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책을 읽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하는 7가지 방법

2013.01.17 신정철

2013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해가 되면 금연이나 체중감량 같은 계획 많이 세우시죠? 혹시 새해 목표를 책읽기로 정하신 분 계신가요? 올 한해 어떻게든 책을 많이 읽고 싶다는 분이 계시다면, 지난 1년 동안의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2011년에 <1만 페이지 독서력> 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1년 동안 1만 페이지의 독서를 해보자는 책이지요. 1만 페이지라고 하니 엄청난 것처럼 생각되지만, 하루 27페이지 정도만 꾸준히 읽으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지요. 책 한 권을 300페이지로 가정하면 대략 33권 정도가 됩니다.

'2013ook' 새해, 책을 읽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하는 7가지 방법

'1만 페이지 독서력' 표지
물론, 하루 27페이지를 꾸준히 읽는 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책을 읽고 저도 1만 페이지 독서에 바로 도전을 해보았지만, 첫 번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책읽기 시간을 매일 꾸준히 마련하는게 결코 쉽지 않더라구요. 처음에는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고 남은 시간 동안 책을 좀 읽었는데, 업무가 바빠지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보니 그냥 웹서핑을 하거나 쉬게 돼버렸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가서도 아이와 놀고 집안 일도 조금 하다보면, 집에서 책읽기에 쓸 시간을 낸다는 것도 어렵더라구요. 결혼해서 어린 아이가 있는 직장인들은 거의 다 저와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2011년 첫 번째 시도를 실패하고, 2012년 또 다시 ‘1만 페이지 독서’를 새해 목표로 잡고 도전을 해봤습니다. 2013년 새해가 되기 전에 1년 동안의 독서 일지를 정리해보니 제가 접한 책은 총 65권, 그 중 다 읽지 못한 책이 4권, 다 읽은 책이 61권으로 페이지 수를 총 합하면 19,051페이지 였습니다. 당초 목표가 1만페이지 독서였으니 거의 2배 정도를 달성한 셈이죠. 사실 읽은 책의 권수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책은 하루만에 다 읽은 것도 있고, 어떤 책은 거의 2주 동안에 걸쳐 정성들여 읽기도 했기 때문이죠. 책 좀 읽으시는 분들은 사실 읽은 책의 숫자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건 아실 거예요. 책을 읽고 스스로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었냐가 더 중요하죠. 그래도 2012년 제 독서 성과에 의미를 두자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씩은 책읽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게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에는 어떻게 독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을까요? 제가 직접 써 보고 효과를 봤던 ‘책읽기 습관을 만드는 방법 7가지’를 소개해드립니다.

1. 책읽기 시간을 자동이체하라

재테크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통장 분리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돈의 용도에 맞게 통장을 분리하고, 저축을 하기 위해서는 저축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자동이체하는 거죠. 돈을 쓰고 남은 걸 저축하는게 아니고, 쓰기 전에 미리 자동이체 시켜버려야 저축하기 쉽다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원리를 책읽기에 적용합니다. 책읽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하루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내 시간을 책읽기 시간통장에 자동이체 시켜버리는 겁니다.

통장 이미지▲ 책읽기 시간통장에 가장 먼저 자동이체하세요.

회사 업무를 시작하거나, 퇴근하고 나서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 변동성이 너무 많습니다. 아무리 책을 읽고 싶어도 그날 그날 바쁜 정도가 다르고, 약속이 갑자기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에 책읽기 시간을 고정적으로 꾸준하게 확보하기가 힘들어요. 하루 일을 시작하기 전에 책읽기에 시간을 자동이체 해버리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이 방법의 효과를 회사 덕분에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회사 통근버스 시간이 일러 출근을 하면 8시쯤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그래서 9시 업무 시작 전까지 한 시간 정도 항상 남았고, 그 시간을 책읽기에 쓸 수 있었습니다. 이른 통근버스 시간 덕분에 하루의 시작을 무조건 책읽기로 시작할 수 있었던 거죠.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올해 책 좀 읽어보겠다는 분들께는 1시간 일찍 사무실에 출근하는 방법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에 집에서 1시간 읽고 오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그런데 사람마다 아침형이 있고 올빼미형이 있잖아요? 아침 일찍 일어나기가 정말 안되는 분들은 밤 시간을 활용할 수 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이 때도 항상 같은 시각에 고정적으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 잊지 마세요.

그런데, 사무실에 더 일찍 출근해도 책읽기가 잘 안 되는 경우 많죠?
저도 처음에 그랬거든요. 그래서 두 번째 방법이 필요합니다.

2. 환경을 통제하라

책을 읽으려고 사무실에 일찍 출근했습니다. 이제 어떤 일부터 시작하시나요? 노트북을 열고 부팅을 기다리겠죠? 메일 체크부터 먼저하고, 웹서핑도 좀 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은 SNS에도 한 번 들어가 보겠죠?

이러시면 안됩니다!

사무실에 일찍 출근해서 책을 읽고 싶다면, 책읽기에 맞게 환경을 통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컴퓨터를 켜지 않는 것입니다.

자리에 앉아 책을 펴도 화면에 웹브라우저가 열려 있으면 책에 집중하기 힘듭니다. 중간 중간 자꾸 딴 짓을 하고 싶어 지거든요. 페이스북 뉴스피드도 좀 보고 싶고, 자주 가는 커뮤니티 사이트도 들어 가고 싶고, 포탈 뉴스에 뭐 떴나 자꾸 클릭을 하게 되는거죠. 이러면 어느 순간 책장은 덮어지고 한 쪽 구석으로 밀려나게 되요.

책을 읽을 때에는 책상을 깨끗이 정리하고, 오로지 책만!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세요.

3.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자

책읽기 시간을 늘리는데는 출퇴근 시간의 활용이 필수적입니다. 출퇴근 시간에 각각 30분씩만 책을 읽는다고 하면, 아침 1시간과 함해 하루 2시간의 책읽기 시간이 확보됩니다. 하루 2시간 책을 읽는다면 1주일에 한 권이 아니라 두 권 이상도 읽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아침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이 너무 붐벼 책을 펼칠 공간도 없을 때가 많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게 되구요. 출퇴근 시간에 책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하철이 붐비지 않는 시간대에 출퇴근을 하시면 됩니다 ^^;

노란색 새 모양의 책깔피

아침에 1시간 더 일찍 출근하면 지하철이 덜 붐비니,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이 되구요. 업무가 일찍 끝나 칼퇴근을 할 수 있더라도 그 때 나오면 지하철과 버스가 너무 붐비니, 사무실에서 좀 더 있다 나오는 겁니다. 좀 더 있는 시간에 또 책을 읽으면 책읽기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구요. 자가용으로 출퇴근 하시는 분들은 이런 혜택(?)을 볼 수가 없는데요. 제가 아는 분들 중에는 그래서 오디오북을 들으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출퇴근 시 스마트폰으로 하는 일, 생각해보면 그다지 생산적인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지하철에서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여다보지 마시고, 대신 책을 잡아 보시면 어떨까요.

4.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니자

책읽기를 습관화 하려면 틈 날 때마다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니세요. 가방은 좀 무거워 지겠지만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니면, 출장 중이나 모임 전 대기 시간이 생길 때 하는 일 없이 낭비되는 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려면 조용한 환경에서 충분한 시간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계시는데, 일 중간 중간 5분이나 10분 이런 짧은 틈 동안에도 충분히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고정된 책읽기 시간 외에 틈이 날 때마다 짧게, 자주! 읽는 습관도 만들어 보세요. 그런데 이렇게 짬짬히 읽으면 글의 흐름이 끊어져 싫다는 분들도 계시죠. 그래서 가능하다면 2종류의 책을 가지고 다니면 좋아요.

'자발적 진화'와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기획서' 표지▲ 무거운 책, 가벼운 책 ^^ 2종류를 준비

시간이 충분할 때 정독할 책 한권과 짬짬히 틈이 날 때마다 읽을 비교적 가벼운 책 한 권, 이렇게 두 권을 가지고 다니면 상황에 맞게 책을 읽을 수 있지요. 무거운 책은 회사에 놔두고 읽고, 얇은 책만 들고 다니면서 읽어도 좋겠죠?

5. 책과의 우연한 만남을 즐겨라

맨날 같은 사람들만 만나면 재미가 없죠. 처음 간 모임에서 우연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때 신선한 자극도 생기고 흥미가 생기죠. 책도 마찬가지예요. 자신이 좋아하는 쪽의 책만 찾아 읽으면 지겨울 때가 있어요. 이럴 때는 책과의 우연한 만남을 가지세요. 도서관이나 서점, 회사 자료실 같은 곳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세요. 그 곳에서 우연히 눈에 띄는 제목이 있으면 그 책과 만나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자신이 평소 안 읽던 종류의 책과 만나게 되고, 의외로 좋은 책을 많이 만나실 거예요. 우연히 만나는 책과의 인연을 즐겨보세요.

LG의 자료실▲ 저는 회사 자료실을 자주 이용해요

6. 책읽기를 게임처럼 재밌게

2011년 8월, 다양한 정보기술에 관해 조사하는 리서치 자문회사 가트너(Gartner)가 주목할 만한 기술의 하나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이나 디자인 기법 등의 요소를 게임 이외의 사회적 활동이나 서비스에 적용한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요. 쉽게 말하면 게임의 요소를 활용, 게임이 아닌 것을 게임처럼 재밌게 만드는 일입니다.

게임이 우리를 재밌게 만들고, 계속하게 만드는데는 몇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피드백 – 어떻게 잘 하고 있는지 현재 상태를 바로바로 알려줍니다.
성장 – 주인공(플레이어)이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성취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보상 – 단계별로 적절히 보상해 동기를 부여합니다.
경쟁 – 게임 속의 캐릭터나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을 하게 함으로써 재미와 승부욕을 불러 일으킵니다.

책읽기에 게임의 요소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책을 한 권 읽을 때마다 책 제목, 저자, 페이지 수, 별점 평가 등을 간단히 기록해 현재 몇 권, 총 몇 페이지를 읽고 있고, 지금까지 어떤 책들을 읽어왔는지 언제라도 체크할 수 있게 합니다. 독서 생활의 발전 정도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거죠. (피드백, 성장) 독서 일지 기록은 정말 꼭 하세요. 책읽기 목표 달성에 정말 효과적이에요.

에버노트를 이용한 독서 일지 리스트▲ 에버노트에 작성해 본 독서 일지

읽은 책 수, 연속으로 책 읽은 날 수에 따라 보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해도 좋겠죠? (보상)

엑셀을 이용한 독서 일지▲ 엑셀로 독서 일지 양식을 만들어 쓰면 페이지 수 합계가 자동으로 계산되니 편해요

그리고 꼭 경쟁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유저스토리북이나 페이스북 앱인 FriendItem 같은 소셜 책 서비스들을 이용해서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의 독서 생활도 참고하면서 독서 생활을 더 재미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유저스토리북 캡쳐▲ 온라인 서재 서비스, 유저스토리북 (http://userstorybook.net )

마지막 하나 남았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정말 간단해요.

7. 보기 싫은 책은 읽지 마세요

읽다가 더 보기가 왠지 싫은 책은 과감히 그만 읽으세요.

한 번 잡으면 꼭 끝까지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책읽기가 고통이 돼요. 잘 읽히지 않는 책, 너무 어려운 책, 재미없는 책은 그냥 포기하세요. 그랬다가 나중에 인연이 되면 다시 읽게 될 수도 있구요. 그게 아니면 그냥 나와 인연이 아닌 책인 거지요. 만나서 기분 나빠지는 사람을 굳이 만날 필요가 없듯이, 읽히지 않는 책을 억지로 읽지 마세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만 읽어도 읽을 책은 정말 많거든요.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운 책을 읽으세요.

지금까지 책읽기 습관을 만드는 7가지 방법을 소개시켜 드렸는데요. 여러분의 올해 책읽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3년 책과 함께 더 보람차고 행복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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