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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이들을 위한 성장 트랙,
LG전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스튜디오341’ 탐방기

2024-09-05 LG전자

기업 안에 벤처기업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LG전자는 2020년부터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도전·혁신 정신을 가진 사내벤처를 발굴하고 있는데요. 지난해부터는 ‘스튜디오341’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키우는 외부 액셀러레이터와 함께 선발 단계부터 사업화까지 밀착 육성했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최근 최종 선발된 5개 팀이 스핀오프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임직원의 아이디어와 경험·역량을 기반으로 고객경험을 혁신할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가는 LG전자. ‘스튜디오341’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업기획담당 강성진 상무를 만나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Q. ‘스튜디오341’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 데모데이 현장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 데모데이 현장

LG전자는 임직원의 기업가 정신을 일깨우고, 급변하는 환경에서 신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겠다는 취지로 사내벤처 선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스튜디오341’은 재작년부터 이어진 LG전자의 브랜드 및 조직문화 리인벤트(Reinvent) 흐름에 맞춰 기존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발전시킨 것인데요.

이름은 LG전자의 시작인 금성사가 있던 부산시 부산진구 연지동 341번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었습니다. 금성사 창업 당시의 도전·혁신 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회사 밖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전문 기업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함께 했다는 점일 텐데요. 스타트업의 관점으로 선발·육성해 성공적인 스핀오프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해보고자 했습니다.

Q. 사내벤처  선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지난해 11월,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 내부 IR에서 사업 아이템을 발표하는 신선고 팀
지난해 11월,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 내부 IR에서 사업 아이템을 발표하는 신선고 팀

지난해 7월1일 아이디어 접수를 시작했으니 최종 선발된 5팀이 스핀오프하기까지 딱 1년쯤 걸린 셈이네요. 1차/2차 심사를 거쳐 뽑힌 6개 팀이 본격적으로 스핀오프를 위한 사업 경쟁력 제고 단계를 거쳤습니다. 선발과 육성이 사실상 동시에 진행됐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모든 기업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손쉽게 사용하도록 하는 ‘마스킷’ ▲콜드체인 운송을 위한 모듈형 냉장고 ‘신선고’ ▲대학생과 자영업자를 위한 스마트오더 솔루션 ‘큐컴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재생소재 연결 플랫폼 ‘파운드오브제’ ▲스마트 센서 기반의 골프장 그린 관리 및 퍼팅 솔루션 ‘엑스업(X-Up)’ 등 총 5개 팀이 최종 스핀오프하게 됐습니다.

벤처기업의 한 달은 대기업의 1년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빠르게 돌아가는 벤처계의 생태계를 의미하는데요. 저희도 진짜 벤처기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이 속도에 맞춰보고자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가능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참여하는 임직원들 모두 ‘자기 사업’을 성공시키고 싶다는 각오로 밤을 새워가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기간에 몰입해서 꿈을 펼치면 빠르게 새로운 성장 트랙으로 나아갈 수 있고, 아니어도 긴 공백 없이 현업에 복귀할 수 있으니 회사와 지원자에게 모두 이득이 되는 타임라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Q.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협력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스타트업 업계 전문가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함께 하면서 스타트업의 성공에는 아이디어나 기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팀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업을 계속해 갈 수 있도록 하는 팀의 구성이나 메타인지, 팀워크 등이요.

특히 피보팅(Pivoting)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는데요. 피보팅은 시장이나 상황 등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내벤처 팀들이 선발돼 최종 스핀오프하기까지 짧은 기간이었지만 초기 아이디어가 획기적으로 많이 변화했거든요. 고객과 현장을 직접 접하면서 피보팅의 필요성을 느꼈던 거죠. 시장이 원하는 건 이런 유연함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성공한 유니콘 중 초기 아이디어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도 하더라고요. 덕분에 많이 배웠고, 이런 점이 외부 전문가와 협력하면서 만들어 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Q.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은 점이 있다면?

지난 3월 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한 데모데이가 기억에 남네요. 임직원이나 스튜디오341 관계자 뿐 아니라 외부 투자자까지 모여 사내벤처 6팀의 가능성을 지켜보는 자리였는데요. 현장에서 투자 의사를 밝힌 투자자들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퀄리티에 모두가 놀랐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날밤을 새면서 현장에서 부딪히고, 고객을 만났던 치열한 과정이 떠오르면서 우리 LG전자가 가진 우수한 인력의 힘을 느꼈습니다. LG전자의 뛰어난 기술과 훌륭한 인재가 모여, 굉장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죠. 또 각 팀끼리는 사실 경쟁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힘들 때 서로 돕고 격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Q. LG전자 사내벤처만의 특징이 있다면?

데모데이에서 LG전자 CSO 이삼수 부사장(가운데) 등 경영진들에게 ‘엑스업’을 소개하는 김한수 CIO

대기업들은 종종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접근에만 집중하거나 특정 기능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러한 방식이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어렵게 만듭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후, 저희는 프로그램을 재설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새로운 접근 방식에서는 단순히 기술에만 기반을 두지 않고,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각양각색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을 택했죠. 그 결과, 문제에 대한 시야를 확장하고, 실제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혁신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스튜디오341 첫 시즌에서 이러한 접근은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다른 대기업의 사내벤처 프로그램들과 비교했을 때 더욱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실질적인 투자와 조언을 제공하되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발전시키도록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사내벤처 대표님들이 비교적 젊다는 점도 차별화된 점입니다. 나이와 관계 없이 사업에 대한 열정과 치열함만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분들이 대표직을 맡고, 이 분들을 팀원들이 뒷받침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팀이 설계됐습니다.

Q. 스핀오프한 회사들 중 특히 인상적인 팀이 있으신가요?

  골프장 잔디 복구 솔루션의 혁신, ‘엑스업’을 선보인 이용수 대표
골프장 잔디 복구 솔루션의 혁신, ‘엑스업’을 선보인 이용수 대표

엑스업이라는 회사는 골프장 관리에 혁신적인 로봇 기술을 적용해 주목 받은 사례입니다. 초기에는 골프 퍼팅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시장 조사를 통해 골프장의 잔디 관리가 실질적인 문제임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기존 사업 아이디어에서 로봇을 활용한 잔디 관리 솔루션으로 전환했습니다. 기존 사업 아이템이나 모델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전환하는 피보팅 전략으로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법을 찾아낸 것입니다. 이는 팀원 간의 역할 분담과 협력을 통해 시장 니즈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활용 플라스틱 전문 중개 플랫폼, ‘파운드오브제’
재활용 플라스틱 전문 중개 플랫폼, ‘파운드오브제’

또 하나는 파운드오브제라는 기업인데요. 초반에는 리사이클, 폐플라스틱이라는 테마로  LG전자 가전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가구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폐플라스틱 자체에 대한 시장 니즈에 주목해 지금은 재활용 플라스틱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했는데요. 이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전환한 사례로, 현재 재활용 플라스틱 전문 중개 플랫폼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모듈형 냉장고를 이용한 혁신적인 콜드체인 솔루션, ‘신선고’

마지막으로 ‘신선고’라는 기업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개인이나 요식업에서 신선 제품 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신선고는 더욱 효율적이고 신선한 배송을 위해 모듈형 냉장고를 이용한 혁신적인 콜드체인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일반 탑차를 이용한 배송으로 한여름에도 안정적인 배송이 가능하고 배송 후에도 정온을 유지할 수 있죠. 현재 많은 요식업 관계자들로부터 납품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데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특히 날씨가 더운 동남아에서도 높은 수요가 예상됩니다.

Q. 스튜디오341이 LG전자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먼저 조직문화를 리인벤트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LG전자는 조직문화 리인벤트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라이프스굿(Life’s Good) 캠페인을 통해 젊고 활기찬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스튜디오341은 새로운 도전을 향한 직원들의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신사업을 향한 기회의 문을 열어줄 수도 있겠죠. LG전자가 쉽게 추진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사내벤처 는 더 넓은 가능성을 열어두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스튜디오341 시즌1을 시작으로 이후 참가자끼리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해 더 큰 영역으로 진출할 수도 있고요.

꼭 새로운 도전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런 관심과 열정이 내재화되면 기존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Q. 스튜디오341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LG전자 사업기획담당 강성진 상무
LG전자 사업기획담당 강성진 상무

처음에는 실제로 의미 있는 기업을 만들어보자는 소박한 목표로 시작했으나, 훌륭한 팀플레이와 유연한 매니지먼트 덕분에 목표 이상으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스튜디오341이 LG전자 신사업의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많은 참가자들이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 인간 존중의 경영 등 LG전자의 경영 철학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셨는데요. 스튜디오341의 첫 시즌에서 스핀오프한 기업들을 시작으로, 이들에 대한 재투자와 더 많은 사내벤처 및 다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마치 한국의 와이콤비네이터*처럼 말이죠. 또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선한 영향력과 따뜻함이 담긴 LG전자의 인화 정신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신가요?

LG전자는 지금 전 세계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위상을 유지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스튜디오341이 하나의 밀알이 되었으면 합니다.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면서 꿈을 펼치도록 말이죠.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인재들이 LG전자에서 다양한 기회를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