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디자인상을 휩쓴 ‘LG 더블 매직스페이스’ 디자이너를 만나다
예전에는 냉장고가 단순히 음식을 보관하는 가전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트렌디하고 스마트하지 않으면 바로 주부들의 눈 밖에 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냉장고! LG전자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는 세계적 권위의 ‘레드닷(red dot) 디자인 어워드’에서 대상(Best of the Best)을 수상한데 이어 ‘iF 디자인’ 본상 수상,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 본상 수상 등 세계 3대 디자인상을 휩쓰는 쾌거를 기록했습니다.
트렌디함과 실용성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더블 매직스페이스’의 주역 LG전자 HA디자인연구소 서운규 수석연구원과 이대성 선임연구원을 만나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 ‘LG 더블 매직스페이스’ 디자이너 인터뷰 – HA 디자인연구소 서운규 수석, 이대성 선임
ㅣ왼쪽부터 HA디자인연구소 이대성 선임, 서운규 수석
Q1.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가 2015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소감 한마디 부탁합니다.
서운규 수석 국내에서는 굿 디자인상에서 대통령상을 몇 차례 수상하긴 했는데,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에서 냉장고가 대상(Best of Best)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라서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그간 상 복이 없어 이번에도 별 기대를 안 했는데(웃음)… 수상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또한 그 동안 수많은 경험들과 선, 후배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대성 선임 냉장고는 유럽, 북미, 한국 등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른데요,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수납 등 사용성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Q2.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를 어떻게 디자인하게 되었는지?
서운규 수석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차이를 아세요? 예술이 자기만의 생각 중심이라면, 디자이너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 만족할만한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점이 다르죠. 더블 매직 스페이스도 결국 실사용자인 ‘주부들이 사용하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착안해 만든 공간입니다. 냉장고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 어떻게 레이아웃을 잡아가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고객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모든 기술을 총동원해 최적의 조합을 맞춰 나가는 과정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Q3. 디자인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대성 선임 기존의 ‘매직스페이스’가 2개 더 들어간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를 기획하면서 고객 관점에서 어떤 편리한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디자이너 관점에서 고객 조사를 통해 가치 인증을 하고 유관부서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의 경우, 상품기획 단계에서 디자인을 먼저 제안한 제품이라 냉기 손실을 줄이는 방법 등 기술적 이슈는 어떻게든 해결해야 했습니다. 디자인에서 주도하여 유관 부서를 설득하고 근거를 수치화하여 의사 결정을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Q4.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의 매력 포인트는?
서운규 수석 국내에서는 얼마 전까지도 스테인리스 소재가 상업용 냉장고에 주로 사용된다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이런 고정 관념을 깨고 스테인리스에 칼라를 입히는 증착 공법과 냉장고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던 중후한 느낌의 ‘샤이니 다이아 블랙’ 컬러로 프리미엄 디자인을 완성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레드닷, iF, IDEA)에서 수상을 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저희가 디자인한 제품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으니 더욱 자부심이 커지더라고요.
Q5. ‘샤이니 다이어 블랙’ 디자인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서운규 수석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디자이너의 ‘직감’이었습니다. 스테인리스 소재에 대해 고민을 엄청 많이 하며 늘 머릿 속에 담고 다니면서 지내던 차에 아주 사소한 것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인테리어 전시 매장에서 미팅을 하던 중 벽에 걸린 아주 작은 메탈 타일 샘플을 보곤 느낌이 너무 좋아서 샘플 작업을 해보자고 제안했죠. 북미지역에서도 수년간 많은 ‘마감(Finishing)’에 도전해 봤지만 이번 소재만큼 좋은 반응이 나온 적이 없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샤이니 다이아 블랙’이었답니다.
Q6. 디자인을 할 때 힘든 부분이 있다면?
이대성 선임 메탈 소재의 가전제품 디자인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지문 처리입니다. 물리적 증착(PVD) 공법을 사용해 잘 닦이는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사실 북미 지역에서는 워낙 스테인레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내지문 코팅(지문이 잘 안 묻도록 하는 공정)을 할 경우 단가 상승이 되므로 지문이 묻더라도 그냥 사용합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지문에 대해 굉장히 예민합니다. 스테인레스 코팅으로 오염물질 제거나 청소가 쉬우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유지하는 디자인 공정이 가장 까다로웠습니다. 보통 스테인리스에 색감을 넣으면 메탈의 질감이 떨어지는데, 그 최적점을 찾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스테인리스의 질감은 살리고 중후한 컬러를 적용한 냉장고 디자인은 이 제품이 처음이었습니다.
Q7. 특히 주부입장에서 수납이 정말 놀라운데요, 디자인 면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이대성 선임 냉장고에서 수납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수납을 잘 못하면 냉장고에서 음식이 썩어거나 냉동실에 방치하다가 결국 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한국인의 음식 보관 습관에 대해 많은 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요리하고 남은 식자재를 찾지 못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도어 쪽에 ‘알뜰 야채실’을 적용해 눈으로 보고 쉽게 찾을 수 있게 했습니다. 또, 가정마다 용기 사이즈가 제각각인 점을 고려해 도어에 높이 조절이 가능한 ‘무빙 바스켓’을 적용, 소비자의 사용 패턴에 맞게 칸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ㅣ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알뜰 야채실, 멀티수납코너, 신선야채실, 무빙바스켓
냉동실의 경우 봉지 겹겹이 쌓여 있는 냉동 식품을 분리해 보관하기 쉽도록 여러 개의 서랍을 적용해 종류별로 보관토록 했으며, 도어 쪽에도 ‘대용량 바스켓’ 공간을 넓혀 더 많은 식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Q8. 냉장고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이대성 선임 개인적으로 수납용 내부 부품이 많다는 게 물리적으로 힘든 점이고요(웃음). 다음으로는 냉장고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인데요, 냉장고를 사용하는 소비자 행동 패턴을 분석해 ‘불편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과 ‘소비자가 불편하다고 인지하지 못하는 불편함까지 찾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서운규 수석 17년간 냉장고 외 다른 제품도 디자인해 보았지만, 냉장고만큼 디자인에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은 제품은 없었습니다. 냉장고는 누구나 사용하고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견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냉장고 디자인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디자이너로서의 직감이나 느낌을 단서로 내부를 설득할 수 있는 수치를 내놔야 할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Q9. 개인적으로 최고의 디자인을 꼽는다면?
이대성 선임 2010년 디자인을 시작해 2012년 출시한 상냉장 타입의 ‘매직스페이스(모델명: V9100)’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의 모티브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2012년부터 디자인을 시작해 2014년에 출시한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도 3대 디자인 어워드까지 수상했으니 제게는 잊지 못한 제품이 되었죠. ^^
서운규 수석 아직 냉장고 디자인에 대해 갈증을 많이 느낍니다. 항상 1%가 아쉽다고 생각해요~ 아무 설명 없이 그냥 보고,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언젠가 “아니 이건 누가 디자인했지?”하며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제품 디자인을 선보일 그날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를 마치며
냉장고 디자인은 주부인 제 관점도 그렇고 디자이너들의 관점도 그렇고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럽고 그러면서도 그만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냉장고 제품은 아름다운 디자인에 편리한 수납 기능까지 전체적으로 다 갖춰야만 최고의 디자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에 이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주부인 저도 고객의 입장에서 더욱더 멋진 냉장고의 등장을 가슴 두근거리며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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