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시 스마트폰 초간단 활용법

2013.12.03 자그니

가끔 자기 전 저는 음악을 듣고 싶을 때 큰 컵에 스마트폰을 넣어두곤 합니다. 컵이 울림통 역할을 해서 딱 좋을만큼 소리를 키워주거든요. 오늘도 좋아하는 음악을 플레이하고, 살짝 컵에 넣은 다음 침대 머리맡에 둡니다. 열 곡 정도 플레이 리스트에 넣었으니, 제가 잘 때까지는 계속 음악이 들릴 것만 같습니다.

컵에 넣은 스마트폰

하나. 그런데 한숨이 나네요. 웬 한숨이냐구요? 그게요. 하아. 참 어디가서 말도 못하겠네요. 그러니까요, 그게요- 그러니까요, 그러니까요 그게 그게요.

… 내일 L양이 한국을 뜬답니다. ㅜ_ㅜ

그런데 왜 제 마음이 이렇게 답답할까요? 뭐랄까요. 심장에 돌멩이가 하나 꾸욱 눌러 앉아 있는 것만 같습니다. 며칠 전부터 계속 이래요. 어디 멀리 가는 것도 아닌데, 이대로 영 이별인 것 같아서 자꾸 한숨만 나옵니다. 아니, 이별은 아닌건가요? 사귄 적도 없으니까 말이죠. 그래도 몇 달동안 매주 얼굴 본 사이인데, 참…. 이거 그냥, 정-인 거겠죠? 그러니까 연애 감정이 아니라, 그냥 정들어서 이런 거겠죠? 그때 까똑, 알람이 울립니다.

L양 “자냐?”

G군 “아니. 이제 잘라고”

L양 “내일 진짜 나올거야?”

G군 “나간다고 했잖아. 부담돼?”

L양 “아니, 그건 아닌데… -_-;”

G군 “데이터 로밍은 신청했어?”

L양 “내일 공항 가서 신청할려고. 그건 그렇고…”

G군 “왜?”

L양 “오빠야. 내일 올 때 외장형 배터리 하나만~”

 

그럼 그렇죠. 이 아가씨가 이 시간에 그냥 카톡을 할 리가 없죠. 백만개 갖다주겠다고 하고 다시 침대에 눕습니다. 하아. 다시 한숨이 나…올려다가, 침대에서 일어나 안쓰는 배터리 몇 개를 가방에 챙겨두고 다시 눕습니다. 생각해보니 내일 아침 일찍 출국하네요. 가기 전에 얼굴이라도 보려면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집에서 공항까지 2시간 정도 걸리거든요.

그리고 밤이 지나, 지금은 제가 있는 곳은 인천국제공항입니다. 따지고 그러지 마세요. 읽는 시간은 2초라도 여기선 그새 밤이 지났어요. 전 아침 일찍 일어나 벌써 여기에 도착했답니다. 아시잖아요. 모든 글에선 시간이 대충대충 흘러간다는 것을. 아, 저 멀리 L양이 보입니다. 옆에는 O양도 있습니다. …신났네요. 대체 저 패션은 뭡니까. 어디 놀러가나요. 헉, 저 짐은 뭡니까. 이민가나요. L양이 나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듭니다.

L양 “오빠야! 배터리! 배터리!”

 

주섬주섬 배터리를 꺼내 상납합니다.

L양 “그런데 무슨 일 있어? 얼굴이 왜 그래? 잠 한숨도 못 잔 사람처럼”

니가 내 맘 아냐… ㅜ_ㅜ

L양 “아 맞다. 근데 꼭 데이터 로밍 해야 해? 그냥 가면 안돼? 보니까 무제한 데이터 로밍은 되게 비싸던데…”

G군 “응. 될 수 있으면 꼭 해가는 것이 좋아.”

L양 “그래도 하루 만원은 너무 비싸다”

G군 “넌 오래 있을 지도 모르니까, 넘 비싸다 싶으면 거기서 데이터 USIM 칩을 사서 끼워도 되는데- 일단은 해 가. 처음 가는 사람에겐 꽤 필요해”

L양 “왜 필요한데?”

 

그러고 보니, 해외 여행할 때 스마트폰을 어떻게 쓰면 좋은지, 한번도 얘기한 적이 없었네요. 그도 그럴 것이 L양에겐 이번이 첫 번째 해외 여행입니다. 그러니 짐도 저렇게 많이 싸들고 왔겠죠.

 

G군 “일단 웹서핑을 통해 정보를 얻기가 쉽고…”

L양 “필요한 정보는 이미 <에버노트>에 다들 스크랩 해 뒀는데?”

G군 “응? 벌써?”

L양 “응. 관광지랑 맛집이랑 다른 블로그에 올라온 글들 필요한 건 다 스크랩해 뒀어. PDF로 관광지 정리해둔 파일 있길래 그것도 저장해뒀고. 지도랑 지하철 맵도 있길래 그것도 저장했고. <구글 북스>보니까 여행책도 팔길래 그것도 사서 다운 받아뒀고. <구글 드라이브>에 스프레드 시트로 일정도 미리 정리했는데… 그것 말고 뭐가 더 필요해?”

G군 “엥? 그걸 다 스크랩해 뒀다고?”

L양 “응응. 요즘 나오는 LG 스마트폰에는 캡처올-이란 기능이 있잖아. 그 기능 이용하면 되게 간편하게 캡춰할 수 있거든”

 

처, 천재다!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안다! 오오, 이럴 수가! … 는 개뿔. 스마트폰을 가르쳐주겠다는 오빠로서 G군의 자존심이 완전 무너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L양은 정말 대단해요. 어느 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알아서 찾아볼 정도의 능력이 생겼습니다. 아, 아니네요. 실은 예전부터 컴퓨터나 이쪽에 꽤 강하긴 했어요. L양과 G군이 게임하다가 같은 길드에서 만난 것은 다들 아시죠?(…압니다. 1편에서 얘기했지만 당연히 까먹으셨겠죠 ㅜ_ㅜ)  게다가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으니, 숫자에도 강합니다. 스프레드 시트도 잘 다뤄요. 성격도 좋아서 친구도 많고요. …슬픈 것은, 게임 일러스트레이터가 꿈인 L양이, 실은 그림을 제일 못 그려… 아이쿠. 제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G군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된 것들, 오프라인으로 사용 가능하게 설정은 해 뒀어?”

L양 “어? … 헉. 어떻게 해?”

G군 “<구글 드라이브>에서 해당하는 문서 들어가보면, 상단에 ! 표시가 있어. 그거 누르면 문서 정보가 뜨거든? 거기서 ‘오프라인으로 사용 가능’을 체크해 줘야해. 기본은 안하는 걸로 세팅되어 있을 거야.”

 

SYSTEM>>> G군의 자존심이 10% 회복되었습니다.

 

G군 “그 뿐만이 아니라 해외 여행할 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써먹을 곳이 진짜 많아. 예를 들자면… 오사카 지하철앱 혹시 다운 받았니?”

L양 “응응”

G군 “그걸론 제대로 길을 찾을 수가 없어. 일본은 전철이다 지하철이다 해서 되게 복잡한데, 지하철앱은 그걸 제대로 표시 못 해줘. 그래서 일본 사람들도 모바일 야후 재팬이나 <구글맵>에서 검색해.”

L양 “어? 정말?”

G군 “응. 구글맵에서 검색하면 해당 교통편뿐만 아니라 지하철 도착시간, 요금, 그런 것들까지 다 알려줘”

L양 “한국에선 구글맵 거의 안썼는데-”

 

▲ 구글 길찾기 

G군 “그게 좀 복잡한 사정이 있어. 아무튼 한국에선 <네이버 지도>나 <다음 지도>를 많이 쓰는데, 한국을 벗어나면 <구글 지도>를 품에 안고 살게 되더라”

L양 “그렇게 좋아?”

G군“버스를 타고 있으면 GPS를 체크해서 지금 어디쯤 왔는지 노선도에 표시를 해줘. 길을 걸으면서 네비게이션을 쓸 수도 있고. 게다가 한국어로 말해줘. 단 지하에 들어가 있으면 먹통이 되더라.”

L양 “진짜?”

G군 “응. 길 잃고 헤매지 않는 것, 그것만으로도 데이터 로밍을 해갈 이유는 충분해. 거기에 구글맵을 살펴보면 근처 추천 음식점이나 사람들 리뷰, 영업시간까지도 알려줘.”

▲ 카페 정보 화면

 

정말입니다. 해외 여행 할때 <구글 지도>는 제겐 생명줄이나 다름 없습니다. 모르는 장소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걸어다닐 때 네비게이션으로도 쓸 수 있고, 특히 언제 어디서 어디로 가는 교통편을 이용해야 할지도 꽤 정확하게 알려줍니다. 모르는 곳에서 배가 고플 때 구글 지도에 있는 주변 정보의 힘을 빌어서 식사를 해결한 적도 꽤 많습니다. 응? 지명을 어떻게 입력하냐구요? 그게 정말로 무서운 점인데요… 한국어로 입력해도, 대충 필요한 곳은 다 찾아준다는 거죠.

G군 “그뿐만이 아냐. <구글 번역>앱은 깔았어?”

L양 “아니. 왜?”

G군 “너흰 간단한 일본어는 할 줄 아니까 큰 걱정은 안되는데… 그게, 여행하다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가 있잖아. 난 전에 그릇을 사 가지고 오는데, 이걸 안전하게 포장해 줄 수 있냐- 이런 것을 묻는데 도통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구. 그럴 때 꽤 도움이 된다? ‘안전하게 포장할 수 있나요?’라고 말로 하면, 그걸 일본어로 자동 번역을 해주거든”

L양 “그런 건 영화에서나 봤는데, 진짜로?”

G군 “응. 완전하진 않은데, 대충 의사소통할 정도는 돼. 스마트폰으로 번역된 문장을 보여주거나, 밑에 영어로 발음이 표시되니까 그걸 읽거나해도 되고.”

▲ 구글 번역기

L양 “와- 장난 아니다-”

G군 “그뿐만이 아냐. <스카이프> 같은 걸로 통화도 하고. 이게 로밍 통화 요금보다 싸거든. 현지 전화번호로 그냥 걸어도 되니까 편해.”

L양 “그럼 혹시 <유플러스 박스> 같은 곳으로 사진 백업 같은 것도 돼?”

G군 “아… 그건 와이파이가 안되면 잘 안돼. 스마트폰이 로밍인 것을 인식해서, 데이터 요금 많이 나올까봐 백업은 막는 것 같더라구”

 

훗훗훗. 이제야 자존심이 좀 많이 회복됐습니다. 그리고 살포시, 작은 상자를 하나 L양에게 내밀어 봅니다.

L양 “이건 뭐야?”

G군 “휴대용 무선 공유기. 일본 호텔에는 대부분 유선랜이 들어오거든. 거기에 끼우기만 하면 바로 인터넷 공유기로 쓸 수가 있어”

L양 “와- 고마워~ 선물이지?”

 

응. 당연히 선물입니다. L양이 일본에 있어도, 나랑 메신저 해야지요. 훗훗. … 아무리 생각해도 SNS에 사진 올리는데 더 자주 이용할 것 같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때 옆에 있던 O양이 L양에게  말합니다.

G군 “근데 너무 거창한 것 아닐까? 우리 이민 가는 것도 아니고”

L양 “맞아. 3박 4일인데.”

 

응? 무슨 소리인가요? 잘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일본에 가면서, 겨우 3박 4일 여행이라구요?

G군 “아니 L양아. 너, 직장도 그만두고 가면서…”

L양 “그거야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서 그런거고. 이번엔 그냥 일본에서 게임 개발하는 팀이랑 인사한다는 핑계로, 놀러가는 거지~”

 

도대체 지난 며칠간, 제 불면의 밤은 뭐였단 말입니까? ;ㅁ;

■ 해외 여행 시 스마트폰 사용 초간단 팁

* 해외여행시 데이터 무제한 로밍을 해가면 생각 이상으로 편하다.

* 구글 문서도구로 작성한 문서는 오프라인으로 사용하고 싶을 경우, 정보-탭에서 따로 설정을 해야 한다.

* 해외 여행시 구글맵을 이용하면 상당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교통 정보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도보 네비게이션을 지원해 준다. 근처 맛집 정보는 덤이다.

* 전화할 일이 많을 경우 스카이프 서비스에 등록해 놓으면, 국내/국외를 가리지 않고 전화번호만 아는 사람과도 전화가 가능하다. 통화 품질도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3G로 통화시엔 하울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 구글 번역앱을 이용하면 내 말을 번역해서 보여줄 수가 있다.

* 로밍시 클라우드 서비스 백업은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어야 이뤄진다.

* 작은 무선 공유기를 하나 가져가면 숙소에 있을 때 꽤 편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로밍시 무선 인터넷 이용은 생각보다 조금 느린 편이다.

* 윗글에서 소개하진 못했지만 사실 가장 많이 쓰는 기능 중 하나는 인터넷 검색을 통한 최저가 비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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