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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로 출근] #9 일상 속 익숙한 가전 작동음, 누가 만들었을까?

2022-11-22 LG전자

“이 사람들은 다 무슨 일을 하러 가는 걸까?” 출근길의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한 번쯤 해보는 생각, 그렇다면 LG전자 직원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개발자, 제품담당자… 그리고 상상 밖의 일을 하는 직원들까지, LG전자 속 다양한 주인공들의 업무현장으로 출근!

전략UX거버넌스팀이 위치한 LG전자 서초R&D캠퍼스 전경
전략UX거버넌스팀이 위치한 LG전자 서초R&D캠퍼스 전경

클래식 좋아하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어려운 음악이라고 생각하실텐데요. 사실 클래식은 대중음악에 비해 진입장벽이 있지만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또 그만큼 사랑받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여러 세기 전에 등장한 고전 음악들이 지금까지 널리 쓰이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가전에도 이런 클래식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클래식 음악처럼, 가전제품에도 예전부터 사용되는 오래된 사운드들이 있습니다. 가전제품을 작동하고 종료할 때마다 듣는 작동음과 종료음이 바로 가전제품만의 클래식이죠. 그렇다면 오늘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가전제품 사운드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볼까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왼쪽부터) LG전자 제품∙서비스의 사운드 디자인을 책임지는 정수연 책임, 정병주 책임
(왼쪽부터) LG전자 제품∙서비스의 사운드 디자인을 책임지는 정수연 책임, 정병주 책임

정병주 책임 안녕하세요. LG전자 UX연구소 전략UX거버넌스팀의 정병주 책임입니다. LG전자 제품 및 서비스의 사운드 UX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정수연 책임 안녕하세요. 같은 팀에서 LG전자 가전제품 사운드의 표준을 만들고 있는 사운드 디자이너, 정수연 책임입니다. LG전자 제품의 다양한 사운드 디자인 업무를 담당해왔고, 2019년 전략UX거버넌스팀에 합류했습니다.

Q. 전략UX거버넌스팀에 대해 소개한다면?

정병주 책임 LG전자 제품·서비스 전반에 걸친 UI/UX 관련 선행 연구와 사용성을 검증하는 부서입니다. 그 중, 사운드를 통한 제품과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사운드 UX’ 업무가 있고요. 쉽게 말해 제품 조작 시 들을 수 있는 버튼음, 알림음 등을 디자인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사운드 디자이너만의 업무 필수템이 있다는데?

전략UX거버넌스팀 사운드 디자이너만의 특색이 느껴지는 독특한 필수템
전략UX거버넌스팀 사운드 디자이너만의 특색이 느껴지는 독특한 필수템

정수연 책임 업무 특성상 헤드셋과 제품 스피커 샘플이 꼭 필요합니다. 평소에는 헤드셋으로 작업하고, 실제 사운드를 출력하는 제품 스피커를 활용해 최적화하죠. 꼭 사운드를 디자인할 때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소리를 찾아보며 사람들의 최근 소리 사용 방식이나 트렌드를 파악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근무시간 중 절반 이상은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소리를 기록하기 위해 연필과 오선지도 꼭 필요합니다. 소리는 눈에 보이지 않고 순간순간 지나가며 심상을 남기기 때문에 이를 시각화하는 작업이 중요하죠. 기록함으로써 생각한 사운드가 왜곡되는 일을 막고, 더 좋은 사운드로 다듬을 수도 있습니다.

정병주 책임 음계주파수표*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가전제품 사운드 디자인 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아이템입니다. 가전제품 대부분은 아직 스피커가 아닌 부저음으로 사운드를 출력하거든요. 주파수(frequency, 음의 높낮이)와 음가(duration, 음의 길이)를 조절한 뒤 부저음을 만드는데요. 연필로 오선지에 구상한 멜로디를 그리고, 각 음의 표준 주파수값을 음계주파수표를 보고 적는 식이죠. 외우기 힘들더라고요. (웃음) 음가는 제가 그리고자 하는 리듬을 100분의 1초 단위까지 환산해 작업합니다.

* 곡의 각 음계 별 고유 주파수 값을 기록한 표

사운드 디자이너들 자리에는 항상 건반이 있는데, 연필보다 빠르게 음을 확인하고 싶을 때나 제품 사운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합니다. 부저음보다 더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는 음원 타입 사운드된 제품이 늘어난다면 건반 활용도도 더 높아지겠죠?

Q. 사운드 디자이너만의 직업병이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품 사운드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정병주 책임
제품 사운드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정병주 책임

정병주 책임 전략UX거버넌스팀의 사운드 디자이너들은 제품 사운드에 대해 인공지능보다 뛰어나다고 말할 정도로 높은 인식률을 갖고 있는데요. 제품을 보지 않은 채 소리만 잠깐 들려줘도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 맞출 수 있습니다. 자사 제품이라면 어느 시기에 출시된 제품인지도 알 수 있고요. TV나 영화를 볼 때도 자사 제품이 나오면 귀가 먼저 반응하더라고요.

Q. SNS에서 가전종료음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곡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본 적 있는지?

정수연 책임 작업에 도움이 될만한 여러 사운드를 찾던 중, 제품 사운드를 모티브로 한 여러 창작물들을 봐왔는데요. 최근에는 자사 제품 종료음을 편곡한 초등학교 선생님 영상도 접했습니다. 제품 사운드에 관심을 갖고 아이디어를 더해 2차 창작물로 이어졌다는 점이 새삼 반가웠죠. 자사 제품 사운드가 고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것 같아 반갑기도 했고요. 사운드를 탄생시킬 때 어떤 상황에서 어떤 소리가 나면 좋을지 많이 고민하는데, 고민의 결과가 고객들에게 잘 전해진 것 같습니다.

Q. 새 사운드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LG전자 가전에 삽입될 사운드를 디자인하고 있는 정병주 책임
LG전자 가전에 삽입될 사운드를 디자인하고 있는 정병주 책임

정병주 책임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매번 사운드를 듣게 되니, 그만큼 자연스럽게 제품의 개성과 심미성을 표현하는 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가전제품은 한 번 구매하면 오랜 기간 사용하기 때문에, 더 세심하게 설계하고 거슬리지 않도록 사운드를 디자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가전을 사용하는 동안 계속해서 들어야 하니까요. 사용 환경이나 고객 취향에 따라 음량을 조절하거나 음소거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입니다.

정수연 책임 제품에 꼭 필요한 소리인지를 늘 생각합니다. 어떤 소리가 어느 정도로 들려야 고객에게 유용한지도 고려해야 하고요. 또 이 사운드가 제품 이미지와 어울리는지, 실제 제품에서 사운드를 출력했을 때에도 좋은지, 듣는 고객이 긍정적으로 느끼는지 등 고민하는 부분이 많죠.

Q. 여태 출시한 사운드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이 있다면?

정병주 책임 정수기 버튼 사운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표준 가이드 설계 후 처음 디자인한 사운드여서 더 애착이 가기도 하고요. 한밤중 물을 마시려고 정수기 버튼을 누를 때, 짧은 순간이지만 사운드가 거슬리거나 가족들을 깨우게 된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섬세하고 감성적인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일이 떠오르네요. 온·냉수 설정 사운드도 음계를 활용하는 등 디테일하게 디자인했고요.

정수연 책임 다른 사운드들에게는 미안하지만(웃음), 2021년 하반기부터 자사 가전에 적용한 전원음과 표준 사운드 세트가 떠오르네요. 전원음은 제품이 작동 시작할 때의 ‘고객 접점’이에요. 기기의 활성화를 알리고 사운드의 정체성을 노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공통 멜로디를 사용해 직·간접적으로 고객들에게 일관된 자사 이미지를 전하고자 노력했죠. 표준 사운드 세트가 앞으로 자사 가전의 소리 언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Q. 가전제품 사운드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LG전자 가전에 입힐 사운드를 작곡하고 있는 정수연 책임
LG전자 가전에 입힐 사운드를 작곡하고 있는 정수연 책임

정수연 책임 전반적으로 긍정적 성향의 사운드를 입혀서 시끄럽게 느껴지지 않으며, 고객들이 기기 사용 시 제품 사운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품이 켜질 때 전원음이 가사일을 돕는 따뜻하고 친근한 가족 같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식이죠. 이렇게 고객들이 느끼는 자사 이미지 또한 긍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최근 UP가전을 통해 다양한 사운드가 업데이트되는데, 이런 사운드를 만드는 과정은?

정병주 책임 제품을 처음 접했을 때 너무 많은 기능이 있을 경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취향 또는 필요에 따라 원하는 기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UP가전의 가장 큰 장점이죠. 사운드 역시 각자의 선호나 특정 시즌에 맞춰 바꿀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계절이 바뀔 때 세탁기 종료음을 바꾼다거나, 낮잠 자는 아이를 깨우지 않도록 식기세척기 종료음을 짧은 멜로디로 바꿀 수도 있겠죠? 이렇듯 고객의 다양한 니즈, 사용 환경을 고려해 사운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LG전자 가전을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한마디!

LG전자 가전제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고객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수연 책임
LG전자 가전제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고객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수연 책임

정수연 책임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대개 디자인과 성능을 중요시할텐데요. 사실 매장이나 온라인 상에서 제품 사운드까지 들어보고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죠. 그래서 집에 제품 설치까지 끝난 후에야 제품의 목소리를 처음 듣게 될 겁니다. 그 목소리가 은연중에 반복적으로 울리면서 여러분 생활에 스며들고 제품 사용에도 도움되며 자연스레 자사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전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어느 날은 제품이 여러분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귀 기울여봐도 흥미로울 것 같고요. 소리에 대한 의견에 항상 귀 기울이며, 여러분 근처에서 소리를 통해 기분 좋은 일상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