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대폰에는 연꽃과 잉어가 산다

2009.05.20 LG전자

지난번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유럽 디자인센터 소개에 이어 오늘은 중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국 디자인 분소를 소개합니다.
중국 디자인 분소는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급스러운 외관의 디자인과 사용성, 소재 발굴 등에 힘쓰고 있으며, 휴대폰, TV, 냉장고 등 다양한 제품 영역에서 괄목할 만한 디자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디자인 분소에서 휴대폰 UI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까오 샤오 징이 휴대폰 디자인에 얽힌 에피소드를 <더 블로그>에 보내왔습니다.



사진
12시가 넘었다. 오늘처럼 회의가 길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중국의 역사적 자부심과 광대한 자연, 아름다운 풍경을 어떻게 휴대폰 GUI(Graphic User Interface)에 담을 것인가에 대한 브레인 스토밍 회의였지만, 팀이 두 패로 갈려 팽팽히 의견이 맞선 채 시간만 허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결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가진 연꽃과 여유와 넉넉한 생활을 상징하는 잉어, 두 패가 미는 이 아이템 중 나는 잉어를 밀고 있었다. (스타일리시한 곡선은 물론 20대 소비자의 역동성까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잉어다, 연꽃은 너무 정적이잖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팀장님과 팀원들의 의견이 점점 연꽃으로 기울면서, 이미 절반은 포기 상태.

그런데 다음날, 윗 분들께 보고를 하고 오신 팀장님 말씀,

가오샤오징, 연꽃, 잉어 모두 간다. 잉어 잘 표현해봐~”
“네?(…허걱) 정말로요?” (^^ 헤헤)

LG 휴대폰이라는 연못에서 무럭무럭 크고 있는 나의 잉어는 그렇게 잉태되었다.
휴대폰 속 연꽃, 잉어 이미지

중국 ‘최고’라는 자부심이 뭉친 곳
중국 디자인분소 전경이런 식의 논의는 내가 근무하고 있는 중국 디자인분소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들이다. 베이징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장안가 중심부인 베이징 트윈타워에 자리잡고 있는 중국 디자인분소.(1999년 설립되었을 때는 베이징 내 코리아 타운으로 불리는 왕징구역-첨단 R&D 단지로도 유명-에 있었는데, 2005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 27명의 단촐 하지만 중국에서는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설립 초기엔 중국 런칭 모델의 일부만 지원했으나, 점차 업무 범위를 확대하여 현재는 휴대폰, TV, 가전, 그래픽, GUI 등 중국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반영할 수 있는 제품 전반의 디자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자색과 금색 재질을 제품에 반영
중국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특성은 고급스러운 외관 디자인을 선호하고 사용성을 매우 중시한다는사실이다. 우리는 이러한 특화된 특성 중에서도 다양한 컬러나 재질, 조형 등으로 다시 세분화하여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구체화한 답을 찾고 있다. 가령 시장조사를 통해 고급스러움 중에서도 금속 재질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휴대폰(KX256)에 금속 감을 강조하여 디자인했다.

제품 이미지

또, 중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자색 계열의 ‘황제 컬러'(황제 의복에 주로 사용되는 컬러)를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에 적용하기도 하였다. 이 같은 노력 때문일까. 1999년 설립 이후 10년 동안 iF China Award, CBIA Design Award 등 중국의 주요 디자인상은 물론, 지난해에는 중국 정부가 수여하는 디자인 단체상(The Best Design Team Award)까지 받았다.

중국 디자인 최고 권위상인 디자인 단체상(The Best Design Team Award) 수상
이미지

중국 과학기술부와 국가지적재산관리국, 상해동방위성TV가 주관하는 <2008 혁신상>은 중국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그중 최고 권위상이라 할 수 있는 디자인 단체상(The Best Design Team Award)을 우리 LG전자 중국 디자인분소가 수상한 것이다. 디자인 분야의 상은 중국에선 아주 드물어서 중국 유수 대기업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들도 대거 참여한다. 그래서 수상에 대한 영향력도 매우 큰 편이다. 선정 이유를 보면 우리 디자인이 “조형, 컬러, 외관처리 등이 완벽하고 안전성과 실용성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냈다.”나 뭐라나. 헤헤. (자랑이 좀 심했나? ^^;)

인정받는 만큼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더 커지는 법, 그러다 보니 앞서 보여준 대로 갑론을박 매일 치열한 논의가 일어나는 것이 바로 이곳 중국 디자인분소의 모습이다. 요즘 나는 그런 논의 끝에 잉태된 나의 잉어가 부디 잘 자라서 중국 디자인 세계를 정복할 야무진 꿈을 꾸는 중이다. ^^

Writer(guest)
까오 샤오 징 사진

까오 샤오 징(Gao Xiao Jing)은 2003년 7월에 청화대학교 미술학원을 졸업하고 북경디자인분소에 입사했다. 처음에는 포장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다가 이후 전자레인지 키패드도 맡게 되었으며, 2007년부터는 휴대폰 GUI(Graphic user interface) 디자인을 담당하게 되었다. 고객 취향에 맞는, 고객 요구를 만족시키며, 감동시킬 수 있는 디자인에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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