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아프리카의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Boongboong입니다. 저는 지난 11월 23일부터 25일까지 싱가포르의 선텍(Suntec City)에서 개최된 <2009 세계디자인대회(Icsid World Design Congress)>를 다녀왔습니다. 세계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가 개최하는 이 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데요, 이번 싱가폴에서 개최된 대회의 메인 주제는 <Design 2050>이었습니다. ‘2010’도 아니고, 왜 ‘2050’이냐고요? 이번 세계디자인대회는 50주년을 맞이한 터라 ‘단지 또 하나의 대회(just another Congress)’ 보다는 향후 인류가 맞이할 앞으로의 50년을 생각하는 디자인 대회가 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정치든, 경제든, 특히나 환경에 관한 미래 문제는 디자이너들에게도 참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올해 대회에서는 여러 각 분야에 대해 디자인과 관련한 논의들이 각 전문가들로부터 조망되었고, 특히 기후와 농경, 교육, 그리고 건강과 모빌리티에 대한 화두가 가장 핵심이었답니다.
익시드 대표의 오프닝과 함께 세계 디자인대회 개막
23일 개막식은 싱가폴 주최 측 대표와 익시드(icsid) 대표의 오프닝으로 시작했는데요. 바로 이어 ‘인터뷰’라는 독특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단상 위에서 라이브로 진행된 이 인터뷰는 디자인계의 거장 브루스 누스바움(Bruce Nussbaum) 교수가 싱가폴의 재무장관인 타르만 샨무가라트남(Tharman Shanmugaratnam)에게 ‘디자인이 국가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큰 주제로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디자이너와 정부 관계자의 시각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어서 본격적인 디자이너들의 우상이라 할 수 있는 디자인 마에스터의 프리젠테이션이 시작되었는데요. 제가 가장 기대했던 BMW의 디자이너였던 크리스 뱅글(Chris Bangle)의 강연도 있었는데요, 그가 말한 주제는 ‘Personal Emotional Mobility 2050’으로 ‘2050년 미래의 이동수단의 특성과 기능성이 변화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서양화의 역사를 보면 역사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왔고, 자동차의 역사 역시 흐름은 있지만 미래에도 현재의 원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 예측(^^;)을 하였습니다.
디자인으로 아프리카의 물 문제를 해결하라
두 번째 날은 디자이너의 기조 연설로 시작되었는데요. 미국에서 온 에밀리 필로톤(Emily Pilloton)은 <Project H, The Industrial Design Revolution – Solutions over Stuff>라는 프로젝트를 소개했습니다. H프로젝트는 일반 디자인 프로젝트와 다르게 실제 디자인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프로젝트인데요. 첫 번째 예로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의 주민들이 물을 이동하기 위한 이동수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얼마전 방영했던 MBC의 ‘일요일 일요일 밤’의 ‘단비’라는 코너가 생각났습니다.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는 몇 시간이나 걸려 아이들까지 물을 길어오는 노동에 동참해야 하고, 그렇게 길어 온 물도 깨끗하지 않아 많은 아이들이 배탈과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아픈 현실이 새삼 뼈저리게 다가오더군요.(아프리카의 물 부족 문제는 정말 세계적인 이슈인 듯합니다.) 디자이너로서의 인류와 환경에 대한 책임감과 디자인을 통해 이를 조금이나마 해결하려는 그들의 목표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디자이너에게 있어 고객 관찰이란 마인드는 같지만, 놓였을 때 멋진 디자인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디자이너와 달리 고객이 현실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한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습니다. 또한, 새로운 제품보다는 기존 제품을 더 사용하기 쉽고 비용도 절감되며, 만들기 쉬운 형태로 디자인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무의미하게 반복하여 제조하는 제품이나 의미 없이 고급화시키는 제품 디자인보다, 정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디자인 하는 에밀리와 같은 디자이너가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50년을 디자인한다? ‘Protofarm 2050’’
3일 동안 세 가지 테마, 아홉 개의 강연을 들으면서 가장 독특했던 강연은 남아프리카의 한 스튜디오 인 디자인 인다바(Design Indaba)의 ‘Protofarm 2050’이었는데요. 색다른 각도에서 미래 문제점의 개선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farming’은 현재 인간의 생활 패턴을 2050년이란 시점에서 완전히 뒤집어보았는데요.
이를테면 프랑스 파리의 2050년 생계 유지수단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가령 쥐를 잡아 식용으로 이용하는 방법부터 새로 디자인된 낚시 도구, 강아지 털을 이용한 털실, 길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잡초로 음식 만드는 방법까지, 그야말로 우리가 현재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완전히 다르게 활용해 2050년을 디자인한 것입니다. 정말 기발하죠?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는 서울!
이 대회와 더불어 개최된 디자인 페스티벌의 전시장도 대단한 볼거리였는데요. 전시장을 들어서면 바로 눈에 띄는 것이 ‘World Design Capital Seoul 2010’의 부스였답니다. World Design Capital은 익시드(icsid)에서 주관하는 행사 중 하나로 2년에 한 번씩 각국의 수도를 디자인 수도로 선정, 후원하는데, 돌아오는 2010년은 서울이 디자인 수도로 선정되었거든요.
이렇게 다채롭고 기발한 3일간의 싱가폴 세계 디자인대회에서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듣고, 모던한 건물들이 뿜어내는 싱가포르의 야경, 활기찬 사람들의 모습들까지 저에게 새로운 사고와 자극을 안겨준 시간이었답니다. 내년에 한국에서 열리는 디자인 페스티벌 전시 소식도 꼭 전해드리도록 할께요~ ^^

허윤정 대리(Boongboong)은 디자인 경영그룹에서 디자인 경영센터 홍보와 Award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Design Marketing 과 Brand Marketing에 관심이 많으며 자유로움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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