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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인사이드] #35 자동차, 이젠 집 안으로 들어간다

2023-06-12 정순인 책임연구원

자율주행,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5G는 미래 자동차의 필수 기술입니다.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전장부품솔루션)사업본부는 자동차에서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고객경험을 위해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그 일원인 정순인 책임연구원이 경험한 미래 자동차 세계, 『모빌리티 인사이드』에서 만나보세요.

‘투박한 이미지’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나 제품이 있나요? 이들은 디자인이나 소재를 통해 둔탁함과 보수적인 분위기를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신뢰를 주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 스웨덴 유명 완성차 브랜드는 이런 투박한 이미지를 바꾸려 하거나 개선하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를 이용해 ‘안전한 차’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죠. 이러한 전략은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해당 브랜드 자동차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기차 레일보다 더 강한 소재인 강철을 쓴다’, ‘고속도로 사고에서도 끄떡없는 차라면 이 정도 안전성은 갖춰야 한다’ 고 반응하고 있죠.

스마트폰 화면 상단에 있는 ‘펀치홀(Punch Hole)’ 이라는 작은 구멍을 아시나요? 스마트폰 화면을 최대한 가리지 않으면서 전면 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해 있는 구멍이죠. 펀치홀이 크고 도드라질 수록 소비자는 스마트폰 화면을 볼 때 불편하고 신경 쓰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이 펀치홀을 최대한 가리거나 작게 만들고, 최근에는 아예 없애려 하죠.

안전을 고려한 자동차와 카메라 설치를 위해스마트폰 상단에 위치한 펀치홀(Punch Hole) (출처 : 셔터스톡)
안전을 고려한 자동차와 카메라 설치를 위해스마트폰 상단에 위치한 펀치홀(Punch Hole) (출처 : 셔터스톡)

그런데 애플은 오히려 아이폰 14 Pro에서 펀치홀을 강조했습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Dynamic Island)’ 라는 제대로 된 이름도 지어줬죠. 알림, 경고, 메시지 등 다양한 정보가 여기에 보이게 했습니다. 새로운 이름과 기능을 부여해 주니 전혀 다른 대접을 받으며 ‘애플만의 감성’을 담아낸 매력적인 기능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같은 제품, 같은 기능이라도 이름과 의미를 새롭게 부여해서 다른 제품, 색다른 기능으로 명성을 떨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동일한 제품과 기능이라도 어떤 공간, 어떤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이 되기도 하죠. 오늘은 다양한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를 어떻게 새롭게 해석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집 안까지 자동차로 들어가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등장

독일의 한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는 미국 마이애미에 디자인 타워를 지었습니다. 자동차 업체가 집도 직접 건축해 이목을 집중시켰죠. 높이 195미터, 총 60층 아파트로 차세대 주차 시스템으로도 유명해요.

자동차 전용 엘리베이터인 데저베이터(Dezervator) (출처 : 셔터스톡)
자동차 전용 엘리베이터인 데저베이터(Dezervator) (출처 : 셔터스톡)

고층으로 차를 이동시켜주는 자동차 전용 엘리베이터인 데저베이터(Dezervator)만 3대가 있는데요. 운전자는 지하나 지상에 자동차를 주차할 필요가 없습니다. 도로에서 차에 그대로 탑승한 채 로비를 거쳐 아파트 집 안까지 이동하죠. 주차장은 통유리로 디자인되어 거실에서도 자동차를 감상할 수 있으며, 집 마다 최대 11대까지 주차할 수 있습니다. 오토 컨시어지 서비스로 세차, 정비도 물론 가능하죠.

미래의 자동차는 이동 수단 외에 하나의 ‘작품’이 되어 집 안에서 감상하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운전자 없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차량의 주차시스템 (출처 : 셔터스톡)
운전자 없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차량의 주차시스템 (출처 : 셔터스톡)

운전자가 있을 때는 물론 운전자가 없는 자율 주행, 차량을 공유하는 공유차 시대가 되면서 주차 시스템의 변화도 엿볼 수 있습니다. 운전자 없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알아서 집 안에 주차하고, 필요할 때마다 편리하게 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는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집약한 레지던스도 미국에 건설 중에 있죠. 높이 228미터, 60층짜리 건물로 전면이 통 유리 창으로 되어 있습니다. 모든 세대가 집 안에 차량 주차 전용 엘리베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자동차가 집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동안 통 유리로 사람들은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의 주차를 보조하는 주차 보조 로봇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자율주행 차량의 주차를 보조하는 주차 보조 로봇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목적 층에 도착하면 로봇이 주차를 도와줍니다. 자동차 본체만 자율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차 보조 로봇도 그 자체로 자율 주행을 하면서 주차 보조라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죠. 너무도 인스타그래머블한 이 공간은 자연스럽게 SNS에서 대중의 눈과 손을 통해 자동으로 광고 효과도 누릴 겁니다.

2.집 안으로 들어가 ‘집 안 전기 관리’를 하는 자동차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의 일부 전기차 모델들은 배터리 팩을 통해서 V2V(Vehicle to Vehicle), V2G(Vehicle to Grid), V2H(Vehicle to Home)으로 충전을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해지는 전기차 충전 형태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다양해지는 전기차 충전 형태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예를 들어 지금 당장 자동차를 사용할 일은 없고, 가정 내 공기청정기에 전기를 먼저 쓰는 것이 나은 상황이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전기차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배터리가 되는 겁니다. 차는 집 안의 공기 청정기를 충전하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다른 가전제품이나 다른 전기차를 충전할 수도 있죠.

미래 전기차는 전기를 스스로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태양열 방식으로 낮에는 수시로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해두죠. ‘저장’을 전기차 안에 할 수도 있고 혹은 집 안에 할 수도 있습니다.

미래 전기차는 전기를 ‘소비’하는 것에도 여러 옵션이 있습니다. 차를 써야 할 때는 차량 내 전기를 ‘소비’할 수도 있지만 필요에 따라 효율성을 따져, 집 안의 전기를 가져와 전기차를 운행하는데 ‘소비’할 수도 있죠.

더 나은 미래를 리드하는 미래 자동차 (출처 : 클립아트)
더 나은 미래를 리드하는 미래 자동차 (출처 : 클립아트)

도로나 주차장이 아닌 집 안에 들어와 집의 일부가 된 미래 차를 살펴봤습니다. 이 중에는 여러분이 이미 경험하기 시작한 것도 있을 거예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리드하는 미래 자동차. 앞으로 어떤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이 등장할 지 기대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