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새로운 상상을 찾아 세상 밖으로 나서다
<더 블로그>의 1기 필진이자 2기로 연임해 활동하고 있는 끼가 넘치는 디자이너인 빠키(HEB 디자인연구소 박희연 주임)가 새로운 일을 벌인다고 하여 인터뷰를 다녀왔습니다. 지난해 더 블로그를 통해 서브 컬쳐에 대해 설파(포스팅: 2009/06/03 –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서브 컬처를 아시나요?)해준 바 있는 VJ 빠키의 이중생활에 대해 소개해드린바 있는데 기억나시나요?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디자인 크리에이티브를 발산하고, 또 거기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을 즐기는 개성 넘치는 LG의 디자이너를 만나봅니다. 아직은 매서운 바람이 불던 4월 초, 늦은 저녁 8시 압구정 쿤스트할레를 직접 찾아가보았습니다.
우와~ 여기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은데요~ 어딘가요?

플래툰 쿤스트할레는 2009년 4월 11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 세워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아트 커뮤니케이션 그룹의 주도로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자유롭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에요~
스트리트 아트, 그래픽 디자인, 클럽문화, 음악, 비디오아트, 패션 등의 ‘서브 컬쳐’로 포괄되는 창조적인 방식으로 국내외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작업을 할 수 있는 개인 작업실을 내주고 완성된 작품은 이곳에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전시한 쇼케이스가 매우 강렬한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전시는 ‘이미지의 충돌 과정’에 대한 주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에는 이미지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게 되면서 점차 실존은 보지만 본질은 보지 못한 채 충돌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에 주목했어요. 단지 포장에 국한된 이미지들은 자극적인 이미지의 쾌락을 낳고 소비적인 생태로 변모해 나가는데 이 과정에서 이미지와 이미지가 만나 충돌하면서 또다른 의미가 생겨나고, 그 의미의 내러티브가 붕괴되며 생성되는 과정들을 표현했어요. (제 말이 좀 어렵나요 ^^;;;)
이번에 제가 전시하는 장소를 공간에 대한 재해석으로 최소한의 이미지 작용 체계를 구성해보았는데, 묘하게도 전시장 건너편이 술집과 마주하고 있는 점이 재미있어서 4개의 전시 공간 중 이 위치를 선택했어요. 그 술집의 문과 마주보도록 외부에 모니터를 설치해 놓고 화면을 통해 나오는 술집과의 경쟁 문구 메시지는 또 하나의 대립 관계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또, 실내 전시 공간에는 두 개의 그림과 머리, 가슴, 배, 로 나뉘어지는 3개의 큰 모니터 그리고 행위를 설명하는 4개의 작은 모니터로 구성했고, 주로 제가 좋아하는 80년대의 이미지를 이용해 소비, 소멸, 변종되는 느낌을 표현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컴퓨터 그래픽이 잘 발달되지 않은 80년대 이미지의 꾸밈없고 솔직한 비유가 맘에 들더라구요~ 당시에는 새로웠던 것들이 이제는 촌스러워 보이는 시각적인 변종, 소비를 표현하기 위해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니터의 좌우에는 이미지의 생성과 소비가 ‘나의 욕망의 일부’라는 의미로 좌우에 동일한 포즈를 취한 어떤 존재(사람인지 괴물인지 ^^;)가 위치해있는데요, 이 그림은 중국 큐레이터에게 벌써 팔렸답니다.
80년대 이미지나 영상들은 제가 틈틈히 모아둔 옛날 광고와 잡지를 찾아내서 오려두었고 그걸 다시 그래픽으로 만들어 영상을 제작하는 일은 평소에 VJ 영상 작업을 계속 하고 있어서 비주얼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는 않았어요. 다만, 쇼케이스의 콘셉트를 정하고 좌우에 욕망하는 대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데 한달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뭔가를 하면서 아이디어가 또 생겨나기도 해서, 그런 자료들은 틈틈히 준비를 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전시하면서 외부 모니터에서 보여지는 <가슴이 선덕선덕, 다리가 미실미실>, <배추밭에 고추 폈네, 팔도미인 항시대기>와 같은 문구를 보시면 비주얼이 텍스트의 의미를 압도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요. 다음 작업에는 이것을 주제로 표현해보려고 합니다.
영상에는 시사적인 이슈와 같은 사회적인 메시지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들은 평소에 제가 VJ 공연을 하는 시점에 터진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메시지를 비주얼로 표현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서 작업해 본 것인데, 이런 것이 디자이너인 제가 할 수 있는 매우 미세한 사회적 메시지의 시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G전자에서 비주얼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이런 활동이 업무와 어떤 연관이 있나요?
회사에서 TV와 같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Future Home Entertainment Solution을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양산되는 제품이 아닌 몇 년 뒤의 씬을 제안하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을 제안해야 하기 때문에 책상 위에서 찾기보다는 직접 발로 뛰면서 크리에이티브한 것을 찾아내 새로운 것을 상상하고 솔루션을 찾아내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그리고 제 성격상 바빠야 에너지가 더 생겨 일이나 작업등에 집중이 더 잘 되더라고요. 이런 활동을 통해 스스로 반성도 하고, 자극하면서 회사 일과도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이런 창작 활동을 하면서 얻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플래툰에서는 지난 해부터 전시를 하고 심사를 거쳐 아티스트를 선정하고 재능있는 아티스트에게는 작업 공간을 지원하고 있어요. 전 세계에서 모인 친구들과 교감하고 교류하다보면 저도 많은 감흥을 얻곤 한답니다.
회사 일에 바쁘다보면 동료들과 공감대를 갖는 것도 쉽지 않지만, 퇴근 후에 다른 디자이너, 아티스트와 함께 이런 작업을 함께 하다보면 또 다른 시각을 갖게 되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아티스트들이 가진 생각에 공감하기도 하고 또 제가 몰랐던 많은 정보들도 알게 되니까 제가 가진 생각을 좀 더 구체화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주말이면 이곳에서 벼룩시장이 열리곤 하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정기 행사로 자리잡았어요~ 여러분도 주말에 한번 들러보시면 사람들의 활기와 에너지를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Related Link : http://www.kunsthalle.com / http://www.plato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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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키 (Vakki) Showcase
– 전시 기간: 3월 5일 – 4월 24일까지
– 전시 시간: 평일 오후- 새벽 1시까지 (일요일 휴무)
Interview
정희연 차장(미도리)은 홍보팀에서 온라인 PR과 글로벌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끊임없이 자극하며 배움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에서 미도리라는 닉네임으로 기업블로그, PR 2.0, Media 2.0에 대한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사진 촬영: 허윤정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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