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컨 주임이 살아가는 방법(2부)

2013.04.22 김중식

LG전자 개발자의 좌충우돌 직장생활을 담은 공감웹툰 [위대한 개쓰비]는 매주 월요일에 발행됩니다. 다음 연재는 4월 29일(월)에 발행됩니다. 여러분의 리얼 직딩 어드벤처 스토리를 보내주시면 웹툰에 반영해드립니다.

<펠리컨 주임이 살아가는 방법 - 2부>  ## 나레이션 : 밤새 문자를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왜 나에게 문자를 보낸 걸까요? 답문을 보냈는데 더 이상 대답이 없습니다.  상황 : 밤을 새 눈이 퉁퉁 분 늘보가 휴대폰을 보면서 이를 닦고 있는 모습(세면대). 휴대폰에는 "늘보야. 잘 지내?" "너도 잘 지내?"  ## 나레이션 : 지하철에서 졸다가 정거장을 지나쳤습니다. 간신히 지각은 면했지만 팀장님이 혼 내시는 소리가 들리네요.  상황 : 팀장님에게 혼나는 펠주임 팀장 : 아니 모니터도 끄지 않고 퇴근한거예요? 자리 정돈도 안한거 보니까 급하게 칼퇴한거 같더만. 펠주임 : (머리를 긁으면서) 네. 갑자기 어제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팀장 : (멋쩍은 표정으로) 그러면 보고를 했어야죠.  ## 나레이션 : 어떻하죠? 깜빡하고 어제 부탁하신 것을 까먹었네요.  늘보 : (손을 입안에 넣고) 자리 정돈도 안하고, 아침에 모닝콜도 안했네.  ## 나레이션 : 아니나 다를까 펠주임님이 저를 부릅니다. 상황 : 겁먹은 늘보. 늘보의 노트북 window live 메신저 : 늘보씨. 휴게실로 나 좀 봐요.  ## 펠주임 : 혹시 일부러 그런거야? 늘보 : 절대 아닙니다. 깜빡했어요. 펠주임 : 깜빡하게 따로 있지. 선배가 부탁한 것을 깜빡한 것은 그만큼 우습게 생각한다는 거잖아. 늘보 : 익숙한 부탁이 아니라서 습관이 되지 않았어요. 펠주임 : (팔짱을 낀 채로) 그럼 늘보씨가 잘못했으니 음료수 한잔 사. 늘보 : 네. 제가 살게요.  ## 나레이션 : 다행히 음료수 한잔에 펠주임님이 화를 푸시네요. 어쩌면 팀장님에게 혼이 나는 것이 익숙해지신 것 같습니다. 펠주임 : 그런데 왜 아침엔 모닝콜 안해준거야? 늘보 : 갑자기 학교때 만났던 여자친구가 문자가 와서 혼란스러웠어요.  ## 나레이션 :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다보니 1시간이 지났습니다. 늘보 : 아무래도 저 이제 들어가봐야 할 것 같아요. 펠주임 : 뭐야. 한참 재미있어지는 판에. 그래서 그렇게 어이없이 헤어진거야?  ## 나레이션 : 점심시간이네요. 오전에는 아무런 일도 못했습니다. 상황 : 같이 밥을 먹으러 구내 식당에서 줄을 서 있음. 늘보 : 궁금한 것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여유롭게 회사를 다니실 수 있는 거죠? 펠주임 : 알고 싶어? 그러면 밥을 사. 그러면 이따 휴게실에서 따로 알려주지.  ## 나레이션 : 호락호락한 분이 아니네요. 펠주임은 아마도 영업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일단 밥을 사기로 했습니다.  상황 : 휴게실씬 펠주임 : 뭐 어려운 것이 아니야. 정확하게 내 일과 상대방의 일을 구분하는 거야. 회사안에서는 담당자가 없는 여러가지 애매모호한 일들이 있거든. 그런 것들을 신경쓰니까 야근을 하는거라구. 늘보 : 하지만 일을 미루면 상대방이 싫어할 텐데요. 펠주임 : 그럴 때 사용하는 3가지 법칙이 있지.

1. 상대방에게 일단 먼저 검토해달라고 선수를 친다. 상황 펠선임 : 이 문제는 일단 메모리가 부족해 죽는 문제이므로 시스템 파트에서 검토해주셔야 할 듯 합니다. 비슷한 문제가 여러개 있으니 함께 부탁할께요. A : 네. 일단 확인해볼께요.  2. 상대방이 여러 파트일때는 뒤로 빠져 상대방끼리 싸우게 한다. 상황 펠선임 : 그러니까 시스템 파트에서 알람파트쪽이 의심스럽다고 하더라구요. 일단 궁금한 것이 있으면 시스템 파트에 물어봐요.  B : 아. 그럼 이상한 점이 있으면 시스템 파트에 물어 볼께요.  3.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상황 B :  이 문제는 제가 검토할 것이 아닌 것 같은데요. 펠주임 : (버럭 소리 지르면서) 그럼 내가 할거라는 겁니까? 정확하게 확인도 안하고 이야기하시는 거예요? 지금 그런 말이예요?  ## 나레이션 : 펠주임님의 말은 신입사원이 받아들이기엔 굉장히 현실적이었습니다.  늘보 : 그런가요? 말선임님은 업무의 경계를 두지 말고 다 관심을 둬야한다고 했거든요. 왜냐하면 우리는 개발쟁이니까요. 펠주임 : 거기서 차이가 있는 거라구. 우리가 정말 개발쟁이일까?  ## 나레이션 : 우리가 개발쟁이가 아니라면 뭘까? 나는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물어보려는 찰라에 말선임님이 나타납니다. 말선임 : 늘보씨. 여기서 뭐하는 거야. 세미나 한번 끝냈다고 요새 계속 자리에서 없네? 늘보 : 아니예요. (자리에서 일어난다.)  ## 나레이션 : 그날 저녁 팀 회식이 있었습니다. 나는 일부러 펠주임님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술을 얼큰해지도록 마신 펠주임님이 말을 겁니다. 상황 : 삼겹살 먹는 회식자리. 펠주임 : 늘보씨는 회사에서 꿈이 뭐야. 늘보 : 저는 세계 최고의 Wi-Fi 전문가가 되는 거죠.

펠주임 : 그건 좀 추상적인걸.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더 현실적인 것을 말하는 거야.  늘보 : 월급받은 것보다 몇 배는 회사에 더 이익을 주는 그런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side) 그럼 펠주임님은요?  ## 나레이션 : 펠주임님이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사진을 보여줍니다. 상황 : 2살정도 딸의 사진. 펠주임 : 그것도 좋네. 내 목표는 말이야. 임원이 되는 게 아니야. 내 딸이랑 즐겁게 사는 거야. 그러기 위해서 가늘고 길게 회사를 다니고 싶어. 늘보 : 따님이 이쁘네요. 펠주임 : 나도 한때는 회사가 좋아하는 yes 맨이었지. 모든지 다 할 수 있다고 했거든. 하지만 그렇다고 회사가 다 알아주진 않더라 이거야.  ## 나레이션 : 그 당시는 그냥 펠주임님의 자기 합리화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상황 : 집에서 술에 취한 채 엄마에게 늘보 : 잘 이해할 수는 없지만 각자 나름대로의 인생이 있는 것 같아요. 엄마 : 무슨 말이니? 늘보 : 아... 아니예요. 정신세계가 독특한 회사 선배가 있어서요.  ## 나레이션 : 며칠이 지난 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펠주임님의 아내가 출산중 과다출혈로 사망하셨다는 것을. 그리고 아이는 여전히 비싼 심장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도. 어렵네요... 신입사원의 좁은 식견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인생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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