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한 쿼티를 품은 옵티머스Q 디자이너를 만나다
옵티머스Q에 대한 고객들의 애정이 출시 전부터 커뮤니티나 블로그를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LG전자에서 안드로이드 OS를 채용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는 첫 데뷔작인만큼 공개된 옵티머스 Q의 도도하고 매끈한 자태는 사람들의 애를 태우기에 충분했다. LG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폰의 새 이름인 옵티머스(Optimus: ‘최상’이라는 뜻어 라틴어)와 쿼티(QWERTY) 자판과 스마트폰 생활 연구를 반영해 한국형 스마트폰의 자격을 갖췄다(Qualified)는 의미의 ‘Q’를 더한 ‘옵티머스 Q’는 그야말로 까다로운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사 이후 줄곧 휴대폰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유독 쿼티와 인연이 깊은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의 박순현 선임에게 옵티머스Q가 탄생하기까지, 그 속에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자.디자이너 박순현은 누구?

제가 서울산업대학교 공업디자인과 4학년에 재학하던 중 2001년 우연히 LG전자의 N캠프 2기(발명가 및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로 활동한적이 있었는데 당시만해도 흔치 않았던 애완용 로봇을 감성적으로 접근해 프로젝트를 했었어요. ‘아~ 참 재밌구나!’ 하는 생각에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2002년 입사까지 하게 됐죠. 그때 이후로 북미지역 베스트셀러 휴대폰중 하나인 VX6100(2004년), LG 최초의 쿼티폰인 VX9800(2005년), LG 스마트폰 1세대인 KS20(2006년) 등…지금까지 쭈욱 휴대폰 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쿼티를 품은 그가 왔다
옵티머스Q가 스마트폰에서는 처음으로 쿼티(QWERTY) 자판을 채용한 데에는 쉽고 편하면서도 ‘뭔가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극 수렴한 최근 LG전자에서 롤리팝폰과 같이 고객 요구 조사 단계에서 디자이너가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보통은 고객 리서치 이후 디자인을 의뢰받는데 이 제품은 처음 고객 조사 단계에서부터 디자이너가 직접 참여해서 인사이트를 발굴하니까 많은 도움이 되더라구요. 저에겐 참 좋은 경험이었어요.
쿼티(QWERTY) 자판은 예전에 전자사전 같다거나 비즈니스맨들이 쓰는 폰이라는 인식이 있어 한국인들은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고객 조사를 해보니 스마트폰에서는 오히려 사용성을 중요시하고 좀 더 프로페셔널한 느낌의 쿼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당시로서는 의외의 결과였죠. 그래서 쿼티 타입으로 디자인을 진행하고 후가공도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헤어라인을 적용했습니다.
고객의 감성까지 디자인하라
스마트폰으로 진화할수록 화면이 커지고 전면 터치가 많아지니까 디자인에서는 점점 할게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마감이나 재질이 더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요. 휴대폰 외관을 감싸는 프레임이 없으면 만지거나 떨어뜨릴 때 ‘견고함’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고객의 감성적 요구’를 반영하기도 했죠. 옵티머스Q는 이런 철저한 조사를 통해서 사람들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반영한 ‘준비된’ 스마트폰이에요.
고난과 투쟁 그리고 애착
제가 옵티머스Q 디자인에 참여했던 1년 1개월은 짧은 제 디자인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고 가장 많이 싸웠고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시간이었어요. 그 중에서 후면부를 동그랗게 라운딩으로 처리하는 부분 때문에 개발팀과 마지막까지 0.0mm 때문에 회의를 수 차례 하면서도 끝까지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보통의 제품보다 대여섯 배가 넘는 목업을 만들었더니 기획팀에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압박을 줄 정도였으니까요. 웃음~생각해보면, ‘한국형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무척 관심이 높았던 프로젝트였것 같아요. 그래서 디자이너가 중심을 잡기가 무척 힘들었죠. 제가 줄곧 생각해온 것이긴 한데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잘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이지만 자신의 디자인을 관철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내부와 외부의 수많은 관계 부서와 협업하면서 상대방의 욕구를 헤아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조율하고 협상한 결과가 디자인에 고스란히 반영되니까요.
일본의 유명한 디자이너인 ‘나오또 후까사와’라는 분은 몇 일안에 디자인을 뚝딱 해치우고 나머지 시간은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위한 작업을 한다고 말하더군요. 자신은 ‘별이 있으면 별자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라고 하면서요. 멋진 디자인을 보면 ‘와~ 이쁘다~’라는 생각보다는 ‘우와~ 어떻게 양산까지 이끌어냈을까…대단하다.’하는 존경심이 일죠. 그만큼 타협없는 ‘디자인 관철’은 쉽지 않아요.
고객이 나의 스승
옵티머스Q 프로젝트를 하면서 저도 스마트폰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당시 저는 스마트폰을 많이사용해보지 않았는데, 사용자에 대한 공감이나 이해를 해야 하니까 저도 관심을 갖고 자주 사용하다보니 저 자신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마치 작품에 몰입하는 배우들이 ‘빙의(憑依)‘를 하는 것처럼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출발이 조금 늦었지만 기존 휴대폰 사업에서의 역량이 있으니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봐요. 앞으로는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피처폰에 대한 구분 없이 스마트폰을 그냥 ‘기능(어플)이 많은 최신폰’으로 인식하는 쪽으로 바뀔 거에요. 사실 ‘피처폰’, ‘스마트폰’ 그런 구분은 우리 기준이지 고객들은 구분하지 않아요. 그야말로 휴대폰으로 인터넷도 하고 뱅킹이나 주식도 하는 ‘손 안의 노트북’으로 대중화가 되는 시대가 오는 거죠.
디자인 지각생, 디자인에 흠뻑 빠지다
전 사실 디자인 지각생에요. 공대를 입학했다가 적성이 맞지 않아서 시각 디자인을 하는 친구의 영향으로 다시 미대에서 지망해 공업디자인을 전공하게 되었어요. 즐겁게 학교를 다녔고 공모전도 열심히 한 덕분에 N캠프를 통해 LG에 입사해 휴대폰 제품 디자인을 하게 된 건 제가 생각해도 참 행운인 것 같아요. 입사 한 후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해나가면서 제가 계속 성장하는 것을 느껴요. 오히려 제가 돈을 받으면서 배우는 기분인 거죠 ^^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제가 좀 저질체력이라 회사 내의 헬쓰장에서 체력 단련을 자주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위해서는 디자이너에게 ‘체력’은 기본인 것 같아요. ^^

저는 여행을 하거나 많이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요. 지난번 일본을 1주일 정도 다녀왔는데 그때 수집해온 패턴이나 색감 등을 제품 디자인에 바로 적용하기도 했구요. 올 여름에는 제 선망의 대상인 북유럽으로 휴가를 계획하고 있어요. 유럽은 공공 디자인이나 일반 주택들의 색감조차도 자연스러운 디자인 감성이 배어있는 ‘디자인 고수’에요. 디자인이 문화적으로 고착된걸 보면 참 부러워요.전 우리나라 한복에서 볼 수 있는 컬러매칭도 참 좋아해요. 언젠가 인사동의 한복집 주인이 저채도의 파스텔톤 컬러를 무채색과 함께 매칭시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런 컬러 매칭을 휴대폰에도 적용하고 싶어지더라구요. 대학시절부터 사진 동아리 활동을 한 것도 디자인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신뢰감’을 주는 것이 좋은 디자인
저는 화려하거나 디테일이 많거나 조형이 특이하거나 하는 형태적인 변화를 주는 것보다 잘 정돈된 신뢰감 있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그 위에 컬러나 재질과의 조합 그리고 작은 그래픽 요소를 더하는 것을 좋아하죠. 저는 ‘신뢰’를 주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장식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하기보다는 꾸미지 않아도 멋이 나서 첫 느낌이 좋은 그런 디자인이요. 그래서 제가 꾸미지 않은 듯 멋을 낸 스타일의 여성을 좋아하나봐요 ^^
10년 후에는 …
10년쯤 뒤에는 고즈넉한 곳에 땅 사서 집 짓고 작업실을 갖고 싶어요. 의상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아서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당분간은 휴대폰 디자인에 미쳐볼래요 ^^
정희연 차장(미도리)은 홍보팀에서 온라인 PR과 글로벌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끊임없이 자극하며 배움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PR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기업블로그, PR 2.0, Media 2.0에 대한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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