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LG전자가 ‘브랜드 리인벤트’ 선포 1주년을 맞아 고객경험 혁신의 근간인 브랜드 핵심 가치와 세계 곳곳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는 구성원들의 DNA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습니다. 바로 LG전자의 브랜드북 ‘담대한 낙관주의자, LG전자 사람들’을 발간한 것인데요. LG전자 브랜드북 제작소가 발간한 이 책은, LG전자의 브랜드 핵심 가치인 ‘타협 없는 고객경험’, ‘인간중심의 혁신’, ‘미소 짓게 하는 따뜻함’과 브랜드 미션인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 등 4가지 주제의 28개 에피소드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스타일러, 스탠바이미, LG 그램 등 고객들에게 친숙한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다양한 분야, 지역, 시기에 LG전자에 근무한 구성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죠.
이번 브랜드북 제작소 기획과 발간 프로젝트는 LG전자 글로벌마케팅그룹 브랜드전략팀 박솔미 책임이 진행했습니다. 2022년부터 LG전자 글로벌마케팅그룹에서 총괄 카피라이터로 근무 중인 박 책임은 ‘진심이 짓는다’ 같은 유명 카피를 쓴 베테랑 카피라이터이기도 한데요. 그 영광의 주인공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Q. 이번 브랜드북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글로벌 총괄 카피라이터라는 역할로 합류한 이후, 다양한 본부, 프로젝트, 법인 구성원들을 한꺼번에 접하며 풍성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LG전자 사람들은 진짜로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낙관주의자들이구나, 이렇게까지 담대하고 치열하게 도전하는구나, 이만큼이나 배려를 한다고? 이 사람들 매력적인데?’ 등등 LG전자와 구성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았죠. 우리만 알고 있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따라서 보다 심층적으로 취재하기 위해 다양한 LG전자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그 내용을 손수 한 줄 한 줄 집필해서,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Q. 브랜드북 집필을 위해 준비한 기간과 만난 사람들은 얼마나 되나요?
약 1년 3개월간 총 47명(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취재했습니다. 전직, 현직 임원들은 물론 H&A, HE, BS, VS 본부 등 다양한 부서, 다양한 지역에서 애쓰는 실무진들도 직접 만났습니다. 이미 퇴임하신 임원분을 뵙기 위해 자택 근처로 찾아가기도 했고,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시는 기장님을 만나기 위해 직접 오산에 가기도 했어요.
Q. 여러 사람을 만나며 접한 다양한 에피소드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람과 내용은?
LG전자 내부의 에피소드를 세상에 소개하는 것은 물론, LG전자와 관련이 없는 일반 대중에게도 또렷한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래서인지, 저 역시 인간 대 인간으로서 울림이 느껴지는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본인의 해외 영업 경험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더 나은 경험을 누리게 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하면 비로소 나에게 프리미엄이라는 가치가 생긴다.’ 는 메시지를 알려주신 선배님이 떠오르네요. 또, 전쟁 중인 국가에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방탄복을 입고 뛰어든 선배님도 기억에 남습니다. 직장 생활은 하루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고 강조하며, 업무 시간도 삶의 일부라고 하셨어요. 따라서 이 시간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모든 직장인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메시지였던 것 같아요.
Q. LG전자 역사를 총 망라하는 만큼 어려움도 있었을 거 같은데 집필 과정에서 겪은 애로사항이 있다면?
LG전자는 1958년에 설립된 금성사를 전신으로 하는 긴 역사를 가진 기업입니다. 그래서 초창기의 에피소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어요. 당시 일화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때로는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로 낙담하기도 했죠. 하지만 책을 쓰면서 LG전자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면서, 검증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LG전자를 사람으로 치면 마치 우리 부모님과 같은 긴 역사를 가진 인물이니 ‘냉정하게 따져 묻는 것도 좋지만 때론 그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켜켜이 쌓여온 역사, 문화, 가치를 조명하는 방식으로 책을 만들자. 그것이 ‘LG전자라는 회사와 그간 회사에 몸담아온 여러 LG전자 사람을 책에 싣는 사람의 기본 자세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서요.
Q. 브랜드북에 담지 못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LG전자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LG 크루를 운영하며, Z세대의 시각과 문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는데요. 여기서 LG크루로 활동하다가 정식으로 입사한 신입사원이 기억에 남습니다. 주말에는 소셜 클럽을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요즘 일어나는 문화에 대해 직접 체험하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게 인상 깊었어요. 회사에서 누군가 ‘요즘 그게 유행이라던데’ 라고 말했을 때, ‘그러게 말이에요’ 라고 답하지 않고, ‘제가 직접 해봤는데 이렇더라고요~ ‘라고 말하는 것이 자신의 전문성이자 자존감이라고 하셨거든요. 그분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다시 한번 ‘LG전자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라고 감탄했습니다.
Q. LG전자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LG전자는 뛰어난 제품력과 기술력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얼마나 인화하고, 따뜻한 기업인지도 다들 잘 알고 있고요. 다만, LG전자는 여태 점잖고 진중한 성격 탓에 자신이 갖고 있는 무수한 장점을 세상에 적극적으로 알리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저는 LG전자가 제 다음 챕터를 펼치기에 참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LG전자만의 메시지 원칙을 하나씩 수립해 나가고, 문장을 하나씩 디자인하며 브랜드 보이스를 만들어 나가다 보면 LG전자의 고유한 속성 그대로, 더욱 큰 사랑을 받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Q. ‘LG전자 사람’이 된 지 3년차인데 합류하기 이전과 이후 LG전자에 대한 인상은?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선하고 인화하고 따뜻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합류하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면모를 발견했어요. 바로 굉장히 치열하고 끈질긴 면도 있는 사람들이라는 거예요. 이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점이에요. 사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여기는 사람들이겠거니 하는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잘못된 점이나 난관을 발견하면 회피하거나 모른 척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면으로 바라보고 거기로 뛰어드는 면모가 있더라고요. 브랜드북에서 다룬 거의 모든 챕터에서 이러한 담대한 면모가 느껴질 거예요. 어쩌다 한 번, 혹은 어느 특정 인물만 그런 게 아니라 LG전자에 깊이 내재화된 자세가 바로 이 ‘담대함’ 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Q. 브랜드북 제작 외, 그동안 어떠한 작업에 참여하셨나요? 브랜드전략팀 소개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글로벌마케팅그룹, 브랜드매니지먼트 담당의 브랜드전략팀에 소속되어 있어요. 브랜드전략팀은 세계 곳곳의 LG전자 법인이 다양한 브랜딩, 마케팅 활동을 펼칠 때 그것이 LG전자다운 형태로, 일관된 퀄리티를 유지하도록 가이드를 수립하고, 실행하며, 점검하는 팀이에요. 쉽게 말해, 브랜드전략팀은 LG전자 브랜드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더 나아지도록 전략을 짜고, 점검하고, 관리하는 곳이죠. 제가 브랜드전략팀으로 합류하며, 새롭게 ‘카피라이팅’ 영역으로까지 업무가 확장된 셈이에요. LG전자가 만드는 메시지라면, ‘첫째 미소가 지어져야 하고 (write with smile), 둘째 공감을 이끌어야 하고 (write with insight), 셋째 디자인이 되어야 (write with design) 한다.’ 는 대 원칙을 세우고, 이를 각 법인에서 현지 언어로 가이드라인을 제작 및 배포하고, 교육하는 등 LG전자만의 보이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카피라이터와 콘텐츠 에디터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글과 책을 쓰고 출간하셨는데, 이번 브랜드북 집필은 기존 글쓰기 작업과 무엇이 달랐나요?
카피라이팅과 콘텐츠 에디팅, 에세이 글쓰기 모두 독자의 마음에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 본질입니다. 그래서 ‘기업이 낸 책 치고 이 정도면 읽어줄 만하다’거나, ‘회사에서 책을 내면 보통은 이렇게들 한다’ 등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갈림길 앞에서면 마음을 단단하게 다잡았어요. LG전자의 브랜드북을 쓰면서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것들’이라는 원칙을 지켰고, 이는 LG전자의 퀄리티에 대한 강한 집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회사의 책이라고 해서 글쓰기 원칙을 타협하지 않고, 독자에게 작은 파장이라도 만들어내는 글을 쓰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Q. 작가로서 그리고 LG전자 카피라이터로서 다음 계획도 궁금합니다.
LG전자의 카피라이팅을 총괄하며 매년 실행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더 깊이, 더 멀리 LG전자만의 화법을 견고하게 내재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나중에는 어떠한 언어로든 단 한 문장으로도 LG전자라는 브랜드가 오롯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예요. 회사에서 쓰는 글과 회사 밖에서 쓰는 글 모두 저에게 순수한 기쁨을 가져다줘요. 무언가를 잘 쓰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 살맛이 나거든요. 그야말로 Life’s Good인 상태죠. 두 가지 형태의 글쓰기가 서로에게 보완이 되며, 더 큰 시너지를 내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