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꿈을 이룬 어느 봄날의 출근길

2012.04.05 LG전자

돼지 캐릭터 이미지

제 나이 올해로 마흔 넷입니다.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은 나이입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고 당연히 한 여자의 남편입니다.


작년부터 작은 회사에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10년 가까이 식당을 했습니다.

식당과 디자이너? 아마도 고개가 갸우뚱해지실 겁니다.


“나 이 다음에 대통령 돼서 엄마를 자동차 태우고 다닐거야.”

입버릇처럼 내 뱉는 그 한마디에 제 어머니는 흐뭇해 하셨고,

전 손님들 앞에선 늘 효도하는 대통령이 꿈이라고

당하게 밝혀야 했었습니다.

그 후로는 만화영화에 푹 빠져서

만화가가 되고 싶었고,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동네에 야구 바람이 불어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고,

농구대잔치가 열리고 나서는

덩크슛 하는 꺽다리가 되고 싶었답니다.

아무리 생각을 되짚어 봐도 식당은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 최고로 되고 싶었던 것은

만화가였습니다.

그 때는 정말 제가 생각해도 엄청나게

만화영화의 주인공들을 그려 댔었습니다.

노트, 칠판, 비포장 도로 위가 모두 스케치북이었습니다.

심지어 담벼락이란 담벼락에는 모두

제가 그린 만화주인공들이 날고 뛰어 다녔습니다.

그것 때문에 저희 어머니께서는 여러 번 담벼락 주인에게

고개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효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더니 그 약속은 오간데 없고

사고치는 개구쟁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꼬마가 소년이 되고

소년이 청년이 되고

청년에 이르러 디자이너로 꿈을 바꿨지만

이미 그 길에서는 많이 다른 길로 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늘 디자이너의 꿈은 가슴에 남아

생업 이외의 시간에는 디자인 공부와 공모전에

준비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마흔, 중년이 되었습니다.

꿈을 포기할 때도 됐건만

저는 여전히 꿈을 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모전 참가 13년 만에 드디어

목표로 하던 대상과 함께

디자이너로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꼭 3년 전 이 맘 때의 봄날이었습니다.

그 날 아침 출근길

저는 제 인생 최고의 행복을 맛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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