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아름다움, 보더리스 TV 디자이너를 만나다

2009.10.14 LG전자

지난 9월 ‘IFA 2009’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LG전자의 보더리스TV(BORDERLESS™ LCD TV, 모델명: SL9000)는 화면과 테두리의 경계를 없앤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바로 어제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한 한국 전자전(KES 2009)에서도 보더리스 TV는 첨단 디스플레이의 선두 주자로 LG전자 부스 전면을 장식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더 블로그에서는 미래 TV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고 있는 보더리스 TV 디자이너인 김태욱 책임을 만나 새로운 TV 트렌드에 대해 직접 들어보았다.

[디자이너 톡톡 ⑨] 보더리스 TV 디자이너
HEB 디자인연구소 김태욱 책임
김태욱 책임 사진
보더리스TV가 IFA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는데 소감은?
유럽 가전 업체들의 격전지라고 할 수 있는 IFA 전시장에 직접 가보니 내가 디자인한 제품이 놓여 있고, 심지어 언론의 굉장한 관심을 받는 모습을 보고 무척 뿌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화면과 프레임의 경계를 없앤 보더리스 TV를 출시한 곳은 글로벌 업체 중 오직 LG전자뿐이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12월에 소니가 곧 보더리스 TV를 출시한다고 들었는데,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TV에서 화면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 트렌드인 것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IFA에서 LG가 그 흐름을 리드하고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LCD TV 제품 사진
경계가 없는 디자인(Borderless) LCD TV – Seamless, Narrow Bezel, Uni-color


왜 TV에 테두리가 왜 필요한가요? 화면 테두리의 폭이 좁으면 좋겠다. TV가 좀 둔해 보이고 화면이 작아 보여요. 시청에 방해가 되는데 없애면 안돼요?


이것은 TV에서는 아주 오래된 고객의 목소리였습니다. 누구나 그런 소비자들의 인사이트는 알고 있었지만, 기술적 한계 탓으로 수용하기 어려웠을 뿐이죠. 이제는 우리가 충분한 기술적 역량을 축적했고,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먼저 적용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누가 가장 먼저 이를 제품화하여 내놓는가 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거든요. 
 
TV디자인의 새 지평, 이전과 전혀 다른 매끈한 디자인
LCD TV 제품 사진LG전자의 보더리스 TV는 군더더기가 없이 꼭 필요한 것만 갖춘 디자인, 좁은 테두리(베젤)를 원하는 고객 요구를 반영한 슬림하고 군더더기 없는 TV 디자인의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가전제품의 트렌드는 더욱 빨리 변할 것이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지요.


이 제품은 ‘경계가 없다’는 뜻의 ‘보더리스(BORDERLESS)’는 TV 전면 유리 위에 필름 코팅을 해 화면부와 테두리(베젤)와의 색차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통해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유리 위에 필름을 덧씌우면 투명도가 높아져 반사가 발생하지 않아 투과율이 높아지고, 스크래치도 덜 생기는 효과도 있고요.
 TV 화면과 테두리 간의 경계선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실루엣에 블랙의 세련미가 더해진 디자인, 거기에 압축사출기법(ICM: Injection Compression Molding), 3차원 입체 UI(User Interface), 동작 인식 방식의 ‘매직 모션 리모컨’ 등 LG전자의 독자 기술이 더해져 탄생한 것이 바로 보더리스 TV(BORDERLESS™ TV)입니다. 


더욱 넓게, 더욱 얇게 만드는 디자인
TV 테두리(베젤)의 경계라인도 점점 좁아지다가 이제는 완전히 없어지는 단계가 온 것 같아요. 베젤의 넓이를 얇게 줄이면 화면이 더욱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고, 궁극적으로는 베젤이 완전히 없어지는 시기가 곧 올 겁니다. ‘베젤을 없애 보자!’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LG의 보더리스 TV는 사용자가 화면과 테두리(베젤)의 구분 없이 어떤 시각적인 방해도 받지 않는 온전한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TV의 두께가 29.3mm밖에 안되는 초슬림 디자인에, 기존 50mm가 넘던 TV 테두리를 30mm로 줄여  시원한 영상을 구현하고 화면이 훨씬 커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휴대용 제품 뿐만 아니라 TV와 같은 가전제품에서도 심플하고 미니멀하고 컴팩트한 ‘경박단소’가 트렌드이다 보니, 디자이너가 시장 조사나 기술 리서치를 통해 먼저 실현 가능성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꺼져 있을 때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LCD TV 제품 사진얼마 전 기아자동차에서 내놓은 소울의 광고 카피를 기억하세요? “아무리 잘 달리는 차도 생애 80%는 서 있어야 한다.”는 광고 카피처럼, TV도 켜져 있는 시간보다 꺼져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켜져 있는 때는 화질이 돋보이는 디자인이 중요하지만, 꺼져있을 때는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 효과가 더  중요하지요.
TV를 보지 않을 때도 거실의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니 ‘꺼져 있을 때의 아름다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매끈하고 세련된 보더리스 TV 디자인입니다. 
TV가 꺼져있을 때 PC의 스크린세이버 절전 기능을 채용한 어항이 보인다거나, 디지털 포토 프레임의 구실을 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죠. 이제는 TV도 ‘TV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패러다임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TV 디자인에 대한 편견을 깨다
어떻게 보면 TV라는 제품은 디자인의 변화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제품입니다. 사각형 프레임 안에서 외곽 아웃라인과 화면과 테두리(베젤)과의 경계라인은 언제나 불변이었죠. 어떻게 보면 디자인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고도 볼 수 있는데, 저는 그 편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뛰어넘을 수 없는 디자인의 한계를 깨고 싶었다고 할까요?
디자인이 미니멀해지면서 디자인이 필요한 요소는 줄어들지만, 오히려 숨어 있는 곳에 디자인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볼륨이나 채널 버튼을 물리적으로 디자인하다가 이제는 소프트 터치 기능이 화면의 글라스 안에 숨어 있도록 디자인하는 거죠. 이처럼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이 된 디자인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고, 또 아무나 쉽게 따라 할 수 없습니다.

디자이너에겐 고객의 호평이 가장 큰 힘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디자인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수많은 관계 부서와 설왕설래가 있기 마련입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디자인 목업(Mock-up)을 만들어 고객 조사를 내보냈는데, 고객 반응이 좋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기분이 좋아요.
소비자들은 디자인에 있어 매우 복잡한 성향을 나타내지만, 구매에 있어서는 단순 명확하고 합리적이기 때문이죠. 고객 의견을 수렴하여 리디자인(re-design)을 하고 계속 조형적으로 다듬고 합리적인 가격 책정해 시장에 내놓습니다. 하지만, 매장에 전시된 제품을 보면 저는 항상 뿌듯함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더라고요. ‘다시 한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텐데…’라거나 아니면 ‘관련 부서와 조율할 때 좀 더 디자인의 의지를 관철했어야 했는데…’하는 등의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죠. 그런 각고의 과정을 통해 배운 점들이 다음 제품을 디자인할 때 좀 더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한 토양이 되는 것 같아요.


김태욱 책임 사진시대가 지나도 변치 않는 충실한 디자인 하고파 

제가 나중에 LG를 떠났을 때 제가 디자인한 제품 중에 작은 거라도 ‘디자인 참 잘했다.’ 싶은 놈을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20년, 30년이 지나서 스타일은 좀 구닥다리가 되었더라도 유행을 타지 않는, 충실한 디자인을 했구나 싶은 그런 디자인 말입니다. 제가 나중에 아들에게 “아버지가 젊었을 때 디자이너였단다.”라고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제가 디자인한 물건이 저를 대변해 줄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을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바람이 없겠어요.

앞으로도 사용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디자인, 왠지 한번 사용해 보고 싶은 재미있고 감성적인 디자인,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그런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디자이너 김태욱은?
2001년 입사한 이래 TV 디자인만 줄곧 담당. FLAT TV, LCD TV(다비드, 주노), LH80 Wireless TV, 보더리스 TV(SL9000)를 디자인했고 자동차 등 산업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휴일이면 아들과 함께 나들이 가서 함께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 평범한 가장. 한국에서 디자이너로 산다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디자이너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평생 직업을 삼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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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정희연 차장(미도리)
은 홍보팀에서 온라인 PR과 글로벌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끊임없이 자극하며 배움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PR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기업블로그, PR 2.0, Media 2.0에 대한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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