.
흥미성 경험
“저는 쟁반을 들고 음식과 저를 같이 찍는 ‘쟁반 챌린지’를 해요. 친구들도 제 사진을 보고 같이 참여하기도 하죠. 또한 유명한 웨이팅 맛집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서 맛을 보기도 해요.” (김채연)
정보성 경험
“인스타그램엔 음식 위주로만 후기를 남기지만, 블로그는 음식점 공간, 메뉴판 등 정보도 필수죠.” (김채연)
기록성 경험
“인스타그램에 그날 집밥을 기록하는 계정이 있어요. 크리스마스에 해 먹은 음식도 다 기록으로 남아있죠” (조에스더)
근 40년 동안 음식이 가지는 의미는 계속해서 변화해왔습니다. 현 젊은 세대들은 어떤 정보든 콘텐츠화하여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죠. 이런 콘텐츠가 증가하면서 Z세대가 즐기는 음식 문화의 수준도 상향화됐습니다.
Z세대에게 이제 먹는 것은 단순히 음식 섭취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나만의 콘텐츠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LG크루원들은 이런 Z세대를 ‘찍먹파: 무엇을 먹든 사진을 먼저 찍고 먹는 세대’로 정의했습니다. Z세대에게는 음식은 먹기 편하고 맛있어야 하지만, SNS에 올릴 사진이 잘 나오는 것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좋은 음식 사진을 찍기 위해 조명과 배경이 중요한데요. ‘무드업 냉장고’처럼 식탁 상판이 음식에 따라 패턴이 바뀌고 적절한 조명도 연출해 주는 일명 ‘무드업 식탁’은 어떨까요? 또한 핸드폰으로 음식 사진 찍기 원데이 클래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이것을 LG전자만의 공간에서 진행한다면 나름의 매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김마로)
지금까지 LG크루가 분석한 Z세대의 좋은 경험들이었습니다. 왠지 다른 세대와 비슷한 모습도 느껴지지 않나요? Z세대와의 차이점에 주목하고 서로 선을 긋는 것이 아닌, 서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공통점에서 출발하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