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1 – 매터, 진정한 스마트홈 구현을 위한 열쇠
Series 2 – 매터, 스마트홈 생태계 지각변동을 일으키다
스마트홈 표준화가 빠르게 추진되면서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 되었습니다. 폐쇄적이었던 기존의 스마트홈 플랫폼이 개방형으로 바뀌며, 디바이스 중심의 스마트홈 생태계가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LG ThinQ 역시 연결성과 개방성 강화를 선포하며 스마트홈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죠.
주요 기업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1)매터(Matter) 표준의 등장 이후 스마트홈 시장이 완전히 재편되리라는 것을 예감이라도 한 듯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표준 발표 이전부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 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마존, 구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죠. 이들은 일찍부터 다양한 형태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보급해 왔는데요. 매터 기반의 스마트홈 환경에서는 2)음성 사용자 인터페이스(Voice User Interface) 및 다양한 스마트홈 디바이스가 연결되는 컨트롤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 매터(Matter) : 글로벌 표준 연합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dl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표준 플랫폼으로 다양한 생태계의 스마트 기기와 플랫폼이 통합 연결되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한다.
2) 음성 사용자 인터페이스(Voice User Interface) : 음성 혹은 명령어를 통해 자동화된 서비스 혹은 프로세스를 실행하게 해주는 인터랙션 경험
또한,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3)ChatGPT 같은 대규모 언어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스마트 스피커에 적용하기 위해 4)AlexaTM-20B나 5)LaMDA-137B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죠. 사용자들의 생활 습관은 물론 말투나 뉘앙스까지 감안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동 중일 때는 예외로 하더라도, 적어도 집에서만큼은 스마트폰 대신 음성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도록 할 요량입니다.
3) ChatGPT : OpenAI가 개발한 프로토타입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4) AlexaTM-20B : 아마존에서 개발한 소량의 데이터로 새로운 작업을 학습할 수 있는 퓨샷 러닝(few-shot learning)이 가능한 *seq2seq(sequence-to-sequence) 구조의 대규모 언어 모델 (*seq2seq는 입력된 시퀀스로부터 다른 도메인의 시퀀스를 출력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모델)
5) LaMDA-137B : 구글에서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
조금 더 나아가서는 홈서비스 로봇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이미 2021년 12월 아스트로(Astro)라는 홈서비스 로봇을 발표한 바 있으며, 가정용 운반 로봇을 개발하는 라브라도 시스템스(Labrador Systems)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죠. 2022년 8월에는 룸바(Roomba)라는 로봇청소기로 유명한 아이로봇(iRbot)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아마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스마트 스피커를 보급하고 있는 구글도 2022년 8월 초거대 인공지능 기술인 팜(PaLM)과 이동 기능이 있는 외팔 로봇을 결합한 팜-세이켄(PalM-SayCan)을 발표했습니다. 이 로봇은 사람의 말을 이해한 후 스스로 생각해서 필요한 일을 제공하기까지 하죠.
매터 표준은 스마트홈 디바이스 제조사와 플랫폼 사업자들 간의 벽을 헐어 버림으로써 매터 표준을 따르는 플랫폼만 있으면 누구나 스마트홈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 있게 만듭니다. 이는 기존 스마트홈 시장에 관심은 있었지만, 스마트 디바이스를 확보할 수 없어 시장에 뛰어들지 못했던 기업들에게 스마트홈 사업을 할 수 있게 만들죠. 그런 이유로 매터 표준이 발표되자마자 핀란드의 홈퍼니싱 전문기업인 이케아(IKEA)는 물론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인 로쿠(Roku)가 매터 기반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디바이스 제조사들은 입장이 엇갈리고 있죠. 매터 표준을 따르기만 하면 어떤 플랫폼에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형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만드는 기업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특정 플랫폼에만 연동되는 장치를 제공하던 기업이나 가격 경쟁력이 없는 기업들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반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 기업들은 유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죠. 이런 이유로 위모(WeMo)라는 브랜드로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벨킨(Belkin)이 최근 매터 표준에 대한 지원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매터의 표준화가 LG전자에게 주는 의미
해외 기업들에 비해 국내 기업들은 매터 표준에 대해 그동안 회의적이거나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죠. 기존에 개발되었던 스마트홈 표준인 6)oneM2M이나 7)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이 성공적이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LG전자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그동안 열심히 추진해 오던 스마트홈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6) oneM2M : 사물 인터넷 표준화 기구 · IoT 응용 개발이 용이하도록 공통 기능을 제공하는 국제 표준 플랫폼 기술
7)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 : 사물인터넷(IoT) 제품·서비스 간 상호 연동 규격을 정하는 글로벌 표준 단체
하지만, 단언컨대 매터 표준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의 540개 기업들이 표준 개발에 참여하거나 도입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이미 800개 이상의 제품이 인증을 마친 상태죠. 또한, 기존의 다른 스마트홈 표준과는 달리 이용자 중심의 표준이기 때문이에요. 이용자들이 쉽게 스마트홈을 이용할 수 있게 먼저 만들어주고 그걸 활용해야 하는 표준인 거죠. 그래서, 다른 기술 표준들과는 달리 매터를 주도하는 CSA에는 기술 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서비스 기업이나 플랫폼 사업자도 다수 참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애플과 구글이 이미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에 매터 표준을 포함시켜 놓고 있죠. 스마트 디바이스를 등록하기 위해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도 없으며 디바이스에 부착된 QR코드를 찍기만 하면 스마트홈 기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이들 기업들이 스마트홈 생태계를 주도해 나갈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는 거죠. 따라서, 스마트폰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들은 다른 수단을 이용해서 사용자와의 인터페이스 채널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마존처럼 열심히 스마트 스피커를 판매하거나 혹은 스마트TV나 스마트 냉장고 같은 커넥티드 디바이스에 음성 인터페이스를 탑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Chat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결합하거나 여러 인터페이스 수단을 함께 이용하는 앰비언트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방함으로써 서비스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홈 생태계를 강화한다면 플랫폼에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동하는 것으로 이야기되죠. 앞으로는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및 생활 서비스 같은 다양한 스마트홈 서비스들도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스마트홈 자동화 이상의 고객 가치와 고객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스마트홈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과 함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죠. 플랫폼 비즈니스는 기존의 제조업과 달리 수익이 비용을 앞지르기 전까지 계속해서 플랫폼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가전제품을 만들기 시작한 이상 가전제조사는 제조업의 비즈니스 방식이 아닌 인터넷 기업들의 비즈니스 방식을 따라야 함을 명심해야 되겠습니다.
잠깐! 진정한 스마트홈 구현을 위한 매터, 첫번째 이야기를 놓치진 않으셨나요?
▶Series 1 – 매터, 진정한 스마트홈 구현을 위한 열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