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뜨겁게 달군 45분 간의 아마추어 요리 대결 현장
안녕하세요. 저는 중동 아프리카(이하 중아) 지역 본부에서 일하는 두바이 사막여우(^^)입니다.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것이 없어서 이곳의 생활이 어떤지 많이 궁금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곳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은 히잡이나 아바야에도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눈을 제외한 모든 신체 부위를 가린 아바야가 같은 모양일 거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곳 여자들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자수나 큐빅 등의 장식이 유행에 따라 달라지고, 심지어 샤넬, 디오르, 구찌와 같은 명품 브랜드의 특별 아바야가 있습니다. 보통 아바야 같은 전통 옷을 입는 사람들은 신분이 증명된 부유한 사람들로 생각하면 된답니다. 🙂
중아 지역 여자들이 아바야와 히잡으로 어떻게 멋을 내고 있는지 한번에 관찰할 기회가 있었으니 바로 ‘LG글로벌 아마추어 요리대회(LG Life Tastes Good Cooking Competition)’ 중아 지역 결선 대회였습니다.
지글지글, 45분간의 맛있는 여행
‘LG글로벌 아마추어 요리대회(LG Life Tastes Good Cooking Competition)’는 2006년부터 시작된 대회로 참가자들은 LG 솔라돔 오븐을 이용해 정해진 시간 동안 각자 자신만의 요리를 선보이게 됩니다.
두바이에서 열린 중아 지역 결선 대회에선 아랍에미리트 연합,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 남아프리카 공화국, 터키 총 5개국이 참가하여 지역 대표 선수를 가려내게 되는데요. 사뭇 긴장된 모습의 참가자들과 다소 들뜬 모습의 관람객들로 대회장의 열기는 시작 전부터 고조되어 있었습니다.
빨간 히잡과 까만 상•하의로 의상을 통일하고 온 멋쟁이 이란 팀, 엄격한 분위기 덕에 까만색 전통 아바야를 입은 사우디아라비아 팀은 한눈에도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알아보겠더라고요. 남아프리카공화국 팀에는 앳된 얼굴의 소년들도 눈에 띄고 아랍 에미리트 팀은 본인 취향의 꽃분홍 히잡을 쓰고 오는 등 각 지역팀마다 특색이 있죠.
대회는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이뤄지는데 각 나라별 개인 참가자 2명(총 10명)과, 단체 5개 팀이 참가합니다. 45분의 시간 동안 참가자들은 전채 요리를 비롯, 메인 요리를 선보여야 하는데, 얼마나 연습을 했던지 1시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모든 참가자가 완벽한 요리를 내놓습니다.
심사 위원들은 참가자들이 정해진 시간 동안 능숙하게 요리를 했는지, LG 솔라돔 오븐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했는지, 레시피는 참신한지, 메뉴 이름은 적절하게 요리를 말해주고 있는지, 재료는 깨끗하고 안전하게 다루었는지, 영양소의 균형은 맞는지 등등 다양한 면을 꼼꼼하게 체크합니다.
아마추어 요리대회라고 하지만 참가자들의 진지한 열정에 심사위원들로 절로 긴장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셨던 한 분은 “모든 요리가 훌륭해서, 심사하겠다고 건드리기 미안할 정도다.”라고 말씀하기도 했다는.
1등은 아무나 하나
각 지역 대표 중 개인 및 단체 부문 1등만이 오는 11월 10일 태국의 방콕에서 열리는 최종 결선에 참가할 자격을 얻게 되는데,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순간이 되면 참가자나 관람객 모두 조마조마해집니다. 그런데 최종 우승자를 발표할 때 저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고 말았답니다.
대회장 이곳저곳 기웃거리던 제게 다가와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한국말을 해서 저를 깜짝 놀라게 한 ‘문타하’라는 친구였답니다. 장난기 어린 눈망울로 “저 한국 좋아해요.”라며 생글거리던 그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1살의 영양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이라고 하더군요.
사우디 제다 지사에서 무료로 쿠킹 클래스에 참가해 요리법을 배우던 중 우연히 대회 소식을 접하고 지원했다는 그녀는 중아 지역 결선 최종 우승자에 들자, “와, 정말 태국에 가는 거에요?”라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사실 사우디는 중동 내에서 여자들에게 매우 보수적인 곳입니다. 여자 혼자서는 여행도, 운전도 할 수 없어 남자가 항상 동행해야 하기 때문에, 문타하도 삼촌과 함께 두바이에 왔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사우디는 내륙 국가라 해산물이 거의 없는데, 그녀는 다루기 어려운 랍스터 요리를 선보여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으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죠.
물론 우리가 가장 놀란 건 그녀의 한국말 솜씨였죠.^^;; “한국말은 어디서 배웠어요?”라고 영어로 묻자 “한국 드라마 보면서요. 한국 음악도 좋아요.”라고 한국어로 답하는 그녀. ‘꽃보다 남자’의 F4(배우 김현중과 이민호 이름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를 좋아한다는 걸 보니 그 또래가 느끼는 것은 세계 어딜 가나 비슷한가 봅니다.
대회 결선에서 우승하면 한국에 갈 수 있느냐고 묻는 그녀에겐 정말 감동이 느껴졌죠. 사우디아라비아 내에 한국어 수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교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쩌면 저렇게 정확한 발음으로 적절하게 말하는지 대단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드라마, 그리고 LG의 요리대회가 외부 활동마저 제한된 땅에 사는 친구에게 가슴 설레는 꿈을 꾸게 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특별한 추억, 설레는 꿈을 담은 LG글로벌 요리 대회
문타하와 잠깐의 인사를 나누고 대회장을 나서는데 왜 이렇게 제 마음이 뜨끈하고 묵직하던지…. 대회장에서 짧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곳의 뜨거웠던 공기가 제 마음마저도 덥혀놓았나 봅니다.
어떤 마음으로 대회에 지원하고, 이곳 두바이까지 날아왔을지, 대회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어땠을지,(문타하의 어머니는 수상이 결정되자 뛰어나와 울며 딸을 안아주더군요.) 대회가 끝난 오늘 밤은 어떤 마음으로 잠이 들게 될지… 이 날 만난 모든 이들에게 LG 글로벌 요리 대회는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해봅니다.
아직 여자들에겐 보수적인 이곳, 중동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모쪼록 그녀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하는 ‘살 맛이 나는’ 시간이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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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사막여우)은 LG전자 중동아프리카 지역본부의 Marketing Intelligence그룹에서 PR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여행지에서 PENTAX와 Rollei35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며, 마다가스카르 섬으로 여행을 꿈꾸며 멕시코와 쿠바의 공기를 그리워한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한 네트워킹과 대화를 공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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