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한국 대표팀의 과제
벌써 2014년이 시작됐다. 새해가 밝으면 기대되는 것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아무래도 브라질 월드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서형욱의 풋볼리스트] ⑪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한국 대표팀의 과제
이달 초, 브라질에서는 2014년 월드컵 조 추첨이 진행됐다. 대한민국은 H조에 속해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를 만난다. 상대적으로 해 볼 만한 편성이다. 물론, 월드컵 본선에서 쉬운 상대는 없다. 모두의 평가가 긍정적인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평가에 의한 것이다. 한국이 과거 월드컵 본선에서 만난 상대들을 비교해도, 이번 월드컵에서 각 포트별 강국들을 피한 것을 감안해도, 분명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것이 다행일 뿐이다.
유럽 강호 벨기에는 최근 아자르(첼시), 펠라이니(맨유), 콤파니(맨시티) 등 수 많은 특급 선수들을 배출한 강팀이지만 큰 대회 경험과 감독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 러시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알제리는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가장 약하다는 분석이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남미에서 열리는 대회에 남미를 만나지 않는다는 건 명백한 어드밴티지다. 하지만 이를 거꾸로 말하면 나머지 세 팀에게도 H조는 ‘해 볼만한’ 그룹인 셈이다. 결국 얼마나 상대를 잘 분석하고, 또 얼마나 우리의 약점을 잘 보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두가지 강점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여러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 힘겹게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낸 뒤 물러난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한 홍 감독은 상대적으로 짧은 준비 기간 속에 변화를 시도했다. 출발은 느렸지만 완만하게나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대표팀의 전력은 남은 5개월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현재 우리 대표팀의 강점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월드컵 경험이고, 둘째는 미드필드의 강세다. 공교롭게도 둘은,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우리 대표팀에게 자주 약점으로 거론되던 부분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8년 연속으로 본선에 오르게 된 대표팀에게 경험은 더 이상 부족하지 않은 것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월드컵 본선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치와 그에 따른 요령이 숙지되어 있다. 현지 적응을 위해 필요한 시간과 지치지 않는 시간의 범위,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는 전략 등, 월드컵이 낯선 팀들에게 익숙치 않거나 버거울 수 있는 것들이 더 이상 핸디캡이 아닌 것이 되었다. 또한, 허리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의 역량도 대단하다. 중앙의 기성용(선더랜드)과 김보경(카디프시티),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오른쪽의 이청용(볼턴)과 왼쪽의 손흥민(레버쿠젠)은 웬만한 나라와 맞붙어도 밀릴 것 없는 경험과 기량을 겸비한 선수들이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여전히 박지성-이영표의 은퇴 공백이 메워지지 않은데다, 최전방 공격수에 적임자를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1년 1월 아시안컵이 끝난 뒤 은퇴한 박지성-이영표의 공백에 대한 걱정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영표의 왼쪽 풀백의 경우 그간 수 많은 선수들이 이 자리를 들락거렸지만 아직 적임자를 구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J리그에서 활약 중인 대표팀 막내 김진수(21)가 홍명보 감독에게 중용되고 있지만 아직 낙점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박주호를 비롯한 여러 경쟁자들이 존재하지만, 누구도 확실한 눈도장을 얻지는 못한 상태여서 갈 길이 멀다. 오른쪽 풀백 역시 최근 울산의 이용이 호평을 받고 있지만 송종국-차두리의 뒤를 이을만한 선수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남아 있다. 센터백이 김영권-홍정호 콤비로 굳어진 상황에서 이들의 양 옆을 책임질 선수에 대한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그리고 해결해야 할 과제…
박지성의 공백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기량 면에서는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공격수의 등장과 여러 재능있는 경쟁자들의 존재로 타격이 적은 편이지만, 공격진에 무게감을 실어줄 선수의 부재가 여전하다는 점, 나아가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할 절대적 리더의 부재가 주는 허전함은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이청용이 새로운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고 공격진의 짜임새도 나아지는 중이라 고민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박지성이라는 이름이 주는 안정감, 신뢰는 여전히 한국 대표팀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골잡이 부재 역시 그간 대표팀을 이끌어온 이동국의 노쇠, 박주영의 부진이 겹치면서 혼돈기가 길어지고 있다. 최근 K리그 MVP 김신욱(울산)의 급부상이 눈에 띄지만 아직 국제 무대 검증이 덜 되었다는 점에서 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처럼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최선책은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1월에 있을 전지훈련 및 평가전은 그 첫 단추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내년 1월 13일 브라질 상파울루로 출국해 전지훈련을 시작한 뒤 21일 미국 LA로 이동, 26일 코스타리카, 30일 멕시코, 2월 2일 미국과 연이어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3주 일정으로 치러질 이 짧지 않은 훈련 기간 동안 대표팀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기대된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만나보세요!
LiVE LG 뉴스레터 구독하기LiVE LG의 모든 콘텐츠는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글과 이미지는 저작권과 초상권을 확인하셔야 합니다.운영정책 보기
관련 콘텐츠 리스트
-
-
-
-
슈케어·슈케이스의 화룡점정, 우리가 찍었어요
2023.04.21
인기 콘텐츠 리스트
-
LG전자, ‘지속가능한 주거생활’ 제시한다
2023.03.02
-
LG전자, 휘센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 실시
2023.03.01
-
-
김용호의 시선으로 바라본 신비로운 창원과 LG스마트파크
2023.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