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IT동아 남시현 기자님의 기고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국경마저 단절된 채 새로운 해를 맞이하고 있지만, 기술의 진보를 향한 인류의 도전에는 흔들림이 없다.
MWC(Mobile World Congress;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와 IFA(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손꼽히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하 소비자 가전 전시회)가 올해는 100% 디지털화를 거쳐 예정대로 진행된다.
CES는 매년 1월 초 진행되기 때문에 한 해의 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각 기업이 한 해 로드맵과 신기술을 가장 먼저 공개하는 자리라서 주목도가 높다.
올해 CES 2021은 1월 11일(현지 시각)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며, 행사 종료 이후 2월 15일까지 디지털 플랫폼 및 온디맨드(On-demand)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모든 전시회와 기자회견, 회담 및 패널 토론은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뤄지지만, 그 중요도에는 변함이 없다.
기조연설은 버라이즌(Verizon) 한스 베스트베그(Hans Vestberg) 회장 겸 CEO를 시작으로 제너럴모터스(GM) CEO 겸 회장 메리 바라(Marry Barra), AMD 리사 수(Lisa Su) 박사 외 워너 미디어(Warner Medi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미국 주요 기업이 CES 2021 기조연설에 나선다.
CES 2021 키 포인트 : 5G, 운송수단, 그리고 소비자 가전의 대두
CES 2021은 1,800여 개의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100개 이상의 콘퍼런스가 마련된다. 참가사로는 LG전자,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Intel), 파나소닉(Panasonic), 필립스(Phillips), 소니(Sony), 하이센스(Hisense), TCL 등 거대 기술 기업이 대거 참여한다.
기조연설과 참여기업을 종합해 보면 CES 2021이 다루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윤곽도 잡힌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단연 5G 통신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사물인터넷 및 언택트(Untact) 기술이며, 수소차와 전기차 등 차세대 운송 수단 관련 기술과 마이크로프로세서, 디스플레이, 헬스케어도 작년보다 더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다.
5G 생태계는 IT 기술을 관통하는 기술이고, 또 포괄적으로 접근할 방법이다. 현재 모든 분야에 IT기술이 적용돼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5G 역시 모든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 미국의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CEO 한스 베스트버그가 5G를 21세기 프레임워크이자 필수 기술로 규정하고, 원격 의료나 교육 등 글로벌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술 가속화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는 이유도 5G의 중요성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2019년에 5G가 태동한 이후, 코로나19로 2020년을 거치면서 5G 생태계가 시장의 기대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CES 2020 당시만 해도 5G는 스마트 시티와 자율 주행 차량, 산업 환경에서의 원격 제어, 그리고 5G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강화로 이어지리라 예상됐었다. 허나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물인터넷과 효율적인 집안 관리를 위한 스마트 홈 기술과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등의 홈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사스(SaaS)나 화상회의 등의 원격근무 솔루션 등이 수혜를 입었다. CES 2021은 전통적인 5G 대응 분야는 물론 코로나 19 수혜 분야가 더욱 집중적으로 조명될 것이다.
운송 수단은 매년 주목 받는 주제다. 작년까지만 해도 현대차와 우버(Uber), 구글(Google) 등이 자율주행 컨셉 수준의 기술을 선보였지만, 올해는 실증 가능한 수준의 자율주행과 전기차가 집중 조명되는 분위기다. 당장 메리 바라 GM 회장의 기조연설은 전 세계 커뮤니티의 이동성을 향상하기 위한 GM의 전략, 그리고 전기 운송수단을 시작하기 위한 기반에 대해 다룬다.
미디어 데이에서도 인텔과 모빌아이(Mobileye), 최근 LG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 인디 오토노머스 챌린지(Indy Autonomous Challenge), 캐터필러(Caterpillar), 소니 등 쟁쟁한 업체가 자율주행 및 전기차 관련 브리핑을 한다. 올해부터 전통적인 글로벌 브랜드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미국 테슬라(Tesla)나 중국의 니오(NIO)같은 신생 업체의 생산량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자율주행과 전기차 관련 주제도 크게 주목 받을 것이다.
2021년의 서두에 주목 받는 소비자 가전은?
컴퓨터와 TV, 가전 분야는 항상 CES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주제다. 앞서 5G나 자율주행 등이 기업을 위한 기술적 측면의 접근이라면, 컴퓨터와 TV, 가전은 실제 소비자를 위해 준비된 제품들이 다뤄진다. 2021년의 시선이 모이는 소비자 가전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CES에서는 우리 일상의 모든 IT기기가 등장하지만, TV만큼 CES를 상징하는 제품은 없다. 소비자 가전 중에서도 가장 체감할만한 요소가 많고, 인기가 좋은 게 TV라서다. 게다가 2010년대 이전까지는 파나소닉이나 소니 등 일본 기업이 주류였지만, 2010년대 이후부터는 매년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기술의 초격차를 앞세우며 대미를 장식하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입장에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올해 TV 시장은 예년보다 더 상품성이 높아진 8K 디스플레이와 새로운 미니 LED 기반 TV가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 X 및 플레이스테이션 5 콘솔에 대응하는 48인치 게이밍 TV, OTT를 비롯한 콘텐츠 기능이 강화된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LG전자는 ‘소중한 일상은 계속됩니다’를 주제로 한국 시각 11일 오후 10시부터 30분간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한국시간 13일 오후 12시 15분부터 30분 간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박일평 사장이 ‘미래기술대담(LG Future Talk)’을 진행한다. 프레스 컨퍼런스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LG전자가 새롭게 선보이는 2021년형 올레드 TV 및 미니 LED 기반의 LG QNED TV다.
LG QNED의 시제품인 미니 LED TV는 지난 CES 2020에서 사전 공개된 바 있는데, 1년 만에 상용 제품으로 등장한다. 미니 LED는 각 픽셀이 개별로 동작하는 LED 백라이트로 구성돼있으며, LG전자가 공개한 86형 8K 미니 LED TV는 약 2,500개의 로컬 디밍 구역과 3만 개의 미니 LED가 탑재된다.
CES 2020에서 플랙서블 디스플레이 수십 대로 전시장 입구를 압도했던 LG전자였기에, 온라인 전시 부분은 더욱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LG전자는 별도 사이트(http://exhibition.lg.com)를 통해 3D 가상 전시관을 마련했고, 24시간 내내 진행되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신제품 뉴스와 다큐멘터리, 라이프스타일 쇼, 제품 리뷰 등 100% 온라인 개최에 부합하도록 진행한다.
다음 주부터 온라인 일정 시작··· 2021년 IT 시장의 방향 볼 기회
CES는 전 세계 IT기업의 한 해 사업 방향과 신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다. CES 2020만 하더라도 전 세계 17만 명의 참가자와 4,400여 개 기업이 참여했고, 79개국에서 6,517명의 기자와 블로거가 참석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 세계에서 각자의 위치와 시간대에서 CES 2021을 접할 것이며, 역대 CES와 비교해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각 기업은 CES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고 성실히 2021년의 기술력을 선보일 것이다. 한편, CES는 자격 증명 프로세스를 거친 업계 전문가와 미디어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형 박람회로, 일반 소비자는 각 기업이 일반 소비자를 위해 별도 구성한 전시 홈페이지나 각사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