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마을에 희망 우물을 선물한 감동 사연

2010.05.03 LG전자
지난해부터 MBC에서 주말마다 방영하고 있는 ‘일밤’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베트남, 타이히 등 전 세계의 어려운 지역을 다니면서 우물을 파주고 학교를 만들어주고 심지어 쓰레기 마을에 빵집을 만들어주는 등 작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활동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DB(Digital Board: 사원 대의 기구)에서 처음 캄보디아로 자원 봉사를 가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 나는 한국이 아닌 낯선 나라에서의 봉사활동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그러나 LG전자에서 아프리카에서 기아 퇴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관련 링크: 2010/03/11 – 에티오피아 산골 마을에도 희망이 자란다 /  2010/02/19 – 케냐 슬럼가의 아이들, 빈곤을 넘어 희망을 꿈꾸다)을 하고 있는데 직원으로서 전 세계의 빈곤 문제에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겠다는 각오로 캄보디아 행을 결심했다.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떠난 캄보디아
CSR그룹을 통해 LG전자의 CSR활동 소개도 듣고 행사준비팀의 전 세계 빈곤문제에 대한 설명과 봉사를 갈 캄보디아 현지 상황을 듣다보니 더욱 봉사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되었다. 이에, 우리가 가는 뿌억마을에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 DB들이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그 마을에는 전기가 없다고 하는데 우리 회사 사회공헌활동으로 진행하는 과학수업 중에 자가발전 손전등을 전달하면 어때?”

“학교 아이들이 수업때 교과서가 없다고 하는데, 이번에 DB들이 일정 성금을 모아서 교과서를 사주면 어떨까?”

“우리 사실 서랍에 사놓고도 안쓰는 학용품이며 생필품이 많잖아요. 임직원들에게 활동을 알리고 기부품을 모아서 전달하면 어떨까요?”
점점 구체화되는 봉사 활동의 아이디어와 함께 멤버들의 열정도 점점 높아져갔고, 어느덧 캄보디아로출발하는 날이 되었다. 우리가 씨엠림 국제공항에 도착 했을 때, 캄보디아는 ‘쫄치남’이라는 민족 대명절 기간의 막바지이자 우기 직전 가장 더운 시점이었다. 그나마 우리가 가기로 한 뿌억 빌리지가 씨엠립 중심가에서 2시간 남짓한 곳에 위치해있다고 해서 다행이구나 싶었는데…. 출발하고 20분쯤 지났을까? 비포장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하는 버스. 30도를 훌쩍 넘은 날씨, 울렁거리는 버스 안에서 한 시간을 넘게 달리고 있자니 과연 봉사활동을 마칠 수 있을 지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전기나 수도 시설이 전혀 없는 작은 마을, 뿌억 빌리지
뿌억 빌리지 모습
어느덧 도착한 마을 학교 앞. 뿌억 빌리지는 130가구 600~700명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씨엠립에서 불과 10여 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도 전기나 수도 시설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외국인을 처음 보는 주민도 대다수라고 하는데, 학교 앞 그늘에 모여 있던 마을 사람들은 정말 우리를 신기하게 바라 보았다. 우리 역시 그들이 궁금하기도 했고, 이런 곳에서의 자원봉사가 처음이라 서먹한 첫 대면이 이루어졌다. 여기에 정오를 향해 가는 태양이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내리 쬐고, 숨막히는 더위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을 되새기며 정신을 차리고, 각자 미리 나눈 일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LG전자와의 첫 만남을 기념할 폴라로이드 사진 찍기
첫 만남 기념 촬영 모습
처음 보는 외국인, 처음 맛 보는 달콤함
슬슬 흩어지는 사람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는 학교 앞에는 회사 기금으로 장만한 공책, 축구공, 배구공, 구급상자, 그리고 인천공항에서 미리 돈을 걷어 산 간식이 놓여졌다. 아쉽게도 캄보디아 공항에서 분실한 양초, 본사 임직원이 기부한 학용품, 생활용품, 의료용 키트, 아이들에게 불어주기로 한 풍선은 눈물을 흘리며 잊어줘야 했다.
 뿌억 빌리지 아이들 사진 간식과 기부물품을 전달하고, 오늘 일정의 하이라이트 자가발전 손전등 만들기를 시작하려는데, 그때! 하늘이 도운 것인지 공항에서 분실된 짐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보통 공항에서 분실한 짐을 찾는데 2~3일 걸리기 마련인데, 우리와 마을 사람들에게 행운이 따른 것인지 운 좋게 빨리 찾을 수 있었다. 이것에 힘 받아 우리 손도 더욱 열심히,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뿌억빌리지에서 펼쳐진 특별한 주니어과학교실(?)
‘디지털보드’ 자원봉사자들과 현지 학교 선생님들이 함께 만든 손전등은 자가발전식으로 반영구적이고 환경 오염도 없는 것으로, LG 주니어과학교실(관련 포스팅: 2009/11/20 – 나도 아빠처럼 멋진 과학자가 될래요~)에서 LG전자 연구원들이 수업에 사용하는 교육용 키트였다. 조립을 다 하고 나서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은 다시 수선을 했는데, 사실 이것은 조립 시간에 몇 배가 걸리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그 덕에 가져간 모든 손전등이 제대로 작동되었고, 참가한 이들 모두 뿌듯~했다. 오늘 만든 손전등은 앞으로 전기가 없는 그들의 밤을 비춰줄 것이다.
 
자원봉사자 사진
마을 주민들의 식수와 건강을 책임지는 희망우물 제1호
희망우물 제 1호 모습 
4미터 깊이의 기존 우물(왼쪽)은 뚜껑이 없어 부유물과 노폐물이 들어가 비위생적이었던데 반해 새 우물(오른쪽)은 24미터 깊이의 수동식 펌프 방식으로 깨끗한 물을 지속적으로 먹을 수 있다. 

우물 사진 마을에 오래된 우물을 교체하고, 제1호 희망우물이라고 이름 붙이던 와중에 아주 특별한 에피소드가 생겼다. 갓난 아이의 왜소함이 안쓰러웠던지 출산 3개월 된 엄마이기도 한 정도경영팀 권미경 차장이 모성애를 발휘! 모유를 기증한 것이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감동이었다. 


권미경 차장과 캄보디아 주민 사진
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우리가 한 일이 그들에게 소중하고 달콤한 기억이기를 바라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사실 나누어주러 간 곳인데, 오히려 얻어서 돌아오고 말았다. 따뜻한 추억과 희망을 말이다.

캄보디아, 업꾼 찌란 찌란!(캄보디아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뜻)
앞으로도 ‘디지털보드’는 희망 우물 설치하기, 자매결연 맺기 등 지속적인 봉사활동은 물론 사회공헌에 대한 임직원의 관심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Digital Board(LG전자 사원 대의 기구)
LG전자의 사원 대의 협의체로, 임직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경연진에 전달, 경영진과 employee간 상호 신뢰 구축을 도모하며,회사를 대표하여 사회 공헌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역할을 하는 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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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용 과장 사진Writer
안민용 과장은 LG전자 정보전략팀에서 CRM 지원 업무를 하고 있으며, 2010년 본사 Digital Board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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