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 부족, 2021년 하반기까지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이 줄어든다’는 뉴스가 올해 1분기부터 봇물처럼 쏟아졌습니다. GM, 포드, 다임러, BMW 등 전 세계 굴지의 완성차 업체들이 이 반도체 칩을 구하지 못해 비상이었습니다. 영국 시장 조사 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전 세계적으로 약 67만 대의 자동차가 반도체 부족 이슈로 생산에 발이 묶였습니다.
이번 ‘미래 차의 핵심’ 주제는 핫하디 핫한 ‘차량용 반도체’입니다. 벌써 어려울 것 같나요? 머리 아프고 재미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요? 하지만 우리 ‘미래 차의 핵심’ 시리즈 독자 여러분이라면 꾹 참고 읽어보시리라 믿습니다.
자동차 소프트웨어의 핵심, 차량용 반도체란?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의 연산 능력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지난 세기에는 자동차 기술력의 핵심은 정밀한 엔진 기술과 첨단 변속기, 동력 장치였습니다.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은 이 기술로 산업혁명을 이끌었죠.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기존 기술에 더해, 차끼리 통신하는 정보 통신 기술과 차 안에서 즐길 다양한 엔터테인먼트가 있는 편리한 디스플레이가 중요해졌습니다. 즉,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더 핵심이 된 것이죠. 이렇게 중요해진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연산 능력을 가진 차량용 반도체가 필수입니다. 그래서 차량용 반도체가 미래 차의 핵심 부품 자리를 차지 했지요.
우리가 ‘미래 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컨셉인 ‘전기차 배터리’ 역시 이 차량용 반도체가 제어합니다. 얼마나 중요한 부품인지 느낌이 오시나요?
미래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생활공간, 스마트폰, 사무실, 스위트룸이 될 것입니다. 차 안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해선 제일 중요한 부품인 차량용 반도체가 제대로 동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차량용 반도체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죠.
어떻게 쓰이는지 자율주행차를 예시로 알아볼까요? 자율주행차는 인공지능이 카메라나 각종 센서를 통해 교통 정보를 분석하여 이동합니다. 이러한 인공지능 분석이 차량용 반도체가 하는 일이죠.
자세히 알아보면 자율주행차는 약 200미터 거리에 있는 사람, 사물, 도로, 건물을 파악해서 정확한 정보를 알아내야 합니다. 또한 알아낸 정보를 교통 시스템에 전달해주고, 새 정보를 받아와야 하죠. 이러한 자동차와 도로 상황은 실시간으로 변해 용량이 크면서 빈도도 잦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관리하려면 이미지 센싱이 가능한 고품질 차량용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친환경 자동차로 알아볼까요? 친환경 자동차도 자동차 부품 중 전기 전자 시스템 비중이 높습니다. 이 전기 전자 시스템 관리가 차량용 반도체의 역할이죠. 전기차의 배터리 제어도 차량용 반도체가 합니다. 이렇게 미래차의 핵심 요소들이 움직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차량용 반도체이니,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차량용 반도체가 가진 특징은?
1. 고도의 설계 기술이 필요
반도체는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바로 메모리 반도체와 비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목적으로 소품종 대량 생산합니다. 비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목적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합니다. 차량용 반도체가 이 비 메모리 반도체에 속하죠. 비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며, 고도의 설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 부가가치가 높습니다.
2. 다양한 곳에서 활용
이러한 비 메모리 반도체에는 차량용 반도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전제품, 5G 스마트폰, 게임기, 컴퓨터 그래픽 카드 등 다양한 스마트 IT 기기에 활용됩니다. 이러한 기기들은 코로나 이후 언택트 열풍이 불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이와 함께 자동차 수요 역시 늘어나며 반도체 업체들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즉각 생산 불가
차량용 반도체, 즉 비 메모리 반도체는 주문에서 납품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됩니다. 고도의 기술이 반영되어 제작에 시간이 필요한 것인데요. 또한, 안전성, 완성도, 시설 투자, 설계 능력 등 설비에도 많은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그렇다 보니 신규 업체의 진입 장벽도 높지요.
이렇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의 안정적인 생산, 확보, 계약, 전략 수립에 열을 올리는 완성차 업체가 많습니다.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 반도체 시스템 등의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들과 모빌리티 업체의 M&A, 협업 등을 진행하죠. 차량용 반도체 기술 자체를 확보하려는 R&D 연구도 활발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미래 차의 핵심 요소 중 ‘차량용 반도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여기까지 열심히 읽으며 따라와 주신 여러분, 잘하셨습니다. LG전자가 만들어 내고 있는 자동차 기술과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앞으로도 계속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다음 호에서 만날 때는 2022년이 되어있겠죠? 올해 독자 여러분 덕분에 힘차게 지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