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디자이너들의 섬세한 손길로 탄생한 ‘LG G Pad 8.3’

2013.10.24 자그니

저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태블릿PC 매니아입니다. 지금 갖고 있는 태블릿PC만 해도 7인치급 4개 9인치급 3개. 새로 나온 주요 태블릿PC는 모두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입니다. 이게 모두 자칭 ‘Urban Lifestyle’에 대한 집착 때문에 그렇습니다. 앉아있는 시간보다 돌아다니는 시간이 더 많고, 운전하는 시간보다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이 더 많고, 방만큼이나 카페에 앉아있는 시간이 긴 라이프 스타일.

예, 제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으면서도 가볍고 쓸만한, 그런 기기가 나타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1_G 패드

▲ LG G Pad 8.3

그런 제가 보기에도 LG G Pad 8.3은 무난하면서도 개성이 강한 아이였습니다. 한 손에 들어가는 사이즈면서도 생각보다 크고 화사한 화면, 패드를 쓰는 동안 휴대폰을 가방에 넣어도 별로 불편하지 않게 배려한 Q페어, 사용하지 않고 들고 다녀도 세련된 디자인 등 다른 태블릿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대체 이 제품을 디자인한 분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런 제품을 만들었을까요? 그런 궁금증 속에 G Pad 8.3을 디자인한 두 분을 만나고 왔습니다. 저는 예전처럼 남자 한 분 여자 한 분 그렇게 나오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웬일로 여성 두 분이 나오셨습니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MC디자인연구소 김현이 책임연구원과 차지연 주임이십니다. 게다가-

…으응? 생각보다 미인이십니다?

생각지도 못한 깜짝 등장, ‘G Pad 8.3’

우선 먼저 G Pad 8.3을 어떻게 개발하게 됐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LG 전자에서 태블릿PC 시장에 다시 참여할 것이라고는 다들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실은 무척 비밀스럽게 추진된 프로젝트였어요.”

 

예? G Pad 8.3이 깜짝 프로젝트였다고요? 눈이 똥그래져서 쳐다보는데, 답변이 이어집니다.

“아, 실은, 의도치 않게 비밀 프로젝트가 되어버렸네요. 시작할 때는 그렇게 시작한 것은 아니었는데, 출시 일정이 앞당겨졌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거나 그럴 시간도 없이…(웃음)”

2_G 패드 디자이너들

▲ 김현이 책임연구원(우)과 차지연 주임(좌)

그렇습니다. 요즘 세상에선 ‘유출샷’도 홍보의 일종. 어느 정도 완성된 다음에는 맛보기로 이런 저런 정보를 슬쩍 흘리거나, 테스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공개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쨌든 다들 뭔가 나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기대할 때 제품을 공개하는데, G Pad 8.3은 갑자기 딱-하고 공개된 것이 사실입니다.

“개발은 작년말 쯤 시작했어요. 일정이 상당히 빡빡했던 편이죠. 물론 스마트폰은 개발 노하우도 많이 쌓여 반년 만에 개발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패드 같은 경우엔, 흔히 만들었던 제품이 아니라서… 그런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혁신적인 일정으로 출시된 거죠. 최소 일정에 만들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도 ‘세계적인 퀄리티’를 갖추고자 엄청 노력했습니다.”

 

개발 일정은 최소로, 퀄리티는 최고로 …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어찌보면 조금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도 한 게 사실이예요. 아무튼 LG의 프리미엄 라인업G2 시리즈 전체가 경영진의 의지가 상당히 강하게 반영된 제품군이니까요.

“경영진이 직접 챙기셨으니까요. 저희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일단 G2 시리즈 전체가 그렇게 개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시장의 기회랄까- 그런 것이 강하게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 강한 의지가 없었으면 그 시간 개발하기 어려웠을 거에요.”

 

G Pad 8.3, 사람에게서 배우다

그렇다면 G Pad 8.3의 디자인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우선 내부적으로는 G 시리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며, 특히 LG G2의 연장선 상에 있길 바랬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G2를 늘려놓은 거라면 그건 큰 스마트폰이지 태블릿PC가 아닙니다.

“맞아요. G2시리즈의 라인업을 완성하면서도, G2와 유사하지만 패드 자체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답니다. 그러니까, 세상엔 태블릿PC가 참 많잖아요. 그 중에서 G Pad 8.3은 어떻게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하고 고민했습니다. 크고 웅장하고 좋고 첨단이고 뭐 그런 것 보다는… 그냥 편안하게 쑬 수 있고 편리하게 쓸 수 있고… 그런 것들이요. G2는 첨단을 달리고 있다는 이미지가 강한데요, G Pad 8.3은 그것보다는 더 편안하고 심플한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심플하면서도 편안한 느낌, 그쪽으로.”

 

G2와 닮긴 했지만 다른, 심플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의 태블릿 PC. 그런 것은 대체 어떤 것일까요? 그런 것을 디자인에 ‘구체적’으로 반영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우선 뺄 수 있는 것을 모두 뺐습니다. 정말 모두 빼버렸어요. 디자인이 심플해서 일반적으로 양산 시에 발생하는 이슈 또한 크게 없이 쉽게 진행되었습니다. 대신 그렇게 뺄 수 있는 것을 모두 빼려는 노력이, 오히려 G Pad 8.3의 퀄리티를 높이는 한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맞아요. G Pad 8.3은 정말로 심플합니다. 그러니까 케이스 같은 것을 씌우지 않고 일명 ‘생 패드’로 들고다니고 싶을 정도로, 날 것이 가지는 심플함이 잘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뺐는 지가 궁금해 집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꿉니다. G Pad 8.3의 디자인이, 사람에겐 어떤 느낌으로 다가가게 하고 싶었냐고.

 

“편안함이요. 그러니까, 첨단의 느낌을 배제한 그런 말이 아니라, 그렇지만 나에게 쉽게 다가올 수 있는 UX를 담는 그릇 같은 것? 그런 것을 제품에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봤을 때 느낌이 딱딱하게 각진 느낌이 아니라 부드러운 라운드로 구성되어 있짆아요. 첫인상도 그렇게 부드럽게 다가가길 바랬습니다. G2의 맥락을 잇는 느낌도 있지만, 사람들이 다가가기 어려운, 어떤 벽이 되거나 둔하거나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이 싫었거든요. 보다 쉽게 나에게 다가올 수 있는 태블릿PC. 그렇게 보이고 싶었어요.”

 

이 대목에서 속으로 푸하하-하고 웃었답니다. 그러니까, 뭐라고 할까요. 그런 인상들 있잖아요. 웃는 눈이 반달이라, 웃는 모습이 예뻐서, 처음 봤는데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남자/여자들. 디자이너 분들은 G Pad 8.3을, 그런 친근하게 느껴지는 존재로 만들고 싶었나 봅니다.

“그 밖에도 사람에게서 많이 배웠어요. 소비자 조사를 해보니 다들 태블릿이 모두 무겁고 크고 한손에 안들어오고… 그런 것에 대한 불만을 많이 가지고 계셨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든 G Pad 8.3의 크기를 손 안에 들어오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부분들을 다 깍아낸 거구요. 손에 맞도록 수도 없이 많이 깎아보고 쥐어보며 디자인했답니다. 또 가벼운 것에 대한 요구가 엄청나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무게를 줄이기 위해 모노코크 방식으로 디자인했습니다. 항공기나 자동차 같이 가벼우면서도 연비를 올리는 기기들에 사용되는 방식인데요- 지패드는 뒷판이 단순한 껍데기가 아니라 본체를 구성하는 뼈대입니다. 이렇게 뼈대를 바깥쪽으로 빼서 일체화 시키면서 외관도 미려하게 할 수 있었고, 강성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또 두께도 얇아졌구요.”

▲ 차지연 주연구원 

오- 제품 디자인에 그런 비밀이 숨어있었군요. 사실 이런 쪽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제품을 만져만 봐도 아실 수 있을 부분이겠지만.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G Pad 8.3, 개인을 향하다

4_G 패드 인터뷰

이쯤에서 다시, 다른 질문이 떠오릅니다. 저는 디자인을 하기 전에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단순히 예쁜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 아니라, 그 제품을 가지고 사용하는 사람에게 잘 어울리면서 기쁨을 주는, 그런 디자인이 진짜 예쁜 디자인이라고. G Pad 8.3 디자이너들은 이 기기를 들고 있을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고 만들었을까요?

“멀티미디어 기기로 사용하는 것을 많이 생각해 왔어요. PC나 노트북을 대신하는 기기로. 그러니까 업무를 위한 기기가 아니라, 좀 더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구요. 물론 다른 제품도 있긴 하지만… 7인치는 좀 작다는 느낌이었거든요. 7~10인치 사이의 나만을 위한 기기. 다들 그렇게 많이 쓰시잖아요. 보통 개인적인 용도로 메일 체크나, 자기만의(?) 동영상을 본다거나하는, 그런 프라이빗한 용도에 사용되지 않을까요? 사실 9인치급 태블릿PC는 지하철 같은 곳에서 보고 있으면 공용 기기처럼 되버려서(웃음). G Pad 8.3은 안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답니다.”

 

그러니까 개인과 공유의 중간 어디쯤,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만 너무 작진 않고, 시원하게 볼 수는 있지만 남들과 같이 보지는 않아도 되는, 그런 태블릿PC를 디자인하고 싶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포인트는 명확했습니다. 손 안에 들어오는 가장 큰 제품. 그 때문에 설계할 때도 노력을 많이 했구요. 솔직히 기존에 출시된 패드와는 다르게,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개선해주고 싶은 목표가 컸습니다. 태블릿PC 는 분명히 책상에 놓고 쓰는 제품들과는 태생이 다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테이블에서 쓰기 좋은 제품으로 되어 있더라구요. 거기에서 벗어나면서도 성능이 놓은 제품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음, 그런 것이 기획자의 목표였던 것 같아요(웃음). 아무튼 디자인할 때 그런 것이 잘 통해서… 논쟁 없이 잘 진행됐던 것 같네요. 내부 조율할 때도 별로 이슈가 없었고”

 

▲ 김현이 책임연구원 

오호. 이런 제품을 개발할 때 서로 싸우기도 하는군요. 사실 저도 많이 싸우니(응?) 잘 아는 일이긴 하지만, 미인 분들 입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새삼스럽습니다. 아 맞다, 이 분들은 이번엔 별로 안 싸우셨다고 했…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또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제품을 디자인할 때, 한국 소비자 평균 손바닥 크기인 127mm를 기준 삼아 만들었는데요- 사실 사람마다 손 크기가 다 다르잖아요. 그래서 목업 디자인 만들어서 테스트하고 그럴 때, 농담 삼아 손 작은 사람 빠지라고도 하고(웃음) 너 때문에 화면 작아지잖아! 그런 식으로도 놀리고(폭소)”

G Pad 8.3 핸드그립

그 뿐만이 아닙니다.

“실은 여러가지 컬러로 만들 생각도 했었습니다. 맨 처음에는 지금 나온 것과 같은 배색이었는데, 중간에 이런 저런 색으로 많이 바꿔봤어요. 사실 골드 컬러로도 작업했었답니다. 저희가 트렌드 서칭도 하는데, 골드 컬러가 뜰 것이란 얘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만들고 놨더니 사람들 반응이 ‘양은 도시락이냐?’라서(웃음). 지금 시점에선 내도 반응이 괜찮을 것 같은데… 아무튼 여러 컬러로 수 십 가지를 만들었는데, 결국 처음 제시했던 대로 돌아왔네요. 대신 질감을 더 살리라는 요청과 함께요.”

 

응? 질감은 대체 어떻게 살리는 걸까요? 다시 귀가 쫑긋해져 질문을 해봅니다.

“손에 맞는 다양한 질감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베스트라 생각되는 것을 골랐습니다. 뒷면의 알루미늄 처리 공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만지는 느낌이 다 달라지는데요- 그 공정을 조금씩 다른 조건에서 테스트해 보면서, 수십 가지 이상의 샘플을 쭈욱 늘어놓고 하나하나 만져보며 골랐어요.”

6_G 패드 디자이너들

G Pad 8.3, 기존 태블릿의 틀을 깬 제품으로 기억되길!

마지막은 제가 좋아하는 악세사리 이야기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LG 지프로 스마트폰 케이스만 4개 이상 산 악세사리 중독자…이기도 해서요. 지금 나와 있는 G Pad 8.3의 악세사리군이 꽤 부족하게 느껴졌었거든요.

“일단 거치대와 케이스가 같이 나왔구요. 악세사리는 지금도 계속 하고 있는 중입니다. 가죽 제품도 고려하고는 있지만 출시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이고요. 같은 경우도 고려를 했었는데, 선택과 집중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펜을 넣어서 본체 크기를 키우느니 그냥 빼자고 의견이 모였거든요. 생각보다 펜을 안 쓴다는 조사 결과도 있고, 또 별도로 펜을 제공했을 경우 자꾸 잃어버리고 하는 문제도 있고… 그냥 손가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쉽고 심플하게-가 목표였으니까요.”

 

짐작하셨겠지만, 사실 전 이 부분이 상당히 아쉽습니다. 보다 좋은 악세사리 하나가 제품의 가치를 많이 높여주는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다른 태블릿PC는 가로 모드가 기본으로 되어 있는 제품도 있는데, 가로 거치도 되는 그런 거치대를 내놓으실 생각은 없냐고. 전 이때까지만 해도 G Pad 8.3 거치대는 세로만 되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예? 가로 거치도 되는데요?”

 

그리고는 가로 거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게요… 으하하… 그러니까요…

탁-하고 옆으로 눕히면 끝나는 일이었다는…;;;

뭘까요. 이 사기를 당한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이 기분은;;

아무튼 마지막으로, G Pad 8.3이 어떤 제품으로 기억되고 싶은 지를 물어봤습니다. 음, 왠지 미리 준비하신 것 같은 대답이 돌아옵니다.

김현이 : 아직은 태블릿 전성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작 단계도 아니잖아요. 진입기를 막 지난 같은 느낌. 그 시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태블릿이 되고 싶습니다. 다들 이 제품을 보면… 되게 화면 좋다, 크다, 그러면서 놀라거든요. 이런 제품이 아직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틀을 깨는 태블릿, 화면 크기와 휴대성을 같이 잡은, 기존의 틀을 깬 태블릿으로 기억되고 싶네요.
차지연 : 실루엣만 봐도 아- 이 제품이 G Pad 8.3이구나-하고 알 수 있는, 그런 태블릿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사람이 제품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사람에게 맞춰진, 그런 제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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