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웃기고 가장 황당했던 순간
지금부터 45년 전 옆집도 못살고 우리 집도 못살고 나라 전체가 가난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집들은 따락 따락 붙어있고 화장실 아니 그 때는 변소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은 시절이었습니다. 다른 집들도 그렇지만 우리 집도 공중변소를 이용했습니다.
어느 날인가 밤에 배가 아파 변소에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혼자는 못가고 언니들한테 같이 가자고 했었는데 그날 따라 언니들이 같이 가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어쩔수 없어 혼자 변소에 갔는데 그 때 사회에는 전기 값이 아까워 동네 전체가 어두웠습니다. 당연히 변소에도 전기불이 없어 어두웠고 외진곳에 있다보니 밤에는 정말가기 싫은 곳이었습니다. 변소에 앉아 문을 비스듬히 열어 놓고 인기척이 나면 얼른 문을 닫고..정말 사투를 벌여야 되는 곳이었습니다. 문을 좀 열어 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확 열리더니 검은 물체가 내 옆에 서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너무 놀라 머리를 조아리고 숨도 쉬지 않고 있었습니다. 심장 뛰는 소리가 너무 커서 온 동네에 들리는 듯했습니다. 그러더니 머리에서 따뜻한 물이 흘러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술취한 사람이 지나가다가 볼일을 시원하게 보는 듯했는데 나는 무서운 마음에 끽소리 못하고 그 오줌세례를 머리로부터 얼굴 그리고 온 옷에 소낙비 맞듯 흥건하게 적셔졌습니다. 그 충격적인 시간이 백년은 넘었을 것 같았습니다. 검은 물체의 사람이 시원하게 볼일보고 문을 닫고 나가자 나는 옷도 못 올리고 집으로 뛰어왔습니다. 내 꼴을 본 엄마는 놀라며 왜 그러니 하며 물었지만 나는 놀란 가슴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엄마는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을 했는지 내 옷을 벗기고 목욕을 시켜주면서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밤 저는 자다가 경기 했습니다. 그 때 내 나이 아마 9살쯤이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추억이 되어 생각만 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아마 그 때 내가 무서워서 소리 질렀더라면 그 검은 물체의 그 사람은 더 놀라서 쓰러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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