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훌 털고 온 전등사 힐링 여행

2013.05.24 핑구야 날자

서울 근교 전등사에서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린 힐링 여행을 하고 왔어요. 부담없는 주말 여행이었지요. 날씨 좋은 오후를 그냥 보내기가 너무 아쉬워 등산복과 등산화를 챙겨입고 아내와 함께 무작정 길을 나섰습니다.

힐링 여행이 별게 있나요. 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서울 근교 당일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지난번 강화도에 가면서 봐 둔 전등사를 가기로 했답니다. 전등사가 많이 바뀌었다는 말도 들어서 말이죠.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때 신라로 불교를 전파하러 가던 아도화상이 잠시 머무르며 지은 절로 옛날 이름은 진종사라고 합니다.

[핑구의 서울 근교 당일 여행] ⑦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여유로운 전등사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있나?

강화도로 떠나는 당일 여행은 차가 막히지 않아서 좋아요. 더구나 초지대교에서 전등사 방향으로 새로 도로가 생겨서 더 편하게 다녀왔어요. (공용 주차장 요금: 종일 2,000원) 다리가 좀 불편하시면 전등사로 올라가는 도로를 이용해 올라가시면 입구 근처에도 주차가 가능하답니다. 봄이라 그런지 가족끼리, 연인끼리 전등사를 찾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도로가에서 좌판을 벌인 초로의 노인이 한가로워 보였어요.

생각보다 경사가 심해서 아내가 조금 힘들어 했던 계단입니다. 우측 차로로 올라가시면 편하답니다. 전등사의 입장료는 성인 1인에 2,500원으로 좀 비싼 듯 하더군요. 올라가는 길에 음식점도 많고 기념품 가게도 있었지만 훌훌 털어 버리려고 찾은지라 패쓰~
사랑을 전할 수 있을 때 전하는 것이 좋다
 

전등사에 들어서니 올라오던 길과는 다른 느낌으로 펼쳐진 길이 여유로움을 더해 주었어요. 저도 모르게 아내의 손을 살포시 잡았어요. 아내의 손에서 온기가 전해져 너무 행복했답니다. 평소에는 손을 잡고 다닐 기회가 많지 않았거든요.

두손을 꼭 잡은 우리 부부

훌훌 털어버리고 그 자리에 

전등사에 있는 죽림다원이 사찰보다 더 마음이 쏠리더라구요. 죽림다원은 차도 즐기도 도자기도 구매할 수 있는 곳입니다. 완연한 봄이 느껴지는 햇살이 우리 내외의 등을 밀어 안으로 안으로 움직이게 만들었어요. 

풀HD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옵티머스 G Pro로 국화를 담아 보았어요. 하얀 국화와 파란 하늘을 담은 물을 고스란히 옵티머스 G Pro의 카메라에 담다보니 훌훌 털려고 온 힐링 여행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어느 새 아내도 스마트폰을 꺼내 담고 있더군요. 그래, 세속의 욕심은 훌훌 털고 그 자리에 마음이 닿은 아름다운 것들을 담아가자! 그것도 의미있는 여행이겠더라구요. ㅋㅋ 전등사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내려다 본 죽림서원의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였어요.

그릇의 깊이는 생각하지 못하고

금빛 도장을 한 부처상 대신 그림이 있는 절간… 참 색달랐어요. 화려함만을 찾는 세속의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전등사 안으로 흐르는 약숫물로 목을 적시는 관광객들은 저마다 몸 안에 좋은 기운으로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일겁니다. 이처럼 나약한게 사람인데 세상으로 나가면 뭐 그리 강한 척을 하고 지지 않으려고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원인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담을 수 있는 자신의 그릇이 얕기 때문이랍니다. 되지 않은 일에 집착하면서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주변 사람들도 어렵게 한 일을 반성하게 됩니다. 담으려고 담으려고 해도 내 그릇은 얕아 넘치게 되고, 담았다 싶어도 그릇 밑둥에 깨진 구멍으로 흘러 늘 부족하죠. 내가 가지고 있는 그릇의 깊이나 그릇의 상태를 생각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매달린 일상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전등사 대웅전 앞에 연등이 아름답게 하늘을 수 놓았습니다. 저마다의 소원을 함께 한 채 말이죠. 내 소원만이 아니라 타인의 행복을 위해 소원을 빈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눈부신 하늘

눈부신 태양을 사진에 담는 걸 좋아합니다. 그냥 환해지는 느낌이 좋아서 말이죠. 이렇게 건강하게 봄 햇살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전등사에서 내려가는 길

전등사에서 내려가는 길입니다. 동문과 남문의 표지판을 보면서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서 만나게 되는 많은 판단의 기로에서 어느길을 선택하든 최선을 다하자고 말입니다. 맞아요.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가 더 중요하죠. 100% 훌훌 털지는 못했지만 이 점을 명심하면서 만족스러운 전등사의 힐링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답니다.

● 전등사 주변 관광지
함허동천은 강화군 화도면 마니산에 있는 계곡입니다. 조선시대의 승려 기화가 마니산 정수사에서 수도했다고 해서승려 기화의 당호인 함허를 따서 함허동천이라고 지었죠. 마니산 서쪽의 빼어난 산세와 거대한 너럭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볼만합니다. 함허동천 계곡에는 5개의 야영장과 체력단련장, 극기훈련장, 팔각정,샤워장 등 각종 부대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여름에는 많이 이용을 한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찬바람이 어찌나 시원하던지 더위를 싹 잊게 만듭니다. 정수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에 희정대사가 건립했는데 세종 8년에 함허대사가 절 이름을 정수사(精修寺)에서 정수사(淨水寺)로 바꾸었다고 해요. 대웅보전은 원래 정면 3칸 측면 3칸의 건물인데 앞쪽에 별도로 측면 한칸에 해당하는 툇마루를 두어 측명 4칸이 되는 매무 특이한 구조입니다. 날이 좋을때는 영종대교와 강화갯벌을 볼 수 있어 속이 후련한 여행이 될 수 있어요. 물론 강화갯벌을 다녀오셔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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