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우리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놨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비대면’과 ‘비접촉’ 문화는 많은 것을 차단했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죠. 그리고 그 정점에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세계, ‘메타버스’가 있습니다.
익숙한 듯 새로운 키워드, ‘메타버스’
초월이라는 뜻의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 메타버스. 최근 들어 더 자주 쓰이는 단어지만 메타버스는 이미 20년 전인 1992년,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 개념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3차원 인터넷 공간인 ‘메타버스’에서 겪던 일들은 지금 우리 일상에서 그대로 구현되고 있죠.
사실 한국인들에겐 메타버스에 대한 추억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봤을 플랫폼 ‘싸이월드’ 덕분인데요. 페이지 속 작은 방을 내 취향대로 꾸미거나 아바타를 단장하는 일은 요즘 전 세계가 푹 빠져 있는 메타버스 신드롬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당시 싸이월드 속 세상이 단순한 그래픽과 낮은 해상도로 표현에 한계가 있었다면, 요즘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죠.
메타버스 열풍에 탑승하라!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이지만 현실과 똑같은 관계맺기와 게임, 거래, 문화생활 등이 가능합니다. 디지털이 익숙한 세대는 새로운 변화를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있죠. 메타버스 세계는 실험적인 단계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IT/테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던 전통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들마저 아바타가 패션 아이템을 착용해보고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등 메타버스 속 수익 창출에 공을 들이고 있으니까요. 이처럼 사람들의 심리적 장벽과 기술적 한계를 해결한 기업들은 더 많은 사용자들을 메타버스로 끌어 모으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최근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460억 달러(한화 51조 1060억 원)에 해당하며, 2025년까지 6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팬데믹 시대의 새로운 돌파구를 메타버스에서 발견했고 기술 개발과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산업의 대표주자, 로블록스
이 분야에서 급성장한 기업 중 하나는 바로 미국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입니다. 이용자들은 아바타 모습으로 가상세계에서 테마파크 건설 및 운영, 애완동물 입양 등 각종 경제활동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죠. 로블록스는 미국에서 16세 미만 청소년 중 55%가 가입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플랫폼인데요. 올해 7월에는 소니뮤직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가상 콘서트, 댄스파티 등 음악 콘텐츠 사업을 협업하기로 했습니다. 음악계에서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가진 소니뮤직과 함께 로블록스가 어떤 볼거리를 제공할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3D 아바타, 제페토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의 성장도 눈부십니다. 제페토는 얼굴 인식 기술과 AR(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을 이용해 아바타와 가상세계를 만드는 플랫폼인데요. 현실과의 높은 싱크로율과 리얼함을 바탕으로 지난 2월 기준 사용자 2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올 초 실제 구찌(Guzzi) 매장과 흡사한 가상공간, ‘구찌빌라’를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죠. 최근에는 하이브와 YG 등 국내 유수 엔터테인먼트사들로부터 총 17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장세가 무척 가파릅니다.
모여봐요, 메타버스의 숲!
2020년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동물의 숲)’입니다. ‘동물의 숲’은 가상세계의 무인도로 이주한 캐릭터가 집과 마을을 꾸미고 다른 섬에 거주하는 이웃과 교류하는 커뮤니케이션 게임인데요. LG전자는 가전 업계 최초로 게임을 마케팅에 접목하여 게임 안에 ‘올레드(OLED) 섬’과 자체 발광하는 특성을 가진 올레드에서 착안한 ‘릿(LIT)섬’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게이머들은 섬에 방문해 보물 찾기를 하듯 섬 안에 숨겨진 LG 올레드 TV를 찾으며 다양한 LG 올레드 TV 제품을 만나볼 수 있죠.
LG전자의 메타버스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글로벌 기부 캠페인 ‘LG 컴 홈 챌린지(LG Come Home Challenge)’를 올해에는 ‘동물의 숲’과 ‘포트나이트(Fortnite)’와 협업하여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고객 참여형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고] LG전자, 메타버스에서 MZ세대와 기부 캠페인 나선다
‘동물의 숲’에서는 게이머들이 ‘LG 홈 아일랜드(LG Home Island)’에 방문해 ’의류관리 가전 존’, ‘주방가전 존’ 등 LG전자의 다양한 가전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이용자들은 게임 속 ‘해비타트 존’에서 촬영한 인증샷을 해시태그와 함께 본인 SNS에 게시하면 공동 기부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FPS 게임 ‘포트나이트’에도 ‘LG 헬씨 홈(LG Healthy Home)’ 맵이 마련되었습니다.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 등 건강한 삶에 도움을 주는 LG 생활가전들을 모두 활성화시켜 미션을 수행하는 이벤트가 진행됐죠. ‘동물의 숲’과 마찬가지로, 게이머들은 맵에 방문해 촬영한 인증샷을 SNS에 공유하면 기부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들과 함께 비영리 단체인 한국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Korea)에 약 21만 달러(한화 2억 5천만 원)를 기부합니다. 이 기부금은 케냐, 인도, 베트남 등에서 주택 및 학교, 도서관, 공동식수 시설 및 화장실 등 환경 개선을 위해 쓰일 예정입니다.
LG트윈타워와 미국 CMU 캠퍼스를 연결하다, 메타버스 수료식
LG전자의 메타버스 활용 사례는 이외에도 다양합니다. LG전자와 미국 카네기멜론대(Carnegie Mellon University, 이하 CMU)가 함께 운영한 사내 소프트웨어 전문가 교육과정을 마친 직원들이 ‘마인크래프트(Minecraft)’ 속에서 메타버스 수료식을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LG전자는 가상공간에 LG트윈타워와 CMU 캠퍼스를 실제와 유사하게 제작하고, 참석자들이 아바타로 접속해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수료식 연설 역시 CMU의 매튜 베스(Matthew Bass) 주임교수와 LG CTO Software센터장 장문석 전무가 아바타로 등장해 한층 재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죠.
[참고] #Hoxy 메타버스 속에서 진행된 특별한 수료식을 아시나요?
사람보다 더 매력적인 가상 인간이 있다고?
메타버스의 관건은 ‘리얼함’입니다. 현실과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가상공간을 얼마나 실제처럼 구축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리얼한 공간이 갖춰지자 기업들은 ‘사람’에 눈을 돌렸습니다. 픽셀이 보이는 아바타의 수준을 넘어 진짜 사람 같은 외모뿐 아니라 개성 있는 성격까지 갖춘 가상의 인물, ‘버추얼 휴먼(Virtual Human)’을 만들기 시작한 것인데요. 최근에는 그 존재가 진짜냐, 가짜냐 하는 논쟁은 중요치 않을 정도로 매력적인 버추얼 휴먼들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그래픽, 버추얼 휴먼
인스타그램 팔로워 300만 명을 거느린 ‘릴 미켈라(Lil Miquela)’는 ‘버추얼 휴먼’ 개념이 생소하던 때부터 활동한 1세대 인플루언서입니다. ‘브라질과 스페인 혈통을 반씩 물려받은 19살 뮤직 아티스트’라는 서사를 바탕으로 팬들을 끌어모았죠. 물론 국내에도 이런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있습니다. 바로 ‘로지’인데요. 별도 마케팅 없이 SNS에 게시물을 꾸준히 올리기만 했는데도 약 4개월 만에 1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모았습니다. 지금은 로지가 버추얼 휴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녀만의 매력에 다양한 브랜드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죠.
지난 1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CES 2021 LG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는 깜짝 놀랄만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기존처럼 자사 임직원이 연사로 등장하는 대신 앳된 얼굴의 여성이 화면에 나타났는데요. 그녀의 이름은 김래아, LG전자가 앞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보인 버추얼 휴먼이었습니다. 가상인간이지만 현실 속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외모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만 3천여 명이나 됩니다.
이처럼 LG전자는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가상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대면 트렌드를 이끌어나갈 다양한 콘텐츠와 풍성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중입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갈 LG전자의 메타버스, 그 미래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올라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