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부럽지 않은 휴대폰 사운드의 세계

2009.07.21 LG전자

휴대폰 음악 재생중 캡쳐올해 3월, 미국의 온라인 음악 전문 웹진인 ‘노이즈 애딕트(Noiseaddicts)’에 ‘여자의 가슴을 확대해주는 휴대전화 벨소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요. 이 기사에 의하면 평범한 록 음악처럼 들리는 벨소리가 마치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때와 같은 느낌이 들게 해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한다고 합니다.

1950년 경 미국의 Western Electric 이라는 회사(미국통신회사 AT&T의 전신)에서 개발한 일반 유선 전화기에 사용하기 위해 처음 등장하였던 아날로그 방식의 벨소리가 자신의 기분과 취향을 나타내는 휴대폰 벨소리로, 그리고 이제는 인간의 심리와 신체에 영향을 주는 수준까지 다양해지고 진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휴대폰의 벨소리 히스토리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휴대폰 벨소리의 진화 과정에 따라 제 임의대로 시기를 구분해봤습니다.

1기
: 따르릉~ 그저 울리면 받는다, 단선율의 시대 (휴대폰 등장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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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Poly 대표모델
1Poly 대표모델

이른 바 단음의 시대인 1기는 사운드의 ‘기능성’에 주력한 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화가 온 상황을 알리는 벨소리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흔히 말하는 1poly, 리듬의 패턴이나 선율 피치의 변화 정도로만 차별화 가능한 단선율 형태의 사운드입니다.

흑백 액정화면을 가진 휴대폰이 대부분이었던 이 당시에 사운드로 제품의 가치를 높이거나 차별화 하는 것에 대한 기대와 인식이 없던 시기였습니다.
평범한 따르릉 소리 사이에서 변화가 많고 현란한 1poly 벨소리가 울려 퍼지기라도 하면 그 벨소리의 주인은 최신 기종을 쓰거나 시쳇말로 좀 놀거나 튀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분류되기도 했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

2기 : 네 휴대폰은 몇 poly니? poly 수 경쟁의 시대 (2001~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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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poly 대표모델, 40Poly 최초모델, 3D Sound 최초모델, 64Poly 최초모델
(좌측상단 부터 시계방향) 16poly 대표모델, 40Poly 최초모델, 3D Sound 최초모델, 64Poly 최초모델

휴대폰 사운드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동시에 송출할 수 있는 음의 개수(poly)가 순차적으로 4poly,16poly, 40 poly, 64 poly, 128poly까지 늘어나면서 poly 수로 휴대폰의 성능 수준, 출시 시기까지 가늠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벨소리 poly 수가 휴대폰의 주요 스펙에도 표시되고, 친구들 사이에도 “네 휴대폰 몇 폴리니? 나 몇 폴리 폰 샀다”하고 서로 묻고 들려주며 자랑하던 시기였죠.

당시 국내의 한 휴대폰 제조사에서는 많은 poly 수를 연상시키는 느낌의 ‘오케스트라’라는 단어를 제품의 pet name에 사용하여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기도 했었답니다. 이 당시의 poly가 갖는 영향력(?)을 대변하는 사례가 아닐까 싶네요.

2003년 경에는 3D Virtual Sound(의역하면 가상의 3차원 입체 음향 정도로..) 기술이 휴대폰에도 도입이 되어 Dual Speaker 장착된 모델에 한해 휴대폰에서도 입체감 있는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 역시 휴대폰의 성능을 돋보이는 데 사운드가 일조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 이 시기의 특징으로는 poly 수 확장에 따라 다양한 원음의 사용이 가능하게 되면서 인위적인 MIDI 음색 일색이던 휴대폰 사운드에서 벗어나 사람 음성, 자연 소리, 스포츠카 소리 등의 실제 효과음향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원음 효과음의 사용이 가능해졌다는 정도로만 해석을 할 수도 있지만 이를 통해 고객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Sound Design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카 컨셉폰
스포츠카 컨셉폰

이 때 인기를 끌었던 원음 효과음 사운드 중에 몇 가지를 꼽으라면 LG의 스포츠카 컨셉폰(일명 포르쉐폰)에 사용된 스포츠카 문 열고 닫는 소리와 시동음, 레이싱 소리 등과 타 제조사에서 선 보였던 ‘밥 주세요~’하는 귀여운 여자아이 음성의 배터리 부족 경고음 등이 있습니다. 당시 인기를 끌던 연예인들의 음성 녹음을 통한 재미 컨셉의 음성벨 시리즈들도 이 당시 많은 호응을 얻었었지요.

※ 최초 모델이란 말은 LG 최초를 의미하며, 당시 시장 상황에 따라 업계 최초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3기 : 없는 소리 빼고 다 있다! 다양한 사운드 디자인의 시대 (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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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 최초모델, 120Poly 최초모델
(좌측부터) MP3 최초모델, 120Poly 최초모델

궁극의 폴리인 128poly가 등장하면서 수년간 지속하여 온 폴리 수 경쟁과 논쟁이 어느 정도 막을 내리게 됩니다.
128poly도 나름 파워플한 사양과 장점을 갖고 있었지만 MP3, AAC 등의 사운드 압축 코덱이 휴대폰에도 접목이 되면서 이 때부터는 poly와 무관하게 실제로 존재하는 다양한 원음을 음질의 변화나 손실 없이 그대로 탑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휴대폰 내장 메모리도 점차 대형화되어 비교적 용량이 큰 오디오 포맷도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하게 됩니다.

그에 따라 3기부터는 ‘휴대폰 사운드’라는 이름에 따라붙던 각종 제약과 제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아카펠라와 같은 다양하고 새로운 컨셉의 사운드 디자인이 선보이게 되는데요, 글 머리에 언급되었던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을 도와주는 벨소리와 모기를 쫓는 벨소리, 10대들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 벨소리 등도 감성 타겟은 아니지만 고객들의 다양한 호기심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사운드 디자인의 일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양적인 측면에서도 몇몇 개의 단순한 사운드만 탑재되던 1기에 비해 3기에 이르러서는 각종 기능의 추가와 위 탑재 환경의 개선으로 인해 약 2백 개에 달하는 다양한 소리들이 현재의 휴대폰 1대에 탑재되고 있답니다.

미래의 휴대폰 사운드는 ?
10년이 넘는 시간을 순식간에 훑고 지나온 것 같네요.^^ 그 동안의 기술적, 양적 성장을 거치면서 다양함까지 두루 경험한 휴대폰 사운드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요? 여러 의견이 있으시겠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현재의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너무 많은 소리가 동시에 섞여 울리고 있습니다. 각종 전자 기기들이 우리 생활 속에 녹아 들어 있고, 그 기기들에서 울려퍼지는 다양한 소리와 음악들, 현대화된 생활 환경에서 점차 추가되는 생활 소음들까지 계속 추가되고 있고요.

그 다양한 소리의 홍수 속에서 휴대폰 사운드도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누군가의 귀를 사로잡기 위해
볼륨을 높이고, 새로운 소리를 개발하고, 자극을 주어 시선을 끄는 것이 당장은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언젠가는 ‘Back to the Basic’, 고객들과 휴대폰을 연결해주는, 필요한 시점에서 최소한의 sound notification 만으로 주변 분위기를 헤치지 않는 사운드가 자리 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정된 인간의 청각과 인지 능력, 그리고 주변 환경을 고려하면서도 휴대폰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을 단순 명료하게 작은 감동과 함께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감성 사운드 디자인 말입니다.

Writer

박도영 선임 사진

(guest)


박도영 선임
은 작곡을 전공한 음악도로 MC연구소 UI 개발실에서 사운드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리얼그룹과의 공동 작업을 직접 진행해 아카펠라폰을 탄생시킨 주역이다. Innovative Sound Creator라는 그의 직함에서 알 수 있듯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LG만의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자동차와 야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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