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그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010.06.28
LG전자
커피의 원산지로 알려진 아프리카 동쪽의 나라, 에티오피아. 그 에티오피아 청년들이 60년 전 6천 명이나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용사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독립을 유지했던, 그리고 고유 문자를 가진 나라입니다. 국민의 문화적 자부심도 대단하고요. ^^ 그 덕에 UN군의 일원으로 한국에 군대를 파견한 아프리카 유일국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연간 국민 총생산액이 120달러가 채 안 되는 빈민국의 처지에 놓여 있는데요, 사실 이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참전용사와 가족들이 1974년부터 1991년까지 ‘한국전 참전’을 이유로 핍박에 시달렸다는 것입니다. 1974년 에티오피아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참전용사들은 졸지에 동맹국 북한과 싸운 사람들이 되었기 때문이죠. 그로 말미암아 국민의 절대다수가 빈곤층에 속한 에티오피아에서 참전용사와 가족들은 극빈층에 속한다고 합니다.
참전용사를 위한 특별한 사진전을 마련하다
얼마 전 에티오피아에서는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한 특별한 시간이 마련되었다고 하는데요.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 대사관과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용사후원회가 참전용사분들을 모시고 ‘한국전 참전 60주년 기념행사’를 기획한 것이죠. 여기에 LG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행사에 초청된 200여 분의 참전용사를 위해 간단한 선물을 마련하고요. (생필품이 부족한 에티오피아에서는 옷과 가방이 유용하게 쓰인다고 합니다. ^^;;)
얼마 전 에티오피아에서는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한 특별한 시간이 마련되었다고 하는데요.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 대사관과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용사후원회가 참전용사분들을 모시고 ‘한국전 참전 60주년 기념행사’를 기획한 것이죠. 여기에 LG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행사에 초청된 200여 분의 참전용사를 위해 간단한 선물을 마련하고요. (생필품이 부족한 에티오피아에서는 옷과 가방이 유용하게 쓰인다고 합니다. ^^;;)


그리고 대사관과 함께 한국전 당시 참전용사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모아 기념행사장에 간단한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전에서 만난 두 분의 참전용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미니인터뷰.1 사진 속에서 전우를 찾다_이르게투 중령
21세의 나이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이르게투 중령(Lieutenant Colonel Irgetu Andargue Mamo)은 한국을 떠올리면 1952년 2월의 매서웠던 겨울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고국에 두고 온 부인과 아기를 떠올리며 살아 돌아갈 수 있기를 매 순간 기도했다고 하네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혹독한 추위, 그리고 군량도 부족했지만, 기적적으로 그가 속한 부대에선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었다고 합니다.
21세의 나이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이르게투 중령(Lieutenant Colonel Irgetu Andargue Mamo)은 한국을 떠올리면 1952년 2월의 매서웠던 겨울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고국에 두고 온 부인과 아기를 떠올리며 살아 돌아갈 수 있기를 매 순간 기도했다고 하네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혹독한 추위, 그리고 군량도 부족했지만, 기적적으로 그가 속한 부대에선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었다고 합니다.

사진을 둘러보던 그는 갑자기 한 사진을 가리키며 이 사진을 어디에서 구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아주 오래전 일이라 사진 속 사람들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삼현 부근의 602고지와 700고지에서 전투를 앞두던 중이었다고 똑똑히 기억했습니다. 자신도 그 장소에 있었다며 사진을 응시하는 그의 표정은 오래전 그날로 돌아간 듯했습니다. 한국에 머문 일 년 중 가장 힘들었던 전투라 그때는 살아 돌아갈 생각도 못했다며 슬며시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전쟁을 겪으며 많은 한국 전우와 친구가 되었고, 이제는 할아버지가 되었을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무척 궁금하다는 이르게투 중령. 생전에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그때의 전우를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하십니다.

미니인터뷰.2 추위, 두려움, 공포와 싸웠던 21일간의 전투_베님 대령

19살 나이로 한국전에 참전한 베님 대령(Colonel Benym Bulbula Egi). 올해 연세가 78세나 되었습니다. 전쟁 중 가장 힘들었던 때는 21일간 이어진 358고지-472고지 전투라고 합니다.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한 채 산을 오르며 전투를 벌였는데, 그가 이끌 던 순찰대의 일원을 그때 잃게 되어 무척 상심했던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전시된 사진을 보노라니 그때의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추위에서 벗어난 지금이 얼마나 감사한지 깨닫게 된다며, 또 그것을 함께 겪은 전우들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폐허나 다름없던 남한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나라로 성장하는 것을 보며 놀라고 뿌듯했다는 베님 대령. 그는 마지막으로 남한과 북한이 평화롭게 통일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생에 한국을 방문할 기회를 얻는 것도요. ^^
오늘의 안녕을 지켜준 그들의 시간도 이제는 사진 속으로

이번 행사장에 전시된 사진은 에티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 아바바에 있는 ‘참전용사 기념회관’으로 옮겨져 관련 자료로 쓰일 예정입니다. 사진 하단엔 에티오피아 언어인 암하라어와 영어로 설명된 플레이트가 함께 부착되고요. 그동안 기념 회관 내에 관련 자료가 거의 없었다는데, 이번 기회에 참전용사의 활약을 알 수 있는 사진 자료를 갖추게 되어 제 마음도 든든했습니다.
멀리 아프리카에서 한 달 넘게 배를 타고 건너왔을 10대, 20대 청년들이 이제는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분들의 노고에 비하면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계속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그분들을 보니 더 일찍 찾아 뵐 걸 하는 죄송스런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평범하게 누리고 있는 우리의 일상을 지켜준 그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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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guest)
이승민(사막여우)은 LG전자 중동아프리카 지역본부의 Marketing Intelligence그룹에서 PR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여행지에서 PENTAX와 Rollei35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며, 마다가스카르 섬으로 여행을 꿈꾸며 멕시코와 쿠바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한 네트워킹과 대화를 공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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