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들은 다 무슨 일을 하러 가는 걸까?” 출근길의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한 번쯤 해보는 생각, 그렇다면 LG전자 직원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개발자, 제품담당자… 그리고 상상 밖의 일을 하는 직원들까지, LG전자 속 다양한 주인공들의 업무현장으로 출근!
‘집’은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구조적인 건물 자체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총체적 의미의 공간이 되고 있는데요. 집과 주거문화에 대한 개념도 점차 다양해지기 때문에, 고객 라이프에 대한 연구도 빼놓을 수 없죠.
LG전자 홈라이프Insight팀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연구를 통해 선행 제품 및 서비스 컨셉을 발굴하는데요. 의미 있는 ‘홈 라이프’ 연구 내용을 묶어 매년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전자회사에서 만드는 홈라이프 매거진, 생소하실 텐데요. 가전제품과 밀접한 ‘집과 공간’의 변화에 대해 관찰하는, 홈라이프Insight팀을 만나러 출근해봅시다!
Q. 홈라이프Insight팀을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지운 팀장 오랜 시간 트렌드와 고객을 연구해 온 LSR(Life Soft Research)연구소는 올해 신설된 CX센터 산하로 옮기며 LSR고객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하였습니다. 홈라이프Insight팀은 고객의 삶과 집 공간을 연구하고 고객들에게 제공될 핵심가치와 테마를 발굴하며 제품 및 서비스 방향성을 제안합니다. 최근에는 변화하는 생활상을 반영하여 배송이나, 스마트홈, 렌탈/구독 등의 고객경험까지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투자 대상, 또는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집(House)뿐 아니라 고객의 삶과 생활이 담긴 집(Home)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죠.
Q. 홈라이프 Insight 매거진 Porch를 소개한다면?
현주하 책임 Porch는 주거 문화의 변화를 관찰하고 연구하는 매거진입니다. 가전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한두 걸음 물러서서 사용 공간을 포함한 시대적 맥락 안에서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저희 연구의 특징인데요. 그동안 연구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집에 관한 생각들이 보고서로 축약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자유로운 형식을 빌려 생활 연구를 친숙하게 전달하고자 매거진을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주거 공간으로서 Porch(건물 입구에 위치해 지붕으로 덮인 부분)는 흥미로운 성격을 가집니다. 구조적으로는 집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중간 공간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을 관찰하거나, 지나가는 사람과 편히 이야기를 나누는 행위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데요. 저희가 매거진으로 전달하고 싶은 연구의 맥락도 Porch의 성격과 맞닿아 있습니다. 고객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주제들을 생생하지만 편안하게 전달하고자 이름을 ‘Porch’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Q. Porch 매거진은 누구를 위해 기획 및 발행되나요?
김지운 팀장 Porch 매거진은 크게 세 가지 목적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첫째는 사내 임직원에게 저희 연구 결과물을 보고서가 아닌 편안한 형식으로 나누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연구 과정에서 만나는 사내외 전문가들, 파트너사, 고객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다른 주제나 일로의 확장을 도모하는 계기로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작년에 발행한 Porch 1호가 사내 한정으로 배포되었다면, 올해 2호는 창간호에서 인연을 맺었던 오피스제주뿐 아니라 맹그로브, 에피소드, 로컬스티치와 같은 공간과 종이잡지클럽에도 비치되었죠. 점차 다양한 분들과 만날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LG전자가 하나의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찾아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열정을 쏟는지를 Porch를 통해 알리며 고객과 소통하는 창구로 기능하길 기대합니다.
Q. Porch 매거진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길혜진 책임 고객과 함께 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 방향성을 도출하기 위해 진행했던 ESG 프로젝트 기반으로 Proch 매거진 2호를 만들게 되었는데요. 우선 3P (Planet/ Profit/ People, 환경/경제/사람) 관점에서 주요 키워드와 트렌드 변화를 살펴보고, 주목할 주제를 정리했습니다. 그 주제가 비혼/비건, 제로 웨이스트, 자급자족, 고령화, 젠더, 공동체였죠. 관련된 후보들을 리서치 한 후, 본인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생활공간에 투영하며 사는 가치 선도 고객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추가로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깊이 있는 분석을 더했고, Z세대의 ESG를 이해하기 위해 디자인크루 대학생들 담화와 글로벌 연구 멤버들의 리서치까지 포함하였습니다. 고객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거시적인 변화부터 미시적인 감정들까지 다양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죠.
Q. 그동안 발간된 porch 1, 2호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나요?
현주하 책임 1호 [위성 집: Satellite Home]은 팬데믹 기간 떠오른 ‘집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고자 집 밖에서 집의 역할을 하는 공간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2호 [무해한 집: Harmless Home]에서 던졌던 질문은 ‘앞으로 우리의 집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가?’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목했던 것은 의식과 사회 구조적 변화의 흐름이었습니다. 비건, 제로웨이스트와 같이 환경적 가치를 삶 속에서 추구하고 비혼, 조립식 가족이라는 기존 문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 구조를 주체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이들의 이야기와 다가올 고령화 시대의 주거에 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Q. 기존 매거진과 차별화된 Porch만의 특징은?
서우진 선임 Porch 매거진은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관찰하여 보여드리는 창구 역할의 매거진이므로, 입체적으로 고객의 언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고객 인터뷰 질문부터 많은 고민이 필요했는데요. 제품이 집에 놓이는 맥락을 고려하여 거시적인 관점에서 좁혀 나가는 방향으로 고객의 삶을 바라보았습니다.
또한 고객들을 만나러 갈 때는, 그들의 감수성을 이해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생각의 결을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비거니즘(Veganism)을 지향하는 고객을 만날 때는 선물로 드릴 음료수도 오래 고민하며 성분까지 체크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향하는 가치가 담긴 주거 공간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Porch 매거진만의 차별화된 특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고
정말 많은 종류의 가전제품
전자기기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거는 저는 생명을 살리는
살림의 핵심적인 주방용품들 그
주방에서 쓰는 가전들이라고 생각을
해요 제가 주방 입장할 때 마치 제가
녹음실에 입장을 하려고 아름답고 멋진
일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말 그대로
쉽고 집에서 같이 음식을 하고
청소를 하고 살림노동을 함께하는
파트너로 함께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동안에 제가 돌이켜 보니까
식물을 키우고 나서
굉장히 소비하는 삶을 살았던 거구나
소진하는 삶만 살았던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식물을 키우면서 내가 먹을 걸 직접
길러서 먹기까지 내가 뭔가 이제는
소비하는 삶만이 아니라 내가 생산하는
생산자가 된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물건을 많이 사서 버린다던가 먹지도
못할 채소나 식료품들을 많이
버린다던가 이런 것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환경 문제 관심 갖고 쓰레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먼저 접근을 하면서 소비를
많이 줄여 왔는데 지금 이제 그렇게
소비를 또 줄이다 보니까
기존에 가지고 있는 물건을 잘 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더라고요
특히나 가전들 같은 경우는
고장이 났을 때 수리하러 가면 부품이
없다거나 새로 사는 것이 더 싸다거나
이런 이유들 때문에
쓸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경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앞으로는 좀 그런 부분들이 리페어
문화가 좀 확산되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노령층이라고 해서 가만히 앉아서만
계시진 않잖아요 주거로서의 공간은
적당히 좀 수고로운게 좋을 것 같아요
너무 공업 제품처럼 아무
손질 안 해도 되는 그런 공간이
아니라 적당하게 몸을 움직여야
계속 빛이 나는 것이면 좋을 것 같고
진입에서부터 집에까지
단차를 최소화하는 거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게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것이면 되고
섰다가 앉았다가 할 때 사실 피로도가
있으니까
손수칩이나 뭐 손잡이 같은 것들이
적재적소에 있어야 되는 거죠
꼭 같은 공간에 산다고 해서 많이
가져오기라고 정의할 수는 없는 거
같고 그건 좀 납작한
이야기인 거 같고 되게 불안정한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평생 이래서 내 집을 마련하는 건
정말 어렵고 전세도 구하기 힘들고
월세도 너무
지솟은 이런
시대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과
같이 살고 있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
것 아닐까
앞으로 더 많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집에 대한 가치를 판단할 때 자기
전용 공간만으로 판단하지는 않거든요
그 사적 공간으로 가기까지의 전정
공간이
어떤 공간이었는지 포함해서 집에
전체적인 가치를 판단하게 되는데
개인이 사는 공간 자체가 사실 자기
집만으로 한정되어 있지는 않고 그
집이 어느 동네에 어떤 역사적 가치를
갖고 있는
히스토리가 있는 동네 인지도 저는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내용들이 누적돼 있는 동네를 거쳐서
자기의 개인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저는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런 개인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과정도
마찬가지로
각각의 다양한 레이어를 거쳐서
들어가게 되는데 공간의 질 또는 삶의
질이란게 저는 연결이 된다고 보시는
거죠
과부와 비교했을 때 시대 정신이
달라졌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예전 같은
경우에 특히나 우리나라는
성장이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했던
사회적인 가치였고 그리고 다 같이 잘
살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을 했었던 반면에 지금은
잘 산다는게 무엇인가에 대해서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로 생각을 하는
거 같고 이제 그것들을 조금 더 같이
있게 살아가는 방식들과 연결지어서
같이 소비에 대한 생각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편의성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질적 차이는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빠른 배송 효율적인 과정 때문에
고객단에서는 편의성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 편의성 때문에
발생되는 사회 문제나 생태계적 파괴
부분에서 만약에 그게 투명하게
공개됐을 때도 그 편의성이 유효할
것인가에 대한 관점으로 봤을 때
소비자들이 그거를 동의하느냐 마느냐는
그 과정에 대한 투명성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앞으로는 편의성 이면에 있는 그
과정들을
얼마나 소비자분들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제가 되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개인의 자산을 사고 팔 수 있는
핀테크의 영역으로 전통적인 폐기물
영역이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트렌드 중에 하나입니다
단순히 자산의 증식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폐기물 영역이 매력적인게 아니라요
이렇게 태울 수 있는 권리가 서로
개인간의 거래량으로서 내가
재활용을 하는 그 행위에 대한 보상을
내가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내 활동을 조금 더
적극적이고
조금 더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제가 생각했을 때 꽤
의미 있고
긍정적인 변화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Q. 담당자로서 자랑하고 싶은 Porch 콘텐츠가 있다면?
서우진 선임 지면의 한계를 넘어 고객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발간 소식과 인터뷰 영상을 제작했는데요. 임직원들이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다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영상을 통해 고객의 공간과 목소리, 언어가 그대로 전해질 때 그 의식이 또렷하게 각인되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2호에서 만나본 고객들은 대두되는 시대적 가치를 대변하는 선도 고객들입니다.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본인의 삶 속에서 주체적으로 추구해나가는 이야기를 듣고,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얻으면 좋겠습니다.
Q. 향후 계획 및 Porch를 통해 만나는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현주하 책임 1호가 하얀 종이 위에 점을 찍는 것 같았다면, 2호는 점을 이어 선을 긋고 방향을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직 3호의 주제와 방향은 열려 있는데요. 한 해 연구를 한 권에 담아내는 긴 호흡의 매거진인 만큼, 집에 대한 이야기들을 조심스럽고 치열하게 고민 중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해외 지역 주거 연구를 모은 특별호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Porch매거진은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고객 소통의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최근 Porch북토크 진행을 맡아 주셨던 종이잡지클럽의 김민성 대표님이 “라이프스타일 잡지는 하와이안 셔츠를, 경제·경영서는 수트를 입은 느낌으로 읽는데 Porch는 캐주얼 정장 느낌이라 재미있었다”고 말씀하셨어요. 주거 생활 연구를 매거진의 형식을 빌려 전달하고자 했었던 의도를 꿰뚫어 보셔서 놀랐고 유쾌했습니다. Porch는 기본적으로 주거 연구이긴 하지만, 결국 ‘집’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습니다. 포치 밑 안락의자에 앉아 책장을 넘기듯 편안히 읽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