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초콜릿폰”으로 다시 돌아온 차강희 슈퍼 디자이너
요즘 LG전자 휴대폰의 기세가 무섭다는 말은 많이 듣습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휴대폰 라인인 블랙라벨 시리즈와 명품휴대폰의 대명사인 프라다폰으로 휴대폰 분야의 디자인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그 비밀병기가 바로 ‘차강희 슈퍼 디자이너’입니다.
그가 처음으로 손을 댄 휴대폰 디자인 초콜릿폰은 감성에 호소하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며 LG의 휴대폰 사업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블랙라벨 2탄인 샤인폰, 블랙라벨 3탄인 시크릿폰을 총 지휘하면서 LG전자의 휴대폰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왔습니다.
LG전자 휴대폰의 역사를 새로이 쓴 블랙라벨 시리즈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이번에 선보인 블랙라벨 네 번째 주인공인 ‘뉴 초콜릿폰’의 귀환의 의미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중심에서 또 하나의 휴대폰 트렌드를 제시하는 주인공 차강희 슈퍼 디자이너를 만나보았습니다.
디자인 히어로즈 ④
MC디자인연구소 차강희 연구위원
– 1962년 인천 출생. 홍익대 대학원 산업 디자인 학과 졸업– 대표작품: 와치폰, 시크릿폰, 초콜릿폰, AHHA Free
– 주요 수상경력
▲ 2006년 LG전자 슈퍼디자이너 선임, LG인 은상 수상
▲ 2005년 우수디자인상품전 대통령상 수상 (LG-KV5900 초콜릿폰)
▲ 2005년 우수산업디자이너상 수상(LG-KV5900)
▲ 2005년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 디자인 대상 수상 (LG-KV5900)
▲ 1998년 우수디자인상품전 대통령상 수상 (아하프리)
▲ 1997년 산업디자인공모전 대통령상 수상 (Internet Public폰)
▲ 기타 獨 iF, 日 Good Design 등 다수 수상
슈퍼디자이너의 24시간
아침 8시에 출근하면 메일을 확인하고, 유체 이탈해서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후배 디자이너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하기도 해요. 후배들은 제가 ‘바늘로 콕콕 찌른다.’라고 표현하지만요 ^^;
새로운 디자인을 하려면 세상 돌아가는 많은 정보가 필요한데 인터넷을 통해 최신 기술, 업체 정보 등 모든 것을 얻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즉시 직접 연락해서 물어보고 미팅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LG전자에서 슈퍼 디자이너는 매우 엄정한 평가에 의해 디자이너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선정되는 것이니까 당연히 영광스러운 자리이지만 책임감도 큽니다.
슈퍼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다양합니다. 좋은 디자인도 내놓아야 하고, 후배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를 서포트하기도 하고,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영재 디자이너를 발굴하여 LG에 영입하도록 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참고: 도전! 슈퍼 디자이너 – 디자인 영재 주정현씨)
후배 디자이너들에게는 악역을 많이 맡게 돼요. 디자인이란 게 아무래도 주관적인 판단에 많이 좌우되는 것이다 보니 디자인이 자신의 디자인에 몰입하다 보면 자기만족이나 자가당착에 빠지기 쉬워요.
새로운 가치에 열광하는 사람, 디자이너
우리는 경쟁사보다 잘하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그건 의미가 없어요. 소비자와 경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발짝 물러나서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우물 속을 들여다보면 해법이 보입니다.
제가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하지만 그들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아요. 조직에 오래 있다 보면 저도 생각이 자꾸 제한되는 것을 느끼는데, 소통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히기도 하구요. 영재 디자이너 프로그램에 참가한 대학생 중에 매우 독특한 친구가 있었는데, 아이디어와 프로세스가 특이해서 이를 가치있게 바꾸는 과정에서 저와 생각이 잘 조율되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젊은이들이 어떻게 세상을 읽어가는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고객 세그먼트를 할 때 놓치는 부분이 없는지,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를 보편적 가치에 뭔가 플러스 알파를 더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가치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바로 디자이너거든요.
디자이너의 필요조건 – 트렌드에 대한 본능적 반응, 설득의 기술, 넓은 시각
저 자체가 ‘영감 덩어리’지요.(웃음) 저는 온몸으로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아이디어는 본능적으로 남들이 보면 아주 사소한 것에서 캐치해 냅니다. 저는 디자이너가 단순히 예쁜 것을 그려내는 ‘그림쟁이’가 아니라 기술이나 트렌드에 대한 이해를 통해 앞서 제안하고 이를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경영자를 설득하거나 기술에 대한 이해, 관계 부서와의 릴레이션 등이 필요하죠. 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뚝심 있게 밀어붙여 관철시킵니다. 또, 넓은 시각과 넓은 사고를 가졌을 때 남들보다 앞선 혁신 제품을 개발할 수 있어요.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하는 전문가 그룹이지만 그 틀에 갇혀버리면 성장이 멈추어 버립니다. 스스로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면 변화하기가 어려워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자유롭게 유쾌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요. 그래서 저는 디자인에 대해 항상 초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LG전자, 블랙라벨 시리즈로 디자인에 올인하다
LG전자의 블랙라벨 시리즈는 보통 사람들이 엄두도 내기 어려운 높은 가격의 명품 고가폰이 아니라 대중화된 명품인 매스티지(Masstige) 전략으로 보다 많은 분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디자인 만족감을 최대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LG휴대폰의 아이덴티티가 무엇이라고 묻는다면 저는 ‘아이덴티티는 없는 게 아이덴티티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존의 블랙라벨 시리즈가 전작의 상상을 뒤집고 또 다시 새로운 제안을 하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최초의 블랙라벨 시리즈인 초콜릿폰은 LG전자 휴대폰의 히어로(Hero)를 만들기 위한 작품입니다. 초콜릿 폰 이전에는 무조건 튀는 디자인에, 새로운 기술을 쫓아 휴대폰에 집어넣기 급급하던 분위기에서 좀 더 세련되고 눈에 드러나지 않게 기능을 표현하면서도 진정으로 ‘디자인 드리븐(디자인 지향)’된 휴대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우아하고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터치 패드를 채용한 것이 대박을 터트렸지요.
블랙라벨 2탄인 샤인폰은 휴대폰에는 사용이 금기시된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의 금속감을 살려 빛나면서도 외부충격에 강한 휴대폰이 탄생했습니다. 디자이너로서는 ‘기쁘고 행복한 커뮤니케이션의 소중한 순간’들을 반짝이는 휴대폰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블랙라벨 3탄인 시크릿폰은 ‘외모가 말끔한 제임스 본드는 평소에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지만 필요한 순간에 내공을 발휘하는 007’과 같이 스마트한 이미지에 파워풀한 기능을 갖춘 휴대폰이었습니다.
“와 ~ LG에서 이렇게 새로운 게 나왔네~”
이러한 시도를 통해 고객들은 LG가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으로 인식하게 되고, 내년에는 뭐가 나올까 기대를 하게 됩니다. 첫 해에는 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몇 년간 꾸준히 변화를 만들어 가다 보면 ‘새로움’ 그 자체가 LG휴대폰의 아이덴티티가 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제품에도 이러한 아이코닉(Iconic)한 디자인 요소를 파급시키면 됩니다.
고객 인사이트를 발굴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읽어내고 기술이 먼저인지 디자인이 먼저인지가 아니라 유기적인 ‘티자인(Tesign=Technology + Design)’을 지향합니다. ‘티자인’에 대한 의지와 정확한 타이밍을 통해 첨단기술과 디자인이 서로 유기적으로 녹아 들어간 하모니를 통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블랙라벨 4탄인 ‘뉴 초콜릿폰’은 보는 휴대폰으로의 변화 추세와 심플한 디자인의 변화가 맞아떨어져 탄생하였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전작인 초콜릿폰의 미니멀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고 그 자체로도 충분히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콜릿폰에 대한 오마주라나 할까요 ^^;
뉴 초콜릿에 숨겨진 몇 가지 비밀과 그가 말하고 싶은 디자인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9/30 – 더 시크해진 “뉴 초콜릿폰”에 숨겨진 몇가지 비밀)
그를 만나면 디자이너 같지 않은 순박한 첫인상, 호기심이 넘치는 반짝이는 눈빛, 때로는 장난스러운 말투가 누구에게나 친근한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말하는 그의 화법은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능력이 있다. 그에게 직접 물어 본 디자이너 차강희에 대한 소소한 궁금증을 풀어보기로 한다.
1.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입니까?
깊고 푸른 밤. 영화 제목이기도 하지만 가장 여유롭고 그만큼 상상도 풍부해지는 시간이지요.
2. 독톡한 헤어스타일이신데, 관리는 어떻게?
너무 평범한 인상이라 머리는 조금 길고요. 한때는 묶고 다닌적도 있습니다.
관리는 특별히 없고 매일 감고 빗은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쓱쓱 빗어넘깁니다.
3. 아이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아직 어린 편인데도 학원이다 뭐다해서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틈나면 짬짬이 전시회등을 찾곤 합니다. 큰딸이 중학생인데 장래 희망이 큐레이터라는 말에 문화예술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반가웠어요.
4. 최근에 읽은 인상적인 책은?
최근에 ‘사유’와 ‘탈랜트 코드’를 읽었고, 며칠 전 저자로부터 선물 받은 ‘Parer Power’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특히 ‘사유’는 디자인 아포리즘(Design Aphorism)을 모은 책으로 옆에 두고 때때로 펼쳐보고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음미할 수 있어서 디자이너들에게 권해보고 싶습니다.
5. 디자인이나 건축 관련 어떤 책이나 잡지를 보시나요?
많이들 알고 있을 책들을 잡학으로 많이 보는 편입니다.
6. 좋아하는 디자이너나 건축가가 있다면?
건축가로는 안도다다오와 프랭크 게리를 좋아하고, 제품 디자이너로는 디터램스를 좋아합니다.
안도다다오는 성장배경과 함께 시멘트와 철골구조를 통해 보이는 깊은 사유의 단순미학이 좋고,
프랭크 게리는 규정되지 않는 변화무쌍한 긴장감의 건축물이 경이롭습니다.
제품 디자이너인 디터램스의 기하학적인 단순미와 장식을 배제하는 실용적인 절제미는 많은 디자이너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7. 특히 선호하는 여성(혹은 남성)의 패션 스타일은?
옷은 때와 장소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심플함과 포인트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8. 목소리가 무척 좋으신데 애창곡이 있다면?
사실은 고음불가이고요. 분위기 있는 노래 좋아합니다.
9. 10년 후 내 모습은?
디자인에서 손을 놓지 않고 책상에서 무언가를 계속 끄적이고 있기를 스스로 기대하고요.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던 화가인 척 하고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만두가게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10. 꼭 디자인해보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건축 디자인을 해보고 싶습니다. 스케일의 문제이지 조형을 다룬다는 측면은 제품 디자인과 맥을 같이한다고 생각하고요, 기념비적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Writer
정희연 차장(미도리)은 홍보팀에서 온라인 PR과 글로벌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끊임없이 자극하며 배움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PR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기업블로그, PR 2.0, Media 2.0에 대한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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