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의 요람, 스코틀랜드에서 배운 것들

2016.10.05 김지영

여러분은 스코틀랜드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백파이프, 위스키, 타탄체크, 그리고 사회적경제. 사회적경제는 사람 중심의 경제로서 이윤 극대화가 최고의 가치인 시장경제와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등을 목표로 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사회적경제와 스코틀랜드는 오랜 연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는 19세기부터 경제 성장뿐 아니라 사회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런 배경 아래 1970년대 본격적으로 지역기반의 비즈니스가 생겨나면서,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을 집중 지원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영국은 전세계에서 사회적기업이 가장 먼저 생겨나고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스코틀랜드에는 5천 개가 넘는 사회적기업이 있고 6만 7천 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LG Social Fund 기업가들, 사회적기업의 요람인 스코틀랜드를 가다 

스코틀랜드 이미지

LG전자, LG화학이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친환경 사회적경제 지원사업인 ‘LG소셜펀드(LG Social Fund)’에 선발된 기업가들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선정한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이 주한 영국문화원에서 준비한 스코틀랜드 사회적경제 해외 탐방에 참가했습니다. 한국에서 두 차례의 사전교육을 마친 참가자들은 준비를 단단히 한 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로 떠났습니다.

사전교육을 받고 있는 LG 직원들의 모습

방문단은 9월 4일부터 11일까지 스코틀랜드 정부 관계자 미팅, 사회적경제 컨퍼런스 참가, 사회적기업 및 협동조합 방문, 사회적경제 중간지원 기관 방문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방문했던 10여 개의 기관 중 몇 개의 대표적인 기관들의 사회적기업 활동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2016 LG Social Fund 현수막을 들고 있는 LG 해외연수 참여자들 사진

나눔과 실천 교육은 어릴 때부터 – Social Enterprise Academy

스코틀랜드 정부의 사회적경제 10년 전략 발표와 전 세계 사회적경제 기업가들의 사례를 접할 수 있었던 CEIS 컨퍼런스 모습
‘Social Enterprise Academy’는 스코틀랜드 정부와 협력해 사회적경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영국 700여 개 학교에서 초, 중, 고등학생 및 대학생, 교사 등을 대상으로 사회적기업 창업과정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과 교사들이 주축이 된 사회적기업을 교내에 설립하도록 지원한다는 점, 학생들이 직접 사회적기업 활동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는 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스코틀랜드 사회적경제의 모든 것, CEIS 컨퍼런스 

이번 연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스코틀랜드 정부의 사회적경제 10년 전략 발표와 전 세계 사회적경제 기업가들의 사례를 접할 수 있었던 CEIS(Community Enterprise in Scotland) 컨퍼런스였습니다. 친환경 분야 사회적경제 지원 사업 담당자로서 스코틀랜드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글로벌 관점이 부럽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하면 기업 입장에서 지원 사업을 더 잘할 수 있을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스코틀랜드 정부의 사회적경제 10년 전략 발표와 전 세계 사회적경제 기업가들의 사례를 접할 수 있었던 CEIS 컨퍼런스 모습
스코틀랜드 관련 제품 이미지
이 자리에서 스코틀랜드 정부는 사회적경제의 성장 지원을 위해 향후 10년간의 추진 방향으로 발표했는데요. 글로벌 협력을 강조하고 사회적경제가 사회의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식 전환을 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경제 성장과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 형성을 강조했습니다. 그에 따른 전략 과제로 세계시민의식, 세계시장 판로지원, 사회적경제 투자 유치 위한 환경 조성, 사회적경제에 관한 교육과 연구의 국제적인 허브 역할 수행을 설정했습니다.

사회적경제의 가장 중요한 가치

택배 및 우편배달 회사인 DNDP(Delivered Next Day Personally)는 장애와 장기적 신체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우선 채용해 운영 중인 사회적기업입니다.
택배 및 우편배달 회사인 ‘DNDP(Delivered Next Day Personally)’는 장애와 장기적 신체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우선 채용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지팡이를 짚고 환하게 웃던 이 회사의 대표는 자신이 장애를 갖게 되면서 장애인 일자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하고 싶은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고민하며 영국의 70여 개 사회적기업을 돌아본 끝에 DNDP를 창업했다는 그는 자신이 겪었던 장애인 취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했습니다.

DNDP는 당일 배송 원칙으로 하고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은 회사였는데요. 운전을 할 수 있는 장애인과 정신지체 장애인 이렇게 2인 1조로 구성해 배송팀을 짜고 도보로 배송이 가능한 지역의 경우 활동량이 많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장애인을 고용해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일하고 싶은 사람이 일할 수 있도록 교육으로 용기를 주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것이야 말로 DNDP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LG 해외연수 참여자들이 회의 중인 모습
‘SIS(Social Investment Scotland)’는 사회적 투자 기관인데요, 쉽게 말하면 사회적경제를 위한 착한 은행과 컨설팅 기관입니다. 오랜 기간 은행원으로 근무했던 이 회사의 대표는 더 이상 은행이 개인을 신뢰하며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사회적 임팩트를 보고 투자하기 위해 SIS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SIS는 시중 은행 금리의 1/10을 수준으로 사회적경제에게 대출을 해주고 장기간에 걸쳐 소액을 갚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기업들에게 상환기관을 연장해주기도 하는 등 일반 금융권과는 달리 사회적경제의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 하는 기관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에서 사회적경제에 투자하는 개인에게 세제혜택을 준다는 이유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도 늘어가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LG와 같이 기업들의 기부도 많아서 투자자금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

배움 그리고 협력 

연수로 얻을 수 있는 효과 중 하나가 바로 연수단들의 네트워킹인데요. 많은 인원이 참가한 만큼 네트워킹과 상호 협력의 분위기도 자연스레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LG소셜펀드(LG Social Fund)’ 운영위원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참가로 실시간 멘토링도 가능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즉, 정부, 기업, 중간지원기관, 사회적기업가들이 만나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계기가 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2016 사회적기업 해외연수 자료집 (Social Enterprise Benchmarking Program in Scotland)

직접 눈으로 본 스코틀랜드의 사회적경제는 지역 주민들의 지지와 참여 속에 커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사회적기업은 의료, 주거, 돌봄 등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요. 한국에서도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성장해가는 사회적경제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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