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꿈꿨으나 아무나 못 만드는, 세계 최초의 투명폰

2009.06.15 LG전자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는 휴대폰의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키보드를 장착한 LG전자의 투명폰(모델명: LG-GD900)이 유럽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이후 4월 미국 ‘CTIA 와이어리스 2009’전시회에서 첫 공개 시연한 후 관심은 더욱 고조되었구요. 6월부터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아 등 40여 국가에서 동시에 출시하고 있는 투명폰 디자인을 이끈 김영호 슈퍼를 만나보았습니다. 
 
그야말로 ‘세계 최초’로 투명 키패드를 적용한 크리스털폰은 투명 키패드를 통해 뒷 배경이 훤히 드러나는 혁신적인 디자인입니다. 누구나 꿈꿨으나 아무나 엄두를 내지 못한, 세계 최초의 투명폰 개발로 미래 휴대폰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는 주인공을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인 히어로즈 ③ MC디자인연구소 김영호 슈퍼 디자이너

MC 디자인연구소 김영호 슈퍼 디자이너

김영호 슈퍼 디자이너(전문위원)

   학력: 홍익대 산업디자인(석사)
   소속: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MC 디자인연구소
   대표작: 투명폰, 아이스크림폰, 비너스폰, TH폰 등


슈퍼 디자이너는 슈퍼맨인가?
슈퍼 디자이너는 말 그대로 슈퍼맨이 되어야 합니다. 혁신적인 제품 디자인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후배 디자이너들의 서포터 역할까지 수행하죠. LG전자는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슈퍼 디자이너와 함께 참여해 디자이너들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코칭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평가에 부담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느끼고 성공 체험을 한 후에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요. 롤리팝 폰이 대표적인 경우죠. 저도 이런 과정을 통해 후배들에게 많이 배워요.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면을 재발견하게 된다고 할까요?

단순히 투명하기만 한 휴대폰을 넘어서
제가 2006년 산자부 주최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공모전에 투명 콘셉트의 휴대폰을 출품해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투명 휴대폰에 대한 꿈을 끼워나갔죠. 투명 소재에 관심을 많이 뒀고 이를 제품화 시켜보면 어떨까 해서 2년간 팀원들과 많이 토론하고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공모전 당선작제품 이미지투명 디자인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히 투명 껍데기를 씌운 디자인은 고객에게 아무런 Benefit(혜택)을 줄 수 없어요. 투명하면서 뭔가 그 안에서 동작이 일어나는 차별화된 투명이 뭘까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투명 키패드, 투명 센서를 넣기로 한 거죠.
가장 큰 난관은 역시 ‘새로운 소재’에 있었습니다. 키패드는 긁히거나 잘 깨지지 않는 강화유리를 채택했고, 뒷면은 3차원 곡면 가공이 가능한 폴리카보네이트를 적용했어요. 옆면의 테두리는 티타늄보다 탄성이 2~3배 강한 리퀴드 메탈을 적용하는 등 투명감을 구현하기 위해 다루기 어려운 소재나 완전히 새로운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장 고생을 많이 한 것이 MC단말연구소의 기구 개발자들이었죠. (상세 사진: LG전자 플리커 참조) 

그 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소재, 새로운 설계방식을 적용한 실험적인 시도였기에 개발자들의 피와 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오죽하면 마지막 3개월 간은 개발자들이 집에 못 들어갔다는 말도 있어요. 이렇게 디자인을 중심으로 모든 부서에서 디자인 원래의 의도를 잘 살려 양산이 되도록 서포트해 주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내부적인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투명폰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아무나 제품으로 출시할 수는 없는 거죠. LG전자에서 세계 최초의 투명폰은 단순히 투명 디자인을 구현한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넘어서 투명 센서라는 하이테크 기술을 적용한 것이 가장 차별화된 점이겠지요. 그래서인지 IT 전문 온라인 매체인 씨넷(CNET)이 “지금까지 세계 최초라고 주장하는 회사들에 대해 회의적이었으나, LG 투명폰이야말로 세계 최초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휴대폰”라고 할만큼 해외에서는 평가가 아주 좋아요.

김영호 슈퍼 디자이너 동영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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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에서 탄생한 아이스크림 폰
바빠서 그리 자주 가진 못하지만, 저는 여행을 매우 좋아합니다. 아이스크림 폰은 사실 저희 개발 계획에도 없던 휴대폰이었어요. 제가 가까운 일본에 자주 가서 이쁘고 재미있는 것을 사곤 하는데, 어느날 아내와 도쿄의 아오야마, 오모테산도의 골목을 헤매다가 어느 인테리어 숍에서 투명한 유리에 조명이 켜지는 조명기기를 보고는 ‘아~ 나도 저런 휴대폰을 디자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죠. 호텔로 돌아와 바로 밑그림을 스케치하고 서울로 돌아와 본부장님의 결재를 받았습니다. 당시 휴대폰 앞면에 당연히 적용했던 서브 LCD도 과감히 생략하고 LED를 촘촘히 박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사실 고객의 반응이 안 좋으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반응을 얻어 한시름 놓았지만 말입니다. ^^


인터뷰 사진
나의 열정은 디자인 에너지

저희 팀원들이 의아해 하는 부분이긴 한데 저는 책을 많이 봅니다. 책을 보다가 그림, 사진 등의 어떤 이미지에서 영감이 느껴지면 그 페이지를 바로 찢어서 팀원들과 토론도 해보고 보관하기도 하죠. 운전을 하다가도 햇살에 반사되는 차의 각도에 따른 질감이나 덩어리 같은 걸 휴대폰으로 촬영해둡니다. 나중에 한장 한장 이미지를 보면서 모티브를 얻기도 하죠. 세계적인 디자인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자유로운 디자인 감성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빌리 엘리어트’와 같은 뮤지컬을 보면서 멋진 무대 디자인에서 상상력을 배우기도 합니다.
전 24시간 동안 디자인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밤에 누우면 천정에 스케치가 오락가락할 정도니까요. 일부러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일에 열정을 가지면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좋은 디자이너는 항상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
좋은 디자이너는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고 항상 꿈을 꾸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말 좋은 디자이너는 그 꿈을 현실화(혹은 상품화)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 꿈이 현실이 되게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합니다. 휴대폰의 경우도 꿈을 현실화시켜 줄 수 있는 사람들 즉, 상품기획, 개발, 마케팅 등 관련 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물론 디자인 내부의 선배나 후배, 동료 간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열정, 꿈,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나가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젊은 김영호로 되돌아간다면?

초등학교적 사생대회에서 그림을 그려서 1등을 한 이후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쭈욱 미술반 생활을 했고 자연스럽게 미대를 진학했던 것 같아요. 다시 태어난다면 제품보다 다른 건축, 조각 분야에도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디자이너로서 저의 첫 번째 소망은 정말 좋은 디자인을 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 고객들이 제가 디자인한 제품을 가지려고 열광하는, 그런 디자인을 하면 최고겠지요. 개인적인 소망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제품 디자인을 하는데 기초가 되는 창의적인 다른 예술 분야와 접목하는 가구 등의 조형작업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인터뷰 이미지미래의 휴대폰 디자인은?
최근의 디자인은 감성적이면서도 절제된 ‘미니멀 디자인’이 화두입니다. 깔끔한 외관에 기능은 모두 숨겨지고 필요할 때만 나타나는 거죠. 그런데 심플한 디자인이 더 어려워요. 앞으로 휴대폰 기술이 멀티미디어 스마트폰, MID(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로 진화하면서 디자인 측면에서는 화면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다른 기능은 숨겨야 하니까 앞으로도 계속 미니멀해지는 추세입니다. 대신 휴대폰 액정이 커지면서 GUI와 사용자 경험을 요구하는 UI 분야가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단순히 터치 인터페이스 넘어서는 오감만족 디자인이랄까요. 사용자들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디자인이 바로 휴대폰의 미래 아닐까요?


투명 크리스털폰 해외 광고


Writer

정희연 차장(미도리)
은 홍보팀에서 온라인 PR과 글로벌 사이트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끊임없이 자극하며 배움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PR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기업블로그, PR 2.0, Media 2.0에 대한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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