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라! 더 큰 성장을 위해
직원들의 창의성 발휘를 막는 세 가지 문화적 압력 중 마지막으로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이전 글을 못 보신 글은 하단의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지난글 보기 : 직원들의 창의성을 억압하는 조직문화(1) – 초과 근무 문화
- 지난글 보기 : 직원들의 창의성을 억압하는 조직문화(2) – 통제의 문화
[류한석의 피플웨어] ⑭ 직원들의 창의성을 억압하는 조직문화 (3)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
이 글은 지식근로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또한 조직 내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구성원들이 존재한다고 가정합니다. 실제로 모든 조직에는 그 수준과 비율이 문제이지 창의적 개인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조직에 창의적인 직원이 전무하다는 게 오히려 비현실적인데, 만일 정말로 창의적인 직원의 숫자가 제로라면 그것은 제가 다루는 창의성 억압과는 다른 주제입니다.)
조직 내에 창의성을 가진 직원들이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를 가진 조직에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 아예 새로운 시도를 해보라는 얘기조차 없는 조직은 그저 관성의 법칙에 따라 모든 업무를 수행할 뿐이다.
- 기존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다해 가거나 시장이 정체되어 있거나 경쟁사의 공격적인 시도에 의해 점유율이 잠식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임원, 팀장은 직원들에게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신제품이 실패할 시 모든 책임을 덮어쓰고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분명하기 때문에 진짜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결코 제출되지 않는다.
-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신제품을 기획하는 팀이 사라진다. 또는 사장님이나 임원의 변덕에 의해 사라지기도 한다.
- 신제품의 실패시 팀이 해체되거나 팀원들이 좌천 또는 권고사직을 당하는 반면에,신제품이 성공했을 때는 모든 공이 경영층에 돌아간다.
- 조직에 불신과 패배감이 만연되어 있다. 조직에서 최고의 처세술은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된다, 실패하면 끝이니 가늘고 길게 가는 게 최고다’이며, 그에 따라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도 참는 게 현명하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만일 여러분이 새로운 시도 자체가 요구되지 않는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개인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감소되어 갈 것입니다.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 시도와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런 조직에서 정년퇴직을 할 때까지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사회라는 정글에 나온다면 선수들의 먹잇감이 될 것입니다.
쓴맛이 인간을 성장하게 한다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은 ‘쓴맛이 사는 맛’이라는 얘기를 한 바 있습니다. 이것은 인생에 대한 비관론적인 관점이 아니라 쓴맛을 통해 진정한 인생의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는 긍정론입니다.
하나의 인간을 바라봅니다. 인간이란 시행착오를 통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각성’할 수 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점점 더 충만한 인간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지 못한 인간은 유아적이며, 운이 좋아 평생 유아적으로 살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대패해 존재가 산산조각날 수도 있습니다(첫 실패가 마지막 실패가 되는 것이죠). 그러니 무수한 실패를 통해 성장하고 강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끊임없이 위험을 감수하는 창의적 시도를 해야 합니다. 성공을 하면 그 자체로 좋은 것이고, 실패를 하더라도 교훈을 통해 한껏 성장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성공을 못하더라도 다음번에는 더 큰 성공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조직이란 결국 조직구성원, 즉 개인들의 집합체입니다. 창의적 시도를 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고 다시금 시도하는 주체가 바로 개인입니다. 그러므로 직원들에게 그런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겁에 질린 유아적 모습의 조직은 실패가 너무 두려운 나머지 직원들을 억압하고 처벌합니다. 하지만 점점 더 강해지는 영웅적 모습의 조직은 직원들에게 위험의 감수와 실패를 용인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런 것을 독려합니다.
‘자주 실패하라’ vs ‘실패하면 끝’
IT업계에서 창의 문화를 확립한 대표적 기업인 구글은 ‘일찍 실패하고 자주 실패하라’는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구글은 구성원들의 실패를 처벌하지 않고 실패의 교훈을 공유하도록 유도합니다. 구글은 제품의 실패를 겪을 때마다 ‘포스트 모템(Post-mortem: 검시(檢屍), 사후 분석이라는 의미가 있음)’이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절차는 실패한 업무 내용을 문서화하고 공유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교훈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실패 시 개인을 비난하고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해당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 전반에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욕을 감소시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와 상당수의 조직에는 ‘실패하면 끝’이라는 문화가 만연해 있습니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고 개인이 실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환경에서 사람들은 가장 안전한 직업을 얻고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일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런 환경에서 창의적인 시도는 사치스러운 것으로 인식됩니다.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조직에서는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직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반드시 따라야 할 수많은 절차와 규칙들을 지키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느낄 뿐만 아니라, 그것이야말로 조직에서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 ‘진정한 성공’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창의성을 강조하더라도 구조적으로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창의적인 문화는 말 그대로 문화의 문제입니다. 경쟁사를 압도할만한 창의적인 제품을 원한다면,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창의적 시도를 할 수 있는 문화를 갖춰야 합니다. 구성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실패를 인내하고 다시금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문화를 확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리 창의적 제품을 만들어내라고 구성원들을 겁박해봐야 직원들은 단지 하는 척 흉내만 낼 것입니다.
‘창의적인 기업 문화’ 연재를 마치며
지금까지 세 차례의 글을 통해 직원들의 창의성 발휘를 막는 문화적 압력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자면, 창의문화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인재들에게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하고, 인재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성공에 대해 충분히 보상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의 인재들이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실패에 대해 인내심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물론 이는 현재 우리 사회의 문화와 상당히 거리가 있는 내용들이지만, 우리가 새로운 지식사회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는 점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조직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든 그렇지 않든, 그런 방향을 지향하며 나아간다면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더 나은 사회와 조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PS: 다만,여러분의 조직이나 스스로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벗어난 시도를 함으로써 희생 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올바른 마인드를 갖춘 여러분이야말로 이 사회의 소중한 자원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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